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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감영(江原監營), 조선시대의 강원도청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3. 01:37
입구를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물, 선화당(宣化堂)
덜컥 원주역에서 하차. 출구 한켠에 보일락말락 관광안내센터가 있었다. 원래는 비봉산에서 충주호를 내려다보고 있어야 할 시각에, 원주에서 할만한 것, 갈만한 곳을 찾아야 했기에 직원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멀지 않은 근교에 간현유원지나 고급 박물관이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그 먼 곳까지 나가는 것은 무리였다. 물론 택시를 타고 이동해도 되지만, 이미 오전에 교통수단에 너무 많은 예상외 지출이 발생한 터였다. 나와 J는 역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강원감영을 먼저 들르기로 했다.
역대 관찰사―오늘날로 치면 도지사―들의 비석이 주르륵 나열되어 있다
단청
넉넉히 시간을 잡고 봐도 다 둘러보는 데 5분에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작은 공간이다. 반대편에서는 사라진 감영의 옛 건물을 복원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왜 이렇게 여기저기 공사하는 곳이 많은지..
오늘날 강원감영의 역할을 하고 있는 강원도청은 춘천에 소재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춘천이 더 큰 도시일 거라 생각했는데, 인구면에서는 오히려 원주가 더 크다. 나는 춘천이 더 클 거라 했고, J는 그래도 원주가 더 크다 했는데, 검색 결과 후자가 맞는 것으로 나왔다'ㅁ' 실제로 원주의 중앙시장 일대만 가도 번화가인데, 여하간 지금의 강원감영은 춘천에 있다. 다만 조선의 강원감영은 조그맣게나마 원주의 시내 한복판에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새가 둥지를 틀거나 벌이 집을 짓는 것을 막기 위한 듯하다
한적하게 옛 유적지를 지키는 관리인들
사실 짧게 관람을 마친 이곳 강원감영에 대한 기억이 남다른 것은 이곳에서 카드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_- 오전 내내 이 버스에서 저 버스로, 철도역으로 뛰어다니다보니 잠시 넋이 나갔었나보다. 늦봄 치고는 더운 날씨라 지갑에서 체크카드 한 장을 따로 꺼내서 주머니에 넣어 다녔는데, 부지불식간에 그 카드를 이곳에서 잃어버린 것이었다.
이미 여기를 떠나고서야 카드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부랴부랴 분실신고부터 했다. 그리고 나서야 강원감영 관리실에 전화를 걸어보니, 아저씨께서 관찰사 비석 앞에서 은색 카드 하나를 찾으셨단다. 당시 관광객이라고는 우리 뿐이었고―하루종일 관람객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곳이었다―그 덕에 카드를 곧바로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관리실이 문을 닫는 6시 이전에 반드시 들르기로 약속하고, 우선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다음 행선지는 좀 엉뚱하지만 한국관광공사였다.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나저나 교통카드 기능을 겸하고 있던 체크카드를 잃어버리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여간 난감한 게 아니었다. 현금이 다 떨어진 이후로는, J에게 대신 교통비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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