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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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지나간 자리일상/film 2017. 3. 9. 00:52
간혹 이럴 때가 참 기분이 묘하다. 읽은 지 얼마 안 된 소설의 내용과 방금 본 영화의 내용이 겹치는 경우. 소설과 영화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서로 다른 그릇이다. 그런 데다가 심지어 등장인물과 이름, 배경도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틀은 완벽히 똑같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며칠 전 읽었던 와 영화 가 여러 면에서 닮은꼴이라는 뜻이다. 가장 최근에 읽었던 소설 에서는 '마르타'라는 여성의 죽음을 매개로 '데안'과 '빅토르'라는 두 남성이 조우(遭遇)한다. 반면 오늘(시간상으로는 어제) 본 에서는 '앤서니'라는 독일인의 죽음과 '루시'라는 아이의 등장이 '톰 부부'와 '해나'를 연결시키는 고리 역할을 한다. 두 작품 모두,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세계를 매개해주는 교집합을 등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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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ittle Boy Under Moonlight일상/film 2017. 3. 2. 00:05
i. a little후안 왈 "할머니는 말씀하셨지. 달빛 아래에선 흑인도 파랗게 보여." 달빛 아래에선 흑인도, 백인도 얼굴색이 사라져 버린다.달빛이 너를 비추듯 너의 얼굴색에 개의치 않고 네 자신의 색깔을 찾아라, 작은 소년이여. ii. chiron샤이론은 케빈에게 사랑과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사회적 약자―흑인―이자, 또한 사회적 약자―성소수자―인 샤이론.사회적 약자가 치러야 할 대가인 것인가, 샤이론은 하나의 의례(議禮)를 거쳐야 했으니..그것은 린치.케빈의 주먹에 그의 얼굴은 피범벅이 되고 그의 학창시절도 막을 내린다.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검디 검은 암흑 뿐. iii. black블랙이 숨어든 곳은 검은 세계흑인에게는 고통이 숙명인 것일까.10년이 지나 파란 달빛 아래에서 케빈에게 위로를 구하는 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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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바이 더 씨일상/film 2017. 2. 16. 00:08
보통 포스터에 드러난 정보나 수상내역을 확인하는 것 외에, 영화를 보기 전 트레일러나 시놉시스를 보지 않는 편이다. 가능하면 영화가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을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서 먼저 파악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맨 처음 영화의 제목을 봤을 때는 당연히 영국 영화일 거라 생각했다. 영화에는 평화로운 마을의 풍경이 자주 등장하는데, 마을의 풍경이 꼭 영국의 풍경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영화의 제목에서 말하는 "맨체스터"는 아쉽게도 우리나라에 많은 축구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영국의 어느 도시가 아니라, 미국의 뉴햄프셔 주에 위치한 바닷마을이다. 말투도 미국식, 등장하는 지명(미네통카, 퀸시 등등)도 모두 미국 지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라는 고유명사가 지니는 힘 때문인지, 고즈넉한 마을의 풍경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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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세상의 끝일상/film 2017. 1. 20. 00:00
어머니(나탈리 베이)앙투안(뱅상 카셀)카트린(마리옹 꼬띠아르)쉬잔(레아 세이두)루이(갸스파르 울리엘) 후...쉽지 않은 영화였다. 머리 식힐 만한 영화라 생각하고 미리 예약해 둔 영화였건만 오히려 머리를 덥히고 왔다ㅎㅎ 별로였다는 건 아니고, 그저 예상했던 자비에 돌란의 영화가 아니었다. 자비에 돌란의 영화라고 해봐야 를 본 게 다지만, 그 때 봤던 영화의 느낌이 되게 좋았던지라 나름 기대가 컸다. 최고의 프랑스 배우들과 천재라고도 일컬어 지는 자비에 돌란의 합작이라는 사실만으로 보기도 전부터 보통 영화는 아니겠다 싶었으므로..(영화상영 후 시네마톡 앞부분만 듣고 나왔는데 논객들도 여러 차례 보고서야 영화가 좀 읽혔다고..) 영화는 장 뤽 라가르스(Jean-Luc Lagarce)가 쓴 동명의 희곡을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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誰ソ彼(TASOGARE)일상/film 2017. 1. 7. 20:12
捻ったり、絡まったり、時には戻ったり、時には繋がったり、それが結び。それは時間。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되게 오랜만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본 일본애니메이션이 였던가..) 말로만 들어오던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의 작품이었다. 전체적으로 전형적인 일본 느낌이 난다고 느꼈다. 일본인들은 이름을 붙이는 일(名付け)에 남다른 애착이 있는 것 같다. 서로의 이름을 망각하고 살아가던 두 남녀가 해후(邂逅)한다는 스토리에서, 치히로(千尋)와 하쿠(白)가 만남으로써 서로 자기자신의 진짜 모습을 발견한다는 스토리의 이 떠올랐다.한편 시간을 뛰어넘어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해주는 끈(結び)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는, 히가시노 케이코의 이 떠올랐다.그리고 또.. 시대를 초월하여 누군가를 구원(救い)하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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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aken from Golden Slumber일상/film 2017. 1. 1. 19:52
Golden Slumber by BEATLES 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ward. 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 Sleep, pretty darling, Dot not cry And I will sing a lullaby.Golden slumbers, Fill your eyes Smiles await you when you rise Sleep pretty darling Do not cry And I will sing a lullaby.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ward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Sleep, pretty darling Do no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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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일상/film 2016. 12. 31. 00:50
영화의 거장, 영화의 천재로 불리는 알프레도 히치콕의 작품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의 천재성이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는 까닭이 뭔지는 잘.. 모른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세운 천재적인 과학자라는 건 알아도, 상대성이론의 정확한 내용이나 의의를 설명하지는 못하는 것처럼;; 기왕에 인물에 대해 잘 모르는 거, 알프레도 히치콕의 명작을 본다고 생각하기보다 그냥 편하게 영화를 관람하기로 했다^^;; 그래도 의미추론은 어떤 식으로든 풀어내면 풀어낼 수 있는지라, 영화 종반부에 접어들면서부터 '새'의 의미에 대해 추궁해보았다. 결론은 '새=공포'라는 것. 작품의 해석에 딱히 정답은 없겠지만, 일단 내가 이끌어낸 답은 '공포'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를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공포물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