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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Departure여행/2017 일본 나고야 2017. 12. 30. 11:19
올해는 여행복이 참 많았던 한 해였다. 해외로도 여행을 다니고, 연휴에는 틈틈이 국내여행도 다녔다. 그리고 여행의 값어치는 얼마나 근사한 곳을 가느냐보다도 그 장소에서 어떤 인연을 만들어 나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젊어서부터 여행복이 많았던 나와 달리 부모님은 멀리 여행을 다녀오신 적이 없다. 그래서 올해 연말 여행은 부모님과 해외에 다녀오는 것으로 정했다. 그마저도 짤막한 연휴를 이용해서 다녀온지라 먼 나라를 다녀올 수도 없었고, 아버지는 연휴에도 일을 하시느라 엄마만 여행에 동행했다. 그래도 시라카와고(白川郷)의 빼어난 설경을 보며 엄마가 행복하다고 말씀하실 때, 비록 내 몸음 지쳐있는 상태였지만 마음은 뿌듯했다. 최근 업무 인수인계에다 뜬금없는 행사 기획으로 인해 여행 코앞까지도 준비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이래서 사람들이 패키지 여행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 상황이었으므로..
나고야라는 카테고리에 묶어 놓았지만, 여행중 들른 지역은 정확히 나고야~타카야마~시라카와고이고, 거점은 타카야마였다. 극성수기인 연말에 비교적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 나고야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흔히 찾지 않는 곳을 가고 싶었다. 그리고 일본다운 곳을 엄마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리틀 교토'라고도 불리는 타카야마는 적격이었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마을이어서 차분하게 연말을 마무리하기에도 좋은 곳이었다.
히로시마를 여행할 때에도 이렇게 교통비를 썼던가 싶을 정도로 2박 3일간 교통비를 료칸비보다 더 쓴 것 같다. 최대한 편리하고 빠르게 이동하려고 노력했음에도 (특히) 나고야에서는 놓친 여행지가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하필이면 출국편 비행기가 3시간 넘게 연착되면서 첫날의 모든 일정이 헝클어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틀째부터는 무리하게 이동하며 관광지를 보는 것보다 하나라도 진득하게 둘러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었다. 그런데 엄마가 먼저 시라카와고를 꼭 보고 싶다고 하셨고, 때가 맞지 않으면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시라카와고의 아름다운 설경도 감상하고 타카야마의 옛스러운 거리를 거닐 수도 있었다.
나고야를 우리나라에 비교하자면 대구 쯤 되지 않을까 싶다. 나고야가 자리잡은 아이치현(愛知県)은 도요타가 자리잡은 곳일 만큼 일찍이 공업이 발달한 곳이다. 공업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일본인들조차 흔히 관광지로서 나고야를 떠올리지는 않지만, 먹거리도 발달해있고 근교에 관광지도 풍부한 편이다. 타카야마행을 선택하기 전에는 이세 신궁(伊勢神宮)―일본 신토(神道)의 본산―을 들를까 잠깐 고민을 하기도 했었다. (굳이 외국인인 내가 갈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여하간 교토를 경주에, 나고야를 대구에 비유한다면, 타카야마는 안동 쯤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개략적인 여행 소개는 이쯤으로 마치고 나고야 여행일지를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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