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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통제된 공간여행/2018 중국 北京 2018. 5. 8. 00:15
자금성(紫禁城). 영어로는 'The Forbidden City'. 좀 더 풀어서 말하면 일반 백성의 출입이 금지된 성이란 의미이다. 오늘날에도 보이지 않는 자금성은 중국 사방에 존재하는 것일까? 한족(漢族)의 문명이 살아숨쉬는 고장으로는 베이징이 첫 방문이었는데, 오며 가며 수많은 통제와 검문, 검열 때문에 절로 숨막히는 느낌이었다.
가장 먼저 중국의 통제를 살갗으로 느꼈던 것은 인터넷 통제. 첫날 구글맵에 확인해둔 숙소를 찾아가려니 아무리 동일 지점에 도착해도 공사현장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헤맨 후에야 제대로 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고, 직원에게 물어 여기선 구글맵이 잘 안 든다는 말을 듣고서야 아차 싶었다. 만반의 준비를 하진 않았지만 아무렴 이전에 중국내의 실크로드를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도 현지 맵어플리케이션을 써야 한다는 걸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와이파이가 통하는 곳에서 곧장 직원이 추천한 가오더지도(高德地图)를 내려받은 후에야 마음놓고 지도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자금성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관문을 거쳐야 했는지 먼저 아침 지하철에서 한 번, 천안문 광장에서 한 번, 천안문에서 한 번, 오문(牛门)에서 한 번~ 천안문에 오르기 위해 검문하고 가방 맡긴 것을 제외해도 도합 네 번의 검문을 거쳐야 했으니...공안과 검문소가 시야에 들어올 때마다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때마침 중국도 노동절 황금연휴인지라 전국 방방곡곡의 모든 중국인들이 베이징에 몰려들기라도 한 건지 발 디딜 틈 없이 번잡했으니, 안내센터에 앉아 뻐끔뻐끔 담배를 피우는 앳된 아이에서 인파에 아이와 헤어질까 아이를 끈에 묶어 둔 부모까지 그야말로 천태만상(千態萬象)이었다.
의외의 사실은 가오더지도(高德地图)는 중국에서만큼은 구글맵보다 훨씬 훌륭했으며(가오더지도 강추..*-*), 무질서한 사람들만큼 상냥한 사람들도 많았고, 도시 전체가 공사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생활 곳곳에서는 알리페이라는 혁신적인 결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알리페이를 직접 쓰는 모습을 보니 대단히 간편해서 내심 놀랐다'~') 여하간 이야기의 방점은 여러 괄목할 만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각종 통제 아래 중국이라는 거대 사회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영구집권의 포문을 연 시진핑이 법가를 도입하여 백성을 통제한 진시황을 떠올리게 하는 건은 왜일까. 여행이 끝나갈 무렵에서는 2008년 이곳에서 어떻게 올림픽이라는 국제 이벤트가 열렸을까 하는 궁금증마저 들었다.
요지경~ 요지경~ 베이징. 다사다난(?)했던 베이징에서의 3박 4일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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