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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6 / 카주라호 역에서(Khajuraho Station)여행/2017 북인도 2017. 3. 9. 21:20
카주라호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풍경
인도는 정말 하루하루가 놀랍다.('놀랍다'는 말은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기도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ㅎㅎ)
우리 일행은 열차 출발시각 한 시간 전쯤 카주라호역에 도착했다. 오토릭샤는 애당초 합의했던 것보다 두 배를 더 지불했다. 너무 늦은 시각이었기 때문에, 운전수 역시 역에서 되돌아오는 길에 태울 손님이 없으니 그만큼 우리가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설명이었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역에 도착마자 우리는 대합실로 향했다. 나는 어떤 인도소년 옆에 앉았다. 오똑한 코에 총명한 눈을 하고 있는 소년이었다. 나중에 본인을 '몰리크'라 소개한 이 소년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온 가족이 다 함께 바라나시를 방문한단다. 몰리크의 눈길이 흘낏흘낏 내 카메라로 향하는 것을 느꼈다.
나는 늘 궁금한 것이 있었다. 이토록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인도인들이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꿈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다. 소년에게 장래의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 했다.
나는 몰리크에게 내 카메라를 건네며 찍어보라고 권유했다. 남자아이라 티를 내지는 않아도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무척 좋아하는 기색이었다. 새로 산 망원렌즈의 줌인/줌아웃 방법을 시범으로 보여주었다. 몰리크가 놀랍다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직접 찍어보라고 건네니 조리개 값이 맞지 않아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찍어보라고 하니, 이번에는 버튼 조작법이 서투르다. 나는 몰리크 뒤에 서서 직접 몰리크의 손을 잡고 카메라 조작법을 가르쳐주었다. 플래시가 터짐과 동시에 몰리크의 어머니의 사진이 꽤 그럴듯하게 나왔다. 몰리크와 몰리크의 어머니 모두 엄청 좋아한다.
잠시 후 몰리크가 열차가 도착했음을 알려주었다. 당연히 열차가 지연되리라 생각했는데, 20분 앞서 열차가 도착해서 매우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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