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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두 번째 늦봄 여행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2. 18:33
예정보다 하루 일찍 도착한 원주
월악산을 다녀온지 2주쯤 지나고 J와 연락이 닿았다.
때마침 둘 다 신촌에 있었기 때문에 신촌에서 잠시 얼굴을 보기로 했다.
J가 전부터 이야기한 것이 있었다.
한국의 22개 국립공원을 다 다녀왔는데, 월악산과 치악산을 못 가보았다고.
대충 짐작은 했지만, 치악산에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었다.
덧붙여 겸사겸사 제천의 비봉산에 들르지 않겠냐고.
집앞에서 술이라도 한 잔 하자는 것처럼,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_-;;
월악산에 다녀온 뒤 2주간은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어느 정도 일정의 여유가 생긴 상황이었다.
뭐..흔쾌히 가자고 했다.
여행객―현지인보다 현지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여행객이기는 하지만―인 J가 우리나라의 이모저도 둘러보는 데 동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등산은 나 역시 좋아한다.
단, 조건이 하나 붙었다.
날씨가 좋을 것.
그렇게 해서 1박 2일로 제천과 원주를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그리하여 좋은 날짜를 잡아 제천을 갔건만, 첫 일정부터 삐걱거렸다.
제천의 비봉산은 500미터 남짓한 야트막한 산이다.
이 산의 볼거리는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충주호.
문제는 정상을 오가는 모노레일을 수리하는 공사로 인해, 산 전체가 '통째로' 폐쇄되었다는 것이었다.
알려진 명소는 아니다보니 인터넷상으로도 최신정보를 얻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모노레일 공사에 산 하나를 완전히 봉쇄하다니 이해하기 어려웠다.
날씨가 좋으니, 이번에는 예상 외의 복병이 등산을 막았다.
아무런 소득없이 제천에서 반나절을 허비한 셈이 되었다.
그것도 비봉산에 거의 다 이른 지점―제천문화재단지―에서 비봉산이 닫혔다는 말을 들으니 정말 망연자실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된 이상 어쩌랴.
이 상황에서 결단한 것이, 아예 원주로 빨리 가버리자는 것이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천 시내로 향하는 반대 방편 버스에 다시 올랐다.(환승처리가 되었을 정도로 고민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제천과 원주는 서로 다른 지역(충북과 강원)에 속하지만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다.
우리는 제천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기로 했다.
그나마도 열차 출발시각이 다 되어 간신히 티켓을 끊었다.
그렇게 무방비 상태로 도착한 원주.
해는 여전히 중천에 떠 있고, 우리에게는 여전히 반나절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J와 함께 한 늦봄, 두 번째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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