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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8 / 황금사원과 강가(Kashi Vishwanath Temple & Ganges River)여행/2017 북인도 2017. 3. 21. 19:00
보트를 탄 일가족과 날아오르는 새들
통통배
강가에서 몸을 정화하는 사람들
듣기로는 입에 물을 넣는 사람들도 있었다는데, 부디 목으로 넘긴 건 아니길 바란다..-_-(왠지 인도사람들은 진짜 마실 것 같아서...)
보다시피 물이 깨끗하지 않다
우리는 강가로부터 가장 가까이에 위치하기 때문에 힌두교도들에게 가장 신성시된다는 카시 비쉬와나트 사원에 들렀다. 첨탑은 황금 때문에 황금 사원으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그런데 사원에 입장하려는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사진 촬영이 엄격히 금지된 곳이라 카메라는 물론이고 휴대폰과 가방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는데, 종교시설 주변의 상업행위도 엄격히 금지되었으면 좋았으련만, 보관함을 대여하는 상인들과 성물을 파는 상인들은 사원 입구에서 정신이 쏙 빠지도록 호객행위를 했다. 입장할 때 외국인의 경우는 반드시 여권을 지참해야 한다. 그런데 여권을 보관함에 넣어놓고 와서 다시 긴 줄을 거슬러 돌아가 보관함에서 여권을 꺼내는 수고를 들여야 했다'ㅁ'
람 가트 즈음에 이르러 찍은 강가
녹슨 삽처럼 외벽에 거뭇거뭇한 때가 가라앉은 바라나시의 흔한 주택가
푸른 양탄자만이 살풍경한 화폭에 단 하나의 초점을 보태고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그렇지만 생명력 넘쳤던 가트의 풍경
가트의 벽에 새겨진 일러스트
힌두사원은 카주라호에서 실컷 봤지만, 힌두교도들이 종교의식을 행하는 것은 처음 봤다. 책에서 봤던 힌두교의 상징물―'링가'와 '요니'―위에 물이며, 분(粉)이며, 원색적인 꽃잎을 한껏 뿌려놨다. 더러 사원내에 마련된 크고 작은 종(鍾)을 울리며 사람들이 하는 모습을 따라서 기도를 빌었다. 눈에 띄는 커다란 두 개의 첨탑 가운데, 한쪽 첨탑은 통째가 금으로 덮여 있었다. 어떤 순서로 사원을 다녀야 하는지 오락가락했지만, 재밌는 경험이었다.
마치 사우나 가는 모습ㅋㅋ
입수 전 담배 한 모금...?!
바로 오른편으로는 씩씩대며 빨래하시는 할아버지도 계셨다
뒤돌아 해를 마주하고 찍은 사진
대나무로 얼키설키 지은 차양 아래에 사람들이 느긋하게 쉬고 있었다
다시 가트로 나왔다. X와 Y는 사진을 찍으며 한적한 강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J와 나는 람 가트(Ram Ghat)를 지나 바라나시의 거의 북쪽 끝에 자리잡은 아우랑제브 모스크(Alamgir Mosque)로 향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비좁은 골목을 지난 뒤에야 누런 때가 낀 모스크와 미나렛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라나시는 힌두교의 성지지만, 이슬람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J와 나는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 신발을 벗는 대신, 문 앞에서 사원 안의 전경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갔다.
드디어 모스크가 눈에 들어오고..!!
모스크에 진입하려면 이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했으니...
사나운 원숭이들이 길목 여기저기에 자리를 틀고 있었다
사원 내부에 들어가지 않아 따로 사진은 남아 있지 않다
사원에서 되돌아오는 길에 남긴 바라나시의 골목 풍경
비좁은 골목 아래로 바라다보이는 강가
오후 4시쯤 됐을까, 바라나시에 오면 꼭 한 번씩 탄다는 보트를 탔다. 의외로 쉽게 흥정이 끝났다. 한 할아버지가 노를 저으셨는데, 맨 처음 사이클릭샤를 탔을 때와 마찬가지로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Y가 그런 이야기를 할 때, J와 X는 우리가 저 사람들이 직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 말했다. 나는 과연 이 사람들이 이 돈을 받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로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모름지기 사람이 직업을 가질 때에는 좀 더 나은 삶을 꿈꾸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 할아버지가 진종일 노를 저은들, 할아버지의 생계가 나아질 것 같지도, 고된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말이었다.
다시 모든 일행 합류~
바라나시에서의 마지막 미션은 이제 보트 탑승!!'~'
아주 신났다..
돌아가면서 다이빙을 하는데,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더 신났다
인도사람들은 집단적으로 조증(躁症)에 걸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피식하며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재미있게 지켜보곤 했다
하여간 이런저런 상념에 잠겨 바라본 바라나시 강변의 모습은 그럭저럭 볼 만했다. 해질녁에 가까워지고 있었기 때문에, 바라나시 북쪽 방면의 풍경이 멋있었다. 우리는 1시간으로 예정된 보트투어를 50분 정도로 마쳤다.
앞서 언급한 '링가(돌기 부분)'와 '요니(돌기를 에워싼 부분)'이다(바라나시 골목에서 뜬금없이 발견;;)
힌두 사원에 가면 이보다 훨씬 큰 링가와 요니도 발견할 수 있는데, 각각 남녀의 성기를 상징한다
J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니 무척 신기해한다
나도 책에서 이 사실을 읽었을 때에는 종교와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상징물을 종교공간에 배치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카주라호의 사원을 보면 꼭 이해 못할 것도 없는 것 같다
자세히 보면 링가와 요니를 둘러싸고 있는 올챙이 같은 것도 링가와 요니다
인도의 3대신을 시바, 비슈누, 브라흐만이라고들 한다
이건 골목에서 발견한 타일 조각들인데, 타일에 담긴 그림이 각각이 무얼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다ㅠ
인도에는 생경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아무 생각 없이 골목을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으니... 아..귀엽다ㅋㅋ
빠꼼히 우리 일행을 바라보고 있던 염소
그런가 하면 고행자께서는 남다른 포스를 풍기고 계셨다^~^;;
주황옷의 할아버지들
렌즈를 들이대기도 전부터 먼저 포즈를 취한다
이쯤에서 탑승할 보트 물색..
이미 언급했듯이 내가 바라나시에서 바랐던 것은 힐링이었지만, 바라나시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신성한 도시 중 하나라는 이곳에서, 피부색도 눈코입 모양도 다른 인도인이 뜬금없이 "보트 탔어?"라며 그럴듯한 한국어로 호객행위를 해온다면, 바라나시가 주는 본연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런가 하면 강가 위를 둥둥 떠다니는 보트들 중에는 겉면에 광고를 페인트칠해 놓은 보트가 상당수였다. 굳이 따지자면, 내가 느낀 도시 전체로서의 바라나시는 종교적이기보다 상업화된 느낌이었다. 그래도 강을 끼고 있으면서도 강을 활용하지 않는 대부분의 다른 도시―가령 델리와 아그라―들과 달리, 강변과 잘 어우러진 바라나시가 색다른 느낌을 준 것은 사실이다.
보트에 올라타고 찰칵!!
구명조끼를 안 입어도 되는지 잠시 걱정..
저―멀리 좀 전에 지나온 모스크가 보인다
보트 주위에 갈매기 떼가 몰려 있다는 건 보트에서 과자를 나눠주고 있다는 신호
심지어 강 위에서도 과자를 파는 잡상인이 보트를 타고 왔다갔다 하며 호객행위를 한다-_-
남서쪽 방면으로 바라본 풍경
해가 지평선에 가까워지고~
강 위로는 은비늘이 흩어지고~
강가 또는 갠지스라고도 하는 성스러운 물
보트를 타고 나서도 저녁식사를 할 때까지는 시간이 남았다. 이윽고 X와 Y는 장례식이 24시간 거행되는 마니카르니카 가트(Manikarnika Ghat)로 향하겠다고 했다. 일행을 꾸린 이후 J와 내가 대부분의 행선지를 짜기는 했지만(동행을 먼저 제안한 것도 우리였다), X와 Y가 원하는 루트를 놓칠 필요는 없었다. 사실 우리 일행 모두가 좀 전에 장례식이 진행되는 장소를 지나쳐 오기는 했다. 하지만 X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좀 더 바라보고 싶다고 했다. 한편 나와 J는 그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 전망이 바라다보일 만한 높은 건물에 들어가려고 할 때마다 입장료가 붙었다. 우리는 불필요한 돈을 지불하는 대신 바라나시의 골목골목을 정처없이 돌아다녔다.
가트의 맞은편은 황량한 뭍이다
군데군데 물소떼가 한가롭게 풀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어제 뿌자를 관람했던 다샤쉬와메드 가트
참고로 쉬지 않고 화장이 치러지는 마니카르니카 가트에서는 사진촬영을 하지 않는 것이 에티켓이다
그래서 남아 있는 사진은 없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식을 치르기 위한 분업체계가 잘 되어 있던 게 생각난다
화장에 쓰이는 나무의 종류를 나누는 사람, 나무를 저울에 올리는 사람, 나무를 실어나르는 사람...
식을 치르는 사람이 비용을 얼마나 치르느냐에 따라 나무의 향(香)이 달라지고 양(量)이 달라지는 것 같았다
아까보다 더 땅에 가까워진 태양
그리고 바라나시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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