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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7 / 아시 가트에서 다샤쉬와메드 가트까지(From Assi Ghat, to Dashaswamedh Ghat)여행/2017 북인도 2017. 3. 13. 19:51
아시 가트에서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긴 건 어느 악단의 음악소리
바라나시의 중심지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다는 아시가트의 단점을 상쇄할 만큼 숙소가 가성비가 좋을지 의문이었다. 다행히 숙소 할아버지는 좋은 분이었다. J를 제외한 나, X, Y 모두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반가워하셨다. 우선 나머지 일행은 숙소의 방을 주욱 둘러보았다.(바라나시에 숙소를 예약하지 않은 상태에서 왔기 때문에 일단은 숙소가 괜찮은 곳인지 먼저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모두 숙소에 만족했고(다행이었다), 1박을 머무르는 데 합의가 됐다.
아시 가트(Assi Ghat)
바라나시에는 오렌지색 옷을 입은 할아버지들이 많다
힌두교에서는 노년에 수도(修道)하는 것을 삶의 마지막 과제라고 한다
강변을 따라가다 발견한 종(鍾)
아시 가트는 다샤쉬와메드 가트와 더불어 뿌자 의식이 거행되는 2대 가트(Ghat)다
도중에 발견한 그래피티
색깔이 오묘하다
먼저 체크인 절차로 여권의 사본을 뜨기 위해 내가 다른 사람들의 여권을 모두 모아서 1층의 사무실로 내려갔다. 잠시 삼천포로 새는 이야기인데, 사실 우리가 숙소에 막 도착했을 때,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짜이 한 잔씩을 권했다. 그러나 우리는 한사코 거절했다. 호의로 짜이를 준다고 하고서는 덤터기를 씌울 거라 지레짐작했기 때문이었다. 거리를 나서면 온갖 것에 가격을 붙이다보니, 모든 걸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게 애석하기는 해도 별 수 없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우리가 숙소를 체크아웃 할 때 다시 한 번 짜이를 한 잔씩을 권했다. 맛있는 짜이를 그냥 대접해주셨다. 그러니까 우리를 처음 대할 때부터 순전히 호의였던 것이다.
강변의 바로 왼편은 가파른 언덕이다
바라나시의 끝자락인 아시 가트에 이를 수록 경사가 완만해진다
숙소를 출발할 때 우리 시선을 끌었던 사람들이었는데 강가에 와 있다
무엇을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뭔가 축복하는 의식 같았다
왼편의 빨간 벽에 대고 캐치볼하는 아이들이 있었던 것 같다
여하간 다시 좀전의 이야기로 돌아와, 여권을 전달하는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책상서랍에서 편지봉투를 꺼내시더니 내게 건넨다. 편지봉투를 열어 편지를 읽어보니 두어 장 빼곡하게 한글이 적혀 있었다. 할아버지의 후한 대접에 바라나시에 10일간 편히 머물다 간다는 내용이었다. 할아버지는 어느 한국인이 남기고 간 이 편지봉투를 애지중지 여기는 듯 했다. 그러면서 편지를 쓴 주인공이 머물다 간 방을 내가 쓰게 되었다며 웃어 보이신다. 할아버지의 인상이 온화하고 영어도 침착하게 쓰셔서, 나중에는 일부러 옆에 가서 인도의 현 경제나 정치 상황에 대해 여쭤봤던 게 기억에 남는다. 물론 다른 두 방과 달리 내 방은 개인욕실이 없어서 공용욕실의 차가운 물을 쓰는 게 좀 불편했지만, 바라나시의 '숙소'에 대해서만큼은 좋은 인상을 갖고 떠날 수 있었다.
강변에 걸터앉은 할아버지
동자승(?) 같은 차림새의 아이들이 술래잡기 비슷한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인도인들이 일평생에 꼭 한 번 들르고 싶어 한다는 갠지스 강
나 역시 인도에 와서 가장 오고 싶었던 곳이었다'~'이제 숙소에 모든 짐을 내려놓고 가까운 아시가트로 향했다. 해가 저물녁이라 건물 색조가 아름다웠다. 사람과 소, 그리고 역시나 개로 강변은 정신이 없었다. 어떻게 어울리지 않는 이 모든 존재들이 한 장소에 있을 수 있는지 아직까지도 신기하다.
한창 뿌자 준비 중인
이 단 위에서 여러 명의 수도승이 자리를 잡고 의식을 거행한다
의식을 시작하기에 앞서 강을 바라보며 기도~
강에는 보트 위에 올라타 뿌자를 관람하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각자의 자리로 위치!!
다샤쉬와메드 가트(아..이름 너무 어렵다)에 도착했을 때가 다섯 시 반쯤이었다. 한창 뿌자 의식이 준비중이었다. 의식이 진행되기에 앞서 우리는 갠지스 강 위에 초를 띄웠다. 별로 미신 같은 걸 믿지는 않지만, 만사형통을 기원했던 것 같다. 역시나 초는 머릿속에 그렸던 것처럼 둥둥 강 한가운데로 멀어져 가는 대신, 자꾸만 자꾸만 강변으로 밀려날 뿐이었다. 그 뒤의 이야기는 생략하겠다.
가장 첫 단계로 성수(聖水)를 들이킨다
내가 마킹한 분ㅋㅋ
제단의 가장 앞에는 코브라 형상을 한 성물(聖物)이 놓여 있다
또 한 차례의 분향(焚香) 의식
뿌자의 클라이맥스는 바로 이 7단 등불을 들고 추는 무용
오른손에는 등불을 왼손에는 종을
오후 6시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의식이 시작되었다. 전통음악이 흘러나오고 사제들이 앞에 나와 고동을 부른 뒤 향을 피웠다. 횃불에 가까운 촛불을 손에 쥐고 춤을 추는 동안 의식은 절정에 달했다. 다샤쉬와메드 가트에는 규모가 좀 더 큰 곳과 작은 곳 각각 두 장소에서 뿌자가 진행됐다. 최대한 전망이 좋은 곳이 없을까 싶어 높은 장소를 물색했는데, 간단히 걸터앉는 것에 가격을 매겼다. 굳이 뿌자를 관람하는 데 추가로 돈을 지불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적당히 뿌자를 관람하고 벗어났다.
보기에 쉬워서 그렇지 하는 사람은 어려울 것 같았던 뿌자 의식'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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