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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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20세기일상/film 2017. 10. 11. 01:28
These ten days confirmed my belief in the decency and the strength and the wisdom of the American people, but it also bore out some of my longstanding concerns about our nation’s underlying problems. I know, of course, being President, that government actions and legislation can be very important. That’s why I’ve worked hard to put my campaign promises into law, and I have to admit, with just 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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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님일상/film 2017. 10. 4. 00:04
카탈루냐 독립투표가 진행되고 중앙정부와 자치정부간의 충돌이 있던 날, 공교롭게도(?)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봤다. 원제는 . 처음에는 '시간을 거스른다'는 의미를 지닌 단어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니 '작은 사고(mishap; accident)'를 의미하는 단어였다. 어느 쪽으로 해석하든 상관은 없을 것 같다. 영화 자체가 '과거의 사건으로 되돌아가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또한 비에르헤(Bierge; 피레네 산맥 인근에 자리잡은 도시로 우에스카(Huesca) 지방에 속한다)라는 소도시에서 벌어진 작은 사건이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데, 에스카라이(Ezcaray)라는 소도시에서 발생하는 범죄사건을 소재로 하는 스페인 드라마 가 연상되었다. 그런가 하면 깔끔하게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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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과 전쟁 : 물, 지뢰, 공 그리고 구호(救護)일상/film 2017. 9. 27. 00:03
소재가 독특한 영화다. 영화의 제목이나 포스터를 통해서는 전혀 가늠할 수 없는데, 다름 아닌 '구호활동'이 이 영화가 다루는 소재다. 비슷한 내용의 영화로는 이자벨 위페르가 종군기자로 열연을 펼쳤던, 와 소재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가 전쟁을 뒤쫓는 개인의 심리가 궁박해져가는 과정을 무겁게 그려나간다고 한다면, 는 각기 다른 캐릭터 일동이 전쟁에서 마주하는 상황과 그에 따른 역할을 그리 무겁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 무겁지 않다는 것'은 '살벌한 전쟁상황 속에서 인간적 해학을 담아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여러 캐릭터들이 비중있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러한 설정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먼저 장점을 꼽자면, 구호활동의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이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오랜기간 가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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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Miles)일상/film 2017. 9. 19. 00:16
이번 주말 날씨가 너무 좋았다. 오전에 잠시 학교를 다녀온 뒤, 집에 돌아와 그대로 뻗어버렸다. 한 시간 반쯤 자고 깨어나니 뭔가 집에 있기는 날씨가 아깝고, 그렇다고 잡혀 있는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라 멍하니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래서 이 좋은 날씨를 두고 집 가까이 영화관에 갔다=_= 는 원래 내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영화 리스트에 있지는 않았는데, 평점이 워낙 좋길래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영화를 보러 갔다. 포스터만 보고 대충 범죄물이겠거니 하고 생각했고, 생각했던 범죄물이 맞았다. 평점만큼 기대가 컸던 것일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영화였다. 영화는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와 마찬가지로 천재적인 운전 능력을 지닌 운전수가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는 씬과 함께 시작한다. 인적이 드문 쇼핑몰 주차장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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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네오도쿄(Neo-Tokyo)일상/film 2017. 9. 17. 21:02
대단하다. 기술이 진보된 미래의 비극상에 대해 이토록 철학적으로 상세히 묘사했다는 것이 놀랍다. 내심 공상과학영화 가 떠올랐는데, 이 영화보다 10년 앞서 개봉한 작품이다. 또한 마찬가지로 일본의 애니메이션―본 적은 없지만 비슷한 느낌의..―인 이나 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이보다도 7년 앞선 작품이다. 무려 1988년에 2019년을 묘사한 작품, 아키라. 이 시기는 일본의 경제가 한창 버블 경제로 치닫던 시기와 일치하기도 한다. 지금에 와서 보면 묘사기법이 조금 뒤떨어지는 셀 애니메이션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의 제작년도를 감안하면 그 당시에 그만큼의 디테일한 묘사들을 했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어떤 묘사들, 이를테면 오토바이가 재빠르게 이동한 뒤에 남은 잔상을 후미등으로 묘사하는 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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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두려움이었으니일상/film 2017. 9. 9. 00:22
"FEAR. FEAR. FEAR." 공포물을 찾아보지는 않는 편인데, IMDB에 평점도 괜찮고 흥행순위도 괜찮은 것 같아 영화를 보았다. 영화가 평면 스크린을 통해 공포라는 감정을 전달하기가 참 쉽지 않은데,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 이 영화는 분명한 주제의식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공포를 '느끼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포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한다. 일산 IMAX까지 찾아가 본지라, 영화가 연출하고자 한 효과도 비교적 잘 전달되고 좋았다. (음향도 굳굳:p) 1. KIDS호러물의 주인공을 굳이 어린 아이들로 설정한 까닭은 무엇일까. 마치 만화 의 겁없는 소년단처럼 마을을 엄습하는 공포에 용감하게 맞서는 어린이들. 개인적으로 어린이들을 등장시킨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이 타고나는 공포에 대한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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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것, 다듬어지지 않은 욕망일상/film 2017. 9. 3. 00:36
모처럼 본 프랑스 영화. 굳이 스릴러, 공포물로 장르를 구분했지만, 아예 새로운 차원의 장르라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불가해할 정도로 엽기적인 기행(奇行), 기괴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완결된다. 채식주의자였던 쥐스틴의 기이한 성장기는 한강의 「채식주의자」―채식주의자 영혜가 여성에게 가해진 억압과 폭력을 고발하는 것―와 봉준호 감독의 「옥자」―공장식 가축사육 방식을 고발하는 것―가 묘하게 오버랩되었다. 맨 처음 포스터만 봤을 때는 오래된 영화가 재개봉한 줄 알고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다가, 스크린에서 내릴 즈음 뒤늦게 봤는데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프랑스 영화의 매력이 넘쳐나는 괜찮은 영화였다. 그러고 보면 '뒤틀린 욕망'을 다룬다는 점에서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욕망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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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惡)의 평범함에 대하여일상/film 2017. 8. 24. 00:03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서 거창하게 포스팅의 제목을 빌려왔는데, 대박이다 이 영화. 내가 추려낸 가장 큰 메시지는 '인간이 어떻게 나약한가?'하는 점이었다. 인간은 돈, 재물 등 물질적인 것에 약하지만 때로 물질적이지 않은 것에 대해 약하기도 하다.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눈에 보이는 것'에 집착할 때보다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신앙을 빙자한 테러, 사이비 종교집단의 무차별공격, 절대권력에 대한 맹종 등이 그러한 예다. 실체를 알 수 없는 것은 바로 그러한 연유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전설이 전설을 낳고, 경외심이 경외심을 낳고, 복종이 복종을 낳는다. 그런 점에서 '말'이라는 것이 무섭다. 인간이 다른 생물체와 다른 것은 '복잡한 언어'를 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