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있는 글/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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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주제 있는 글/Arte。 2019. 8. 10. 01:39
세차게 비가 내리는 주말이었다. 오전 시청 옆 카페에서 프랑스어를 두 시간 좀 넘게 공부한 뒤 향한 곳은 서울시립미술관. 국내에서 모처럼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전시, 을 보기 위해서였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비하면 협소한 편이라, 관람객이 몰려들면 전시 대신 사람만 구경하고 올 것이 분명하리라 예상은 했다. 그래도 비가 오는 날씨다보니 관람객이 적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 섞인 생각에 비해 매표소에는 꽤 사람들이 붐볐다. 그리고 두 시간 후 미술관을 빠져나올 즈음에는 날씨도 개어 있었고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이 전시를 관람하기 위한 대기열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_= 데이비드 호크니는 개인적으로 마구마구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다. 어디서였던가 자본주의 속 일상의 풍경을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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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킨 소로야(Joaquín Sorolla y Bastida)주제 있는 글/Arte。 2018. 7. 24. 00:01
Sea Idyll 아주 어릴 적부터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훨씬 전부터 선을 그어 형상을 만들어내는 일에 빠져들곤 했다. 그 때에야 물론 그림도 단순하고 낙서에 지나지 않는 것들도 많았다. 정규학교에 들어간 뒤로도 미술 시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이었고,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에는 잠시나마 그림 그리는 일을 꿈꾸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 한 번은 고흐의 을 유화로 따라 그린 적이 있다. 아무런 창작 없이 그저 색감과 질감을 재현(再現)하는 과정이었지만,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가장' 좋아하는 미술가랄 건 지금도 없기는 마찬가지지만, 당시 내가 좋아했던 작가는 고흐였다. 고갱과의 불화로 한쪽 귀를 자른 미치광이라는 스토리도 고흐로부터 남다른 인상을 받은 이유 중 하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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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주제 있는 글/Arte。 2018. 5. 7. 18:21
자코메티의 글을 쓰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우선 미학적인 해석을 덧붙이기가 어려운 까닭이 컸고, 또한 자코메티의 작품을 논하기 위해서는 그의 예술세계보다 그의 인생 전체를 들여다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 까닭도 있었다. 어찌보면 그의 인생 자체가 곧 그가 헌신했던 예술세계와 동일하기는 하지만. 시간이 흘러 전시회에서 내 눈을 사로잡았던 작품들을 떠올려봐도 여전히 어떤 글을 써야 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나는 고정된 관념을 싫어한다. 틀에 박힌 생각이나 표현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코메티의 작품은 처음 보기에 난해했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미술시장에서 그의 작품이 평가받는 가치나 예술계에서의 위상이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내 미적 안목이 형편없는 건 아닌가 생각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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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작가 展 : 이상원(Lee Sang Won)주제 있는 글/Arte。 2017. 10. 16. 00:03
오전에 공부를 마치고 오후에 예정된 일정까지 기다리려니 3~4시간 정도가 비었다. 점심시간이 끼어 있어서 뭘 하기에는 애매하겠다 싶던 중, 날씨가 너무 좋아 무턱대고 광화문으로 향했고, 카페에 앉아 책이나 읽을까 했더니 카페가 닫혀 있어, 그렇게 표류하듯이 즉흥적으로 들어간 전시회에서 이상원 작가를 만났다. (결론은 날씨가 좋아서 나왔다가 실내에서 놀았다는 얘기..+_+;;) 첫 전시실에서 나를 맞이한 것은 '군중(群衆)'을 모티브로 한 연작들이었다. 알록달록한 색감이 좋았는데, 그보다 더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은 유채색(有彩色)들 사이를 오밀조밀하게 메우고 있는 흰색, 회색, 흑색 따위의 무채색(無彩色)들이었다. 존재를 과시하는 유채색들에 가려져 있지만, 무채색들이 적절히 배합되지 않았다면 유채색은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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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도이그(Peter Doig)주제 있는 글/Arte。 2016. 9. 21. 00:36
지금도 교보문고에 가면 여러 분야의 외국어서적이 많지만, 리모델링 이전에는 라고 해서 외국의 예술서적만을 따로 모아놓은 독립된 공간이 있었다. 가끔 교보문고를 방문할 때면, 그곳에서 여러 종류의 화집을 들여다보는 것이 꽤 기분전환이 되었다. 순수미술 서적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일러스트레이션집, 사진집, 건축서적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지금도 외국의 예술서적 코너가 따로 있지만, 움푹 파인 공간에 따로 마련되어 있었던 당시의 예술코너가 종종 떠오른다. 코너 이름대로 서점 안에 작은 박물관이 둥지를 튼 듯한 곳이었다. 피터 도이그(Peter Doig)는 그렇게 예술서적 코너를 드나들던 시기에 우연히 발견하게 된 작가였다. 비닐로 포장되어 화집의 내용물을 알 수는 없었지만, 어떤 화집인지는 몰라도 표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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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판즈(曾梵志: zeng fan zhi)주제 있는 글/Arte。 2016. 9. 18. 22:37
소더비(Sotherby's)와 크리스티(Christie's)가 양분하고 있는 미술 경매시장에서, 미술작품의 최고가 경쟁이 요새는 좀 잠잠한 것 같다. 사실 일반인의 관점에서 어떤 작품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한들, 그 작품의 미적 가치를 알기도 어렵고 비평가들과 컬렉터들이 빚어낸 과열 현상쯤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게 마련이다.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관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와 사진 등 접근성이 뛰어난 대체재가 넘쳐나는 오늘날, 미술시장은 나름의 생존전략 차원에서 이슈 메이커가 필요했을 것이다.이 와중에 눈에 띄는 점은 단연 아시아 미술의 약진이다. 일본 미술은 오래 전부터 서방세계에 소개되어 왔지만, 그밖의 아시아 미술은 그 동안 현대예술계의 변방에 머물러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것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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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주제 있는 글/Arte。 2016. 9. 18. 00:02
"Actually I do not think that there are any wrong reasons for liking a statue or a picture......There are wrong reasons for disliking a work of art......There are two things, therefore, which we should always ask ourselves if we find fault with the accuracy of a picture. One is whether the artist may not have had his reasons for changing the appearance of what he saw. The other is that we shou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