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7 초여름 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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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避暑)여행/2017 초여름 영월 2017. 7. 24. 00:50
고씨동굴로 이어지는 다리 다음날 일정은 고씨 동굴이었다. 전날 청령포를 끝으로 첫날 일정을 마친 뒤, 나와 아버지는 이곳의 명물이라는 메기 매운탕과 냉면에 소주를 마셨다. 딱 성수기를 눈앞에 둔 비수기인지라 열려 있는 식당도 몇 안 되었고, 그나마도 손님은 우리 뿐이었다. 우리가 들어간 곳은 곳곳에 종교적인 문구가 걸려 있는 식당이었는데, 아주머니는 최대한 성심껏 우리를 대해 주셨다. 식사를 해결한 뒤에는 인근 펜션에서 매우 저렴한 가격에 하룻밤을 묵었다. 창문 너머 바베큐 요리를 하는 사람들의 왁자한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왔다. 오른편으로 바라본 영월 풍경 이건 왼편 전날 냉면을 맛있게 먹었던 지라, 같은 가게에서 또 냉면을 아침으로 먹었다'a'.. 여전히 맛있었음. 오늘 오전 일정으로 아버지와 내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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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숨결 따라여행/2017 초여름 영월 2017. 7. 18. 00:55
장릉 숲길 #1 장릉 숲길 #2 장릉 장릉(莊陵)은 조선왕조 제6대 왕인 단종의 능이다. 왕릉은 당연히 서울·경기 지역에만 있을 줄 알았는데, 강원도 영월의 외딴 곳에도 왕릉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역시나 처음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단종은 숙부인 수양대군(세조)에 의해 유폐되었는데, 유폐된 곳이 바로 영월이다. (겸사겸사 알아보니 북한에도 조선왕릉이 2기가 있다고 한다. 제릉(태조 신의왕후)과 후릉(정종)이 그것인데, 조선팔도로 따지자면 개성 역시 경기도에 속하니 경기 외 지역에 있는 왕릉으로는 결국 장릉이 유일한 셈이다) 다른 왕릉들이 그러하듯 장릉도 꽤나 언덕진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일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장릉 앞에는 무척 오래된 370년 나이를 먹은 느릅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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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따라 물 따라여행/2017 초여름 영월 2017. 7. 17. 15:53
요선정이 빠꼼히 보이고..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가물 수가 없었는데, 그새 충북지역에 물폭탄이 떨어져서 이제는 비 피해가 심하다고 한다;; 날씨도 중간이라는 게 있으면 좋을 텐데 참...피해지역이 무사히 복구되었으면 좋겠다. 요선정에 올라서니 왼편으로 조각된 불상이 보이는데 꼭 오뚜기 같이 생겼다오른편의 정자는 숙종과 영조, 정조가 사사한 어제시(御製詩)―임금이 지은 시―를 봉안하기 위해 지어졌다고 하는데,파란색깔의 현판이 인상적이었다 불상의 뒤로는 바위에 단단히 들러붙은 소나무가 시원하게 푸른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마저 여행기를 남겨보자면, 우리의 첫 일정은 요선암(邀僊岩)에서 시작되었다. 일명 '돌개구멍'이라고도 불리는 이 계곡의 기암괴석은 아마도 회오리처럼 굽이치는 모양 때문에 그러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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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영월송(寧越松)여행/2017 초여름 영월 2017. 7. 2. 01:39
올해 충북 내륙지역, 강원도 영서지역과 인연이 있는 것일까, 올봄 이래로 이 지역에 들른 도시만 원주, 충주, 제천, 그리고 이번에는 영월이다.취업이 결정된 뒤, 당분간 여행다니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1박 2일로 아버지와 영월 여행을 다녀왔다. 영월은 조선의 여섯 번째 왕이었던 단종의 고장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소나무가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극심한 가뭄에 시달려 서강(西江)의 물줄기는 무척 가물어 있었지만, 소나무만큼은 푸른빛이 좔좔 흘러넘쳤다.땅을 딛고 구불구불 위로 뻗은 나무 껍질이 거북 등딱지 같은 모습을 하고서는, 가지 끝끝마다 푸른 그늘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한편 서울 경기 지역에 분포된 나머지 조선왕릉과 달리 유일하게 강원도에 자리잡고 있는 왕릉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영월의 장릉(莊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