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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만남의 다리로부터(West Shirakawago, Gifu Prefecture)여행/2017 일본 나고야 2018. 1. 2. 00:03
시라카와고(白川郷) 도착!
료칸을 출발하기 전 휴대폰에 담은 정원 사진'-'
시선을 아래로 돌리니 고양이가 똬리를 틀고 있어서 깜놀"-"
다시 시라카와고로..
성수기인 것에 비해 사람들이 엄청 많지는 않았다
관광객들 모두 사진 찍는 데 여념이 없었다
수로(水路)에 자라나는 식물들..물은 따듯한가보다
아마 아침 9시 15분 버스를 타고 시라카와고에 도착한 시각이 10시쯤이었던 것 같다. 타카야마에서 불과 50분 거리 떨어져 있는데도, 버스가 길을 지나갈수록 쌓인 눈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게 확연히 보였다. 시라카와고의 옛 가옥들은 가파른 지붕이 두 손을 모은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합장(合掌) 모양의 집이라고도 하는데, 그 모양이 특이해서 (시라카와고의 가옥인 줄도 모르고) 예전에 조립모형을 샀던 기억이 있다. 엄마와 나는 버스에서 내린 뒤, 사람들이 다들 걸어가는 방향으로 향했다.
오기마치(荻町)의 메인 도로
풍경 #1
풍경#2
풍경#3
풍경#4
시라카와고는 커다란 대로를 기준으로 동서가 나뉘는데, 기념품 가게와 식당이 줄지어 있는 대로를 벗어나 서쪽 길을 따라 시라카와고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일본에 오기 전 날씨를 몇 번 확인했을 때에는 눈이 온 줄 몰랐는데, 지붕 위에 지붕 두께만큼 눈이 쌓여 있어서 장관이었다. 해가 한창 중천으로 떠오르는 시각이었기 때문에, 강렬한 햇빛이 쌓인 눈 위로 반사돼서 눈이 부실 정도였다.
사람이 사는 집인듯하다
골목 모퉁이를 돌 때마다 정취가 있다
멀리 설산도 보이고~
만남의 다리로 접어드는 길 혼카쿠지(本覚寺) 앞에서
만남의 다리 앞
드디어 만남의 다리(であい橋)~
정줄을 놓고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풍경 사진보다도 엄마 인물사진을 엄청나게 찍었다. 엄마가 이런 풍경을 보게 되다니 이렇게 행복할 수 없다고 했을 때에는 50분 거리이기는 해도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시라카와고를 에워싼 강을 가로지르는 만남의 다리(出会い橋)가 나타났다. 바닥에 시멘트를 바른 현수교였는데, 다리 건너편으로는 시라카와고의 또 다른 정류소가 있었고, 오래된 가옥 몇 채가 보였다.
시라카와고를 감싸는 쇼카와(荘川)
멀리 눈에 들어오는 집 한 채
그리고 강 건너로 바라다 보이는 전통가옥
다리를 한 번 건넜다 온 다음, 눈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피해 카페에 들어갔다. 테이블이 탁 트인 창문을 향해 일렬로 가지런히 놓인 좌식 카페였다. 메뉴는 딱 하나. 중절모를 쓴 중년의 아저씨는 들어오는 손님에게 곧바로 드립커피를 제공했다. 불상에 이로리(囲炉裏)―일본식 화로―까지 인테리어도 범상치 않은 데다,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은 고미술 서적이나 미학과 관련된 책들이었다. 카페 이름부터가 '향수(郷愁)'인데 과연 이름에 걸맞는 분위기였다.
카페 향수(郷愁)
드립 커피 한 잔
전통가옥을 개조한 듯 실내에 이로리가 놓여 있다
카페 실내
창 정면으로 묘젠지(明善寺)가 눈에 들어온다
엄마와 나는 가장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고 두 다리를 쭉 뻗어 카페의 온기를 느끼며 창문 너머 시라카와고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정면으로는 야트막한 밭 너머로 곧장 묘젠지(妙善寺)가 시야에 들어왔다. 내가 바라던 여유가 이런 것이었다. 기분 좋은 일광욕과 함께 엄마와 나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햇빛이 조금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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