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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꽃들, 그리고 진달래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5. 28. 22:12
진달래가 한창인 월악산의 봄
우리는 덕주사부터 올랐는데, 쉬운 코스가 아니었다. 내려올 때에는 보덕암으로 내려왔는데, 도합 6시간이 걸렸다. J는 가능하면 풀코스로 월악산을 종주하고 싶어했는데, 나도 같은 길로 내려오는 건 별로였기 때문에 흔쾌히 보덕암으로 내려왔다. 문제는 검은색으로 표시된 전문가 코스가 길었다는 것.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아직 망울을 터뜨리지 않은 진달래가 많이 남아 있었다
이름 모를 꽃 #1
이름 모를 꽃 #2
이름 모를 꽃 #3
서울에서는 이미 자취를 감춘 벚꽃도 월악산에는 드문드문 남아 있었다
J는 여러 면에서 산행스타일이 나와 달랐다. 나는 전형적인 우리나라사람들처럼 베낭을 메고, 등산 중간에 요기할 거리를 챙겨가곤 했었다. 그러나 J의 스타일은 정반대였다;; 최대한 홀가분하게 산행할 것. 그것이 J의 스타일이었다. J는 짐도 충주터미널에 보관하고 (나는 터미널에서 보관함을 사용한 적이 없다보니 그냥 찜질방에 짐을 두고 나왔다) 홀랑 마실 것만 들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반면 나는 가방과 카메라를 챙기고, 가방에는 약간의 먹을거리와 마실 것을 챙겼다.
보통 철쭉은 흔해도 진달래는 참 귀한데 진달래가 이토록 멋스러운지 처음 알았다
바람에 나부끼는 진달래
봄! 하면 이제 벚꽃 대신 진달래라 해도 좋을 것 같다
산을 걷다보니 진달래의 정취에 흠뻑 취했다. 예―전 고등학교 때 김소월의 시를 읽을 때는 느낌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았던 구절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떤 오솔길에는 이제 꽃망울이 올라오는 진달래만큼이나 땅에 사뿐히 떨어진 진달래도 많았다. 그야말로 꽃길을 걷는 기분이었다. 진달랫길을 걷는 발걸음이 나도 모르는 사이 조심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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