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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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터널 애니멀스 : 교차와 오버랩의 향연일상/film 2016. 12. 29. 01:51
모처럼 라이브톡으로 진행되는 영화를 보고 왔다. 원래는 원격으로 중계되는 일반 라이브톡으로 보려다가, 상영시간이 가까워지니 빈 자리가 많이 나서 현장 라이브톡을 봤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라니 평론가의 해설을 듣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느꼈던 것과는 다른 관점의 해설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본격적으로 글을 써내려가기에 앞서, 이 포스팅에 적는 것은 내 말로 풀어내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동진 평론가의 해설을 활용하였고, 동시에 내가 느낀 바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영화의 원제 는 극중에서도 소개되지만 우리말로 하면 "야행성 동물"을 뜻한다. 영화에서 소설을 읽는 여주인공 수잔은 오랫동안 불면에 시달렸던 인물로, "야행성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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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건너뛴 박동일상/film 2016. 12. 25. 14:35
De battre mon cœur s'est arrêté)/드라마/자크 오디아르/토마스 세르(로망 뒤리스)/107>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어딘가 멋진 제목이라 생각하면서도 정확한 뜻이 뭘까 싶었다. 비유적인 표현인가 했는데, 캠브리지 사전을 찾아보니 '즐거운 상태, 또는 신경을 기울이는 상태'를 가리켜 'heart skips/misses a beat'이란 표현을 쓴다고 나온다. 이 영화는 1978년에 제작된 를 재해석하여 리메이크 한 프랑스영화로 2005년에 개봉하여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꽤 뒤늦게 개봉을 했다. 프랑스 영화에서 종횡무진중인 로망 뒤리스가 나온다길래 관심은 갔지만,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었는데..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마침 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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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일상/film 2016. 12. 18. 20:50
이 역시 이번 베니스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으로, 영화제에서 3개 상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탈리아 영화제에 앞서 강력하게 추천된 작품이었고,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탈리아말로는 "Orecchie"인데, 우리말로 바꾸니 라는 단음절이 되어서 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의 영화였다. 헤아려보면 올해 65편의 영화를 봤는데, (하나하나 감상이 모두 떠오르지는 않지만)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중에 하나로 남을 것 같다. 적어도 연말에 생각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보기 좋았다. 영화에서 내가 끌어낸 주된 메시지는 "삶에는 유머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주인공은 매사 심각하고 생각이 많은 인물이다. (주인공이 나랑 정말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영화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직접적(대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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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 Off Your Brain, just for a moment일상/film 2016. 12. 12. 11:18
다시 보니 포스터에 숨은 그림이 있었다;; 왜 저런 일러스트를 넣었는지는 영화를 보니 알 것 같다. 여성과의 만남에 집착하지만 곧 사소한 단점을 꼬투리 잡아 떠나버리는 "톰마소"의 이야기. "톰마소"는 여성편력이 화려하다기보다는 일종의 병적인 심리상태에 놓여 있는 인물이다. 본인의 망상과 욕망을 '절제'하려고 하지만 사실 그의 연애패턴은 매우 '무절제'하고 '이기적'이기까지 하다. 겉모습은 '어른'이지만 하는 행동이나 사고방식만 봐서는 '어린이'인 이른바 "어른이"다. 심리치료사는 그에게 그의 안에 내재된 "어린이(Bambino)"를 발견하라고 요구한다. 그와 끝까지 밀당했던 소니아 역시 톰마소를 보고 "그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다"고 조롱한다. 사실 가장 괴로워하는 건 "톰마소"이고, 본인이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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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내 말 좀 들어보시오 쫌!!일상/film 2016. 12. 11. 19:35
I am not a client, a customer, nor a service user. 저는 고객, 손님, 이용자가 아닙니다.I am not a shirker, a scrounger, a beggar nor a thief. 게으름뱅이, 걸인, 거지, 도둑이 아닙니다.I am not a insurance number, nor a blip on a screen. 저는 보험등록번호, 컴퓨터화면의 처리신호가 아닙니다.I paid my dues, never a penny short, and proud to do so.저는 한 치의 모자람 없이 의무를 다했으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깁니다.I don't tug the forelock but look my neighbour in the eye.호의를 얻고자 굽실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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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LA)에서 전해 온 세레나데일상/film 2016. 12. 9. 22:02
배우들 참 좋다~ 생각하면서 개봉하자마자 본 영화. 나만 그렇게 느낀건지, 영화에서 인종차별적인 장면들이 나와서 작품 자체는 좋다면서도 심히 거슬렸던 영화이기도 하다. "사기당하다"라는 표현을 꼭 "shanghaied"로 써야 하는지, 잘못 걸려온 전화에 왜 중국어를 우스꽝스럽게 따라하며 끊어버리는지 좀 짜증나더라. 우리나라에서도 귀찮은 전화에 한국어 모르는 척을 한다는 우스갯말도 있다지만, 괜히 영화에 아시안들이 안 나오는 것처럼 보이고..여튼 별 거 아닌지는 몰라도 좀 그랬다. 그런 몇몇 아쉬운 부분들만 뺀다면 영화는 정말 좋았다!!! 영상, 노래, 안무 모두 다 좋았다. 첫 장면부터 방대한 뮤지컬의 스케일에 시선이 사로잡히기도 하고, 후반부에 파리가 묘사되는 영상,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단둘이 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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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글리 허니(Ugly Honey)일상/film 2016. 12. 7. 16:37
star[star] n. a person who is preeminent in a particular field 최근 읽고 있는 책이 다. 똑같은 신대륙이지만 서로 다른 경로를 걸어간 북미와 남미의 역사를 비교해가며 읽고 있는 중이다. 영화를 보면서 어쩐 일인지 와 함께 올해 초 읽은 가 오버랩되는 것이었다. 이 영화가 아메리카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가 다루는 주제는 미국사회에서 고착화된 빈곤, 점점 더 깊어가는 빈부의 격차다. 그럼으로써 "아메리칸 드림"의 허황됨을 고발한다. 부가 차고 넘치는 사람은 부를 주체하지 못해 어쩔 줄 모르는 반면, 가난한 사람은 빈곤의 수렁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른다. 앞선 두 권의 책이 동시에 떠올랐던 건, 아마도 전자가 미국이라면 후자는 남아메리카로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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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식 교육법(?!)일상/film 2016. 12. 5. 17:05
영화의 출발은 워싱턴 주의 깊은 숲속이다. 올해 초 미국 북서부를 여행해서 그런지, 국립공원을 들른 적도 없는데 괜히 반가웠다. 영화는 크게 두 가지 면에서 기존관념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첫째, 자본주의에 대한 질문이다.'벤-레슬리' 부부는 아이들을 이른바 철인왕(Philosopher King)으로 만들기 위해 홈스쿨링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가족은 외부사회와 철저히 고립된 숲으로 들어간다. 대학입학을 앞둔 장남 '보'부터 아직 유치원에 들어갈 나이도 안 되어 보임직한 '나이'에 이르는 6 남매가 읽는 책도 특이하다. , , 등등. 또한 M 이론, 마르크스주의, 권리장전 등 폭넓은 지식을 깊이 있게 공부한다. (개인적으로는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있는 미국에서 이런 소재가 다뤄진다는 게 신선했다.)이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