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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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 : 조연과 주연, 주연과 조연일상/film 2017. 5. 27. 22:53
Puedo escribir los versos más tristes esta noche오늘밤은 가장 슬픈 시를 읊을 것이다 오랜만에 이동진의 라이브톡을 현장에서 관람했다. 사실 네루다의 작품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 보통 이런 영화의 경우 '대상인물을 더 알고 싶어서' 보거나 '대상인물을 알기 위해서' 보거나 이 둘 중 하나다. 고민 끝에 후자의 측면에서 영화를 관람하기로 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쉬운 영화는 아니었다. 이동진 해설가의 해설도 까다로워서―전달이 잘 안 되어서라기보다는 영화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집중해서 들었다. 참고로 영화는 시기상 스페인내전 이후 ~ 피노체트 집권 이전 시기의 네루다를 다루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1948년 약 1년간의 도피생활을 다루고 있다. 네루다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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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스릴러 영화일상/film 2017. 5. 19. 22:42
지금은 미국에서 공부하는 친구가 추천해줘서 본 영화. 재미있게 봤다. 1. RACISM곳곳에 인종차별주의적 요소가 가득했던 영화. 개인적으로 가장 아이러니하게 느꼈던 장면은 크리스에게 "현대사회에서 흑인이 갖는 장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질문하는 장면이었다. 질문자는 다름 아닌 일본계 미국인. 일부러 아시안에게 이런 대사를 맡김으로써 인종차별의 빈약한 근거를 드러낸 것 같았다. 2. IMMORTALITY고도의 의술을 통해 하드웨어(육체)에 소프트웨어(정신)를 무한히 옮겨 싣는다는 발상에 소름이 돋았다. 친구가 가장 감명 깊게 봤다고 한 장면은 흑인 하녀 조지나가 눈으로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입으로 "아미티지 가족들에게 얼마나 좋은 대접을 받고 있는지 몰라요"라고 답변한 대목이라고 했다. 하드웨어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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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맨의 비애(悲哀)일상/film 2017. 5. 14. 16:18
당신은 방금 왕이 걸어 나가시는 걸 본 거요.고난을 겪는 훌륭한 왕이죠.열심히 일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왕이요.무슨 말인지 알아요?멋지고 믿음직한 아버지였어요.항상 자식들만 생각하고. (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中 비프의 대사) 멋있는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고 곧장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을 찾아 읽었다. 원작을 읽지 않고서는 이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극중에서 여자를 다그치는 윌리 1. THEATRE영화는 플루트 소리와 함께 어둠 속 무대에서 시작한다. 무대에서 배우들은 각기 맡은 연기를 수행하고 있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장면은 아서 밀러의 원작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가장 갈등이 고조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윌리(아버지)'의 본모습을 알게 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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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서부영화 한 편!!일상/film 2017. 5. 14. 00:55
서부영화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독은 쿠엔틴 타란티노다. 사실 이 영화가 서부극인 줄도 모르고 보기 시작했는데, 영화가 시작하면서 서부극이라는 것을 알았고, 상영이 끝난 뒤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고서야 전통적 의미의 서부극이 아니라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매우 정치적인 함축을 담고 있다는 큐레이터의 설명도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담은 영화라고 느꼈다. It is preferable not to travel with a dead man. (―Henri Michaux) 윌리엄 블레이크(조니 뎁)에게 돌진해 온 일꾼의 얼굴은 석탄에 그을려 사악한 인상을 풍긴다.이때 버팔로 떼를 발견한 사냥꾼들은 일제히 일어나 사격을 연발한다. 서부 개척이 한창 이루어지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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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ómo encontrar el amor si no sabés dónde está?일상/film 2017. 5. 12. 22:15
Brotan en el cemento mismo, crecen donde no deberían crecer, con una paciencia y voluntad ejemplar logran erguirse con dignidad, sin ninguna estirpe, salvaje, inclasificables para la botánica, una extraña belleza tambaleante, absurda, que adorna los rincones más grises, no tienen nada y nada las detiene, una metáfora de vida incontenible, que paradójicamente, enfrenta mi debilidad. 오늘날의 건물이 '삶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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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less일상/film 2017. 5. 4. 19:15
It's not time to make a change Just relax, take it easy You're still young, that's your fault There's so much you have to know Find a girl, settle down If you want you can marry Look at me, I am old, but I'm happy I was once like you are now And I know that it's not easy To be calm when you've found Something going on But take your time, think a lot Think of everything you've got For you will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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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스와 프시케 사이에서(Eros & Psyche)일상/film 2017. 4. 25. 23:32
한동안 영화 가뭄인가 싶었는데, 요새 보고 싶은 영화가 꽤 많다. 영화관을 갈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아서 딱 한 편을 고르고 고른 게 이 영화다. 이 영화 괜찮다. 왓챠에 만점으로 기록해두었다"a" 다만 번안된 영화 제목이 아쉽긴 하다. 영화제목만 보면 우드 앨런의 로맨스 영화가 떠오른다. 하지만 는 나 와는 다르다. 영어제목이 , 희랍어 제목이 ―영어로는 ―다. 서로 달라 보이는 세 개의 에피소드가 결국 하나로 귀결되는데, 매우 정치적이기도, 철학적이기도, 또한 현실적이기도 한 영화다. 멋진 영화다'~' 바로 그리스 아테네가 무대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조금은 연출된 것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장면들도 있지만, 주제면에서 만족만족 대만족이다. 에피소드 1. Boomerang 난민유입과 파시즘 에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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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펼치는 방법일상/film 2017. 4. 13. 21:18
이후로 다큐멘터리 영화는 오랜만이다. '강렬한' 영화라 함은 이런 영화를 두고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어떤 블록버스터나 액션 영화보다 강렬했다. 불과 내 또래에 불과한 청년의 이야기.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이야기는 결코 길지 않다. 그렇지만 그의 열정이 압축된 스토리는 충분히 폭발적이었다. 무언가에 문외한일 수록 더 알려고 하는 편이다. 실제로 '발레'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많지 않다. 하지만 세르게이 폴루닌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그런 문외한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 영화는 단지 발레를 향한 열정과 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의 성공을 보기 좋게 포장한 이야기도 아니다. 잃지 않고 마음속에 간직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목표를 향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절실히 전달하고자 애쓴 에세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