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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4 / 아찔한 절벽 위 사찰, 마티 사원(马蹄寺, 张掖)여행/2017 중국 甘肅 2017. 6. 24. 02:06
마티쓰 도착!!
실제 석굴까지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마티쓰를 에워싼 설산
간쑤성과 칭하이성의 경계는 치롄(祁连) 산맥이 뻗어 있는데 눈으로 뒤덮인 정상의 풍경이 볼 만하다
역시나 티벳 사원임을 알려주는 다르촉
저 멀리 다르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는 모습도 보인다
서서히 마티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간쑤성에는 크게 3대 석굴이 있는데,
둔황의 막고굴, 장예의 마티쓰, 톈슈이의 마이지산 석굴이 그것이다
워낙 둔황의 막고굴이 유명해서 그렇지 나머지 두 석굴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마티쓰의 석굴은 둔황 막고굴의 석굴과는 또 다른 느낌(상당히 어드벤쳐러스한...^^;;)이 있다
나는 톈수이의 석굴은 가보지 못했는데, 란저우에서 만났던 싱가포르인 부부는 톈수이의 석굴도 적극 추천해주었다
다포 사원에 들르기전 할랄 음식점에서 냉면을 먹었는데, 다포쓰를 둘러보고 나니 갈증 때문에 목이 심하게 탔다. 물 한 통 사려 해도 슈퍼마켓은 보이지 않고, 하릴없이 그늘에 피해 앉아 있는데 웬 아저씨가 다가와 내게 말을 건넨다. 순간적으로 인도에서 겪었던 상황들이 뇌리를 스쳐서, 상대를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이곳에도 역시나 스투파와 코라가 보인다
간쑤성은 민족적, 종교적으로 매우 다양한 공간이다
내가 들렀던 빙링쓰는 닝샤후이족 자치구에 속한 곳이었는데,
장예에서 주취안에 이르는 이 지역은 위구르 자치구이기도 하다
사진 속 인물들은 실제 소수민족은 아니고, 소수민족의 복장을 빌려 사진 촬영을 하는 중이다'~'
중국사람들도 사진 찍는 것..엄―청나게 좋아한다
스투파에서 내려다 본 마티쓰 공원 일대
다르촉 그리고 설산(雪山)
연신 중국어로 말을 건네는데, 도무지 알턱도 없고 그 중에서 그나마 건져낸 게 어디로 가느냐는 것이었다. 마티쓰(马蹄寺)로 갈 거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자기 친구의 차가 있으니 200위안에 왕복으로 마티쓰를 다녀오라는 것이었다. 란저우에서 장예까지 오는 고속열차가 150위안이었는데, 유적지를 보러 가기 위해 교통비만 200위안을 내라니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도 그럴게 왕복 150km 되는 거리였다. 어찌 보면 상대가 200위안을 제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럴 때 동행인이 없다는 게 참 아쉬웠다. 그럼 100위안에 마티쓰를 갔다 올 수 있을 텐데.
마티쓰의 정면이 시야에 들어온다
아직 축제시즌이 아닌지라 탕카가 걸려 있어야 할 자리는 비어 있다
스투파 형상을 석굴로도 만들어 놓았다
워낙 석굴이 많다보니 지명 자체가 삼십삼천(三十三天)으로 불린다
다르촉과 스투파
바위에 자연적으로 새겨 넣은 조각들
정말 이건 인간승리라 생각했던 사찰의 구조...
저 암벽 안을 깎아서 연결통로까지 만들어 놓았는데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싶었다'a'
어쨌든 너무 비싸다며 흥정을 시도해 보았지만 허사였다. 우여곡절 끝에 흥정을 한 게 마티쓰와 치차이 단샤까지 둘러보는 데 380위안을 내는 것이었다. 갑자기 금액이 확 불어난 것 같기는 해도, 도합 300km에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수긍했다. 그마저도 원래는 400위안을 요구했다. (최초 흥정가가 200위안에서 출발하면 380위안은 어느 순간 돈처럼 느껴지지도 않는 게 사람 심리인가보다) 여하간 380위안이 적당한 흥정인지 하도 의심스러워서 나중에 택시 미터기를 확인해보니 대략 530위안 정도가 나왔다. 어쨌든 친구인 택시기사는 하루에 큰 돈벌이를 한 것이고, 나는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두 지역을 편하게 갔다올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나마 무난한 계단이 이 정도다
아래에서 올려다 봤던 사찰의 모습은 실제로는 이러하다
화면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왼편으로 석실이 조성되어 있다
얼마 전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기사단장 살인」 속 동굴이 떠오르는.....ㅎㅎ
불상의 종류도 엄청 다양하고, 각각의 개성이 돋보인다
이렇게 험상궂은 표정의 불상은 처음봐서 사진으로 남겼다.....
빙링쓰를 들르고 돌아오는 길에 무슬림 가족의 차를 타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차를 타면 정말 편리하기는 하다. 게다가 운전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가만히 앉아서 경치를 구경하면 기분전환까지 된다. 그래서... 다시는 이렇게 큰 비용을 지출하면서 택시를 타지는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점점 편리한 여행만 찾는 걸 깨닫고 스스로 놀랐다.
마란화(马兰花) #1
마란화(马兰花) #2
마란화(马兰花) #3
마란화(马兰花) #4
택시기사가 손짓을 섞어가며 용의 두 눈을 닮은 곳이라 설명 해주었는데, 정확한 지명까지는 모르겠다
여하간 용의 두 눈을 닮았다는 이 장소에 올라 바라본 풍경이다
마티쓰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택시기사가 1시간 20분간 대기하고 있겠다 그랬는데,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둘러볼 것이 있나 생각했는데, 실제로 둘러보니 1시간 20분도 빠듯했다. 먼저 대불전을 갔는데, 어떻게 저런 깎아지를 듯한 절벽에 절을 만들 생각을 했는지 참 대단하다 싶었다. 절 내부를 들어가보니 더 대단했다. 이동통로가 마련되어 있는데, 자연의 경사를 이용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경사가 심한 곳은 오를 때 자세가 엄청 위태로웠다. 불상을 하나씩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고, 또 절 너머로 바라다 보이는 설산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었다.
끝으로 가장 높은 절에 이르렀을 때, 마음을 담아 촛불을 하나 얹었다. 비록 평소 종교적인 생활을 하지는 않지만, 그리고 이런 사소한 행위에 의미부여를 하지는 않지만, 이 아찔한 절벽 위의 사찰에 내가 들렀다는 흔적을 남기고픈 생각이 들었다.
서쪽길 동쪽길이 나뉘어 있는데,
동굴이 뚫려 있어서 하나의 길로 연결되어 있다
티베트 전설 속의 왕인 게사르(Gesar) 왕이다
불상 대신 왕을 따르는 장수들이 대열을 이루고 있다
굴을 나서면서 찍은 사진
절벽 위에 아름다운 꽃이 자라나고 있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금탑사라는 곳이었다. 마찬가지로 절벽의 돌을 깎아서 만든 사원인데 부처가 아닌 어느 승려를 기리는 사찰 같았다. 절벽을 깎아 만든 굴 안에는 장군으로 보이는 목조 조각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었다. 절벽 옆 들판에는 마란화(马兰花)라고 택시기사가 알려준 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연보랏빛 꽃들이 활짝 핀 들판을 보고 있자니, 정말 자연 속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는 천불동!!
마티쓰 공원 초입에 자리잡고 있는데 공원을 떠나기 직전 가장 마지막으로 들렀다
마티쓰보다 규모만 작다 뿐이지 아찔하기는 매한가지다
여기가 가장 본당이 되는 사원
주어진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천불동도 내부를 들어가보기로 했다
천불동 입구
끝으로 들른 곳이 천불동(千佛洞)이다. 마티쓰와 마찬가지로 절벽 위에 세원 사찰들인데, 규모는 작지만 통로는 더욱 험준했다. 아예 90도 수직으로 발을 딛고 올라가야 하는 아슬아슬한 구간도 있었다. 천불동은 유달리 오래된 사찰의 느낌이 있는데다 아기자기해서 기억에 남는다.
천불동을 오르다보니 다시 설산이 나를 반긴다
아마 곧 마티쓰 공원을 떠나려는 나를 배웅나온 것 같았다
여기는...마티쓰보다도 훨씬 통로가 위험했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조심해요(小心)‘라는 말을 꼭 건네면서 지나갔다
천불동 #1
천불동 #2
이 가파른 통로를 용케도 올라가는 꼬마아이
'화화'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였다
천불동을 나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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