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 4 / 산이 곧 무지개, 무지개가 곧 산이었으니(七彩丹霞, 张掖)여행/2017 중국 甘肅 2017. 6. 24. 22:15
사전에 약속한 대로 이 다음에 향할 곳은 치차이 단샤(七彩丹霞)였다. 교통이 참 불편한 것이, 마티스와 치차이 단샤 모두 장예 근교에 자리잡은 관광지인데도 불구하고 마티스와 치차이 단샤를 잇는 도로가 없어서, 다시 장예로 되돌아간 후에 치차이 단샤로 가야 했다. 택시기사 아저씨가 자꾸 잠을 자두라고, 편히 있으라고 하기에, 경계심을 풀 수 없는 나는 졸리지도 않은 상태였지만 어느 순간 곯아떨어졌다.
눈꺼풀이 내려앉기 전에 봤던 마지막 풍경이 편백나무 사이로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는 풍경이었다. 하필이면 치차이 단샤를 보러 가는 날에 이런 험상궂은 날씨를 마주하다니. 날씨운을 탓하며 잠으로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중간에 합승자가 있었는데, 합승자가 장예 시내에 내리는 소리를 듣고서야 눈을 떴다. 비는 그쳤지만 여전히 햇살 한 줄기 비치지 않는 흐린 날씨였다. 평균시속 100km에다가 추월도 서슴지 않는 운전을 구사하셨기 때문에, 상당히 먼 거리이고 실제 지도상에 검색했을 때도 1시간 거리라고 계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훨씬 빨리 도착했다.
치차이 단샤에 도착한 시각이 5시 40분이 좀 안 된 시각이었는데, 8시까지 같은 장소로 오란다. 아마도 비는 2시간 반 동안 다른 영업을 할 모양이었다. 그런데 2시간 반이면 너무 시간이 많은 것 아닌가. 그러나 이 역시 오산이었으니, 치차이 단샤를 둘러보는 후반부에는 시간이 모자라서 성마른 강아지처럼 총총거리며 돌아다녔다.
비록 날씨운은 따라주지 않았지만, 치차이 단샤는 반드시 둘러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간쑤성에서 내가 들른 관광지 가운데 시설과 서비스면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물론 나중에 둔황에 들러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막고굴의 관광시설도 대단하다) 치차이 단샤는 말 그래도 단층지대 일대를 가리키기 때문에 무턱대고 걸어서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총 네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이 각각의 구역을 순환하는 셔틀버스가 관광지 내에 마련되어 있다. (참고로 다섯 번째 구역을 조성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첫 구역에서만 1시간 가까이 쓴 것 같다. 그냥 넋놓고 계속 바라보았다. 딱히 사진을 계속 찍고 다닌 것도 아닌데, 관람로를 따라 천천히 거닐다보니 금새 1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열에 아홉이었는데, 다들 신나서 사진을 찍느라 난리법석이었다. 풍경이 워낙 이색적이니 그만큼 신나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두 번째, 세 번째 구역을 거칠 때마다 새로운 풍광이 펼쳐진다. 드디어 마지막 구역에 이르렀을 때는, 이런 이색적인 경관도 좀 질린다 싶었는데, 마지막 구역(제4구역)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구역이었다. 자연이 땅을 어떻게 저런 모양으로 빚어낼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여행 > 2017 중국 甘肅'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5 / 실크로드의 정수(精髓), 모가오쿠!!(莫高窟, 敦煌) (0) 2017.06.28 간쑤성도 식후경 (0) 2017.06.27 DAY 4 / 아찔한 절벽 위 사찰, 마티 사원(马蹄寺, 张掖) (0) 2017.06.24 DAY 4 / 세계 최대의 목조 와불상이 잠들다(大佛寺, 张掖) (0) 2017.06.23 DAY 3 / 란저우의 앞마당, 바이타산(白塔山公园, 兰州) (0) 2017.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