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있는 글
-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주제 있는 글/Arte。 2019. 8. 10. 01:39
세차게 비가 내리는 주말이었다. 오전 시청 옆 카페에서 프랑스어를 두 시간 좀 넘게 공부한 뒤 향한 곳은 서울시립미술관. 국내에서 모처럼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전시, 을 보기 위해서였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비하면 협소한 편이라, 관람객이 몰려들면 전시 대신 사람만 구경하고 올 것이 분명하리라 예상은 했다. 그래도 비가 오는 날씨다보니 관람객이 적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 섞인 생각에 비해 매표소에는 꽤 사람들이 붐볐다. 그리고 두 시간 후 미술관을 빠져나올 즈음에는 날씨도 개어 있었고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이 전시를 관람하기 위한 대기열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_= 데이비드 호크니는 개인적으로 마구마구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다. 어디서였던가 자본주의 속 일상의 풍경을 현대..
-
하나의 국가, 두 체제 또는 절반의 체제주제 있는 글/<Portada> 2019. 6. 24. 19:50
Samedi 15 Juin 2019 항상 마음먹기만 하고 실천으로 옮기지는 않았던 르몽드 읽기를 시도해 보았다. 르몽드 앱을 통해 정기구독을 하면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원문으로 된 기사를 접할 수 있지만, 내가 그 정도로 꾸준히 기사를 읽을 것 같지는 않아서 일단은 지면으로 된 신문을 구매했다. 최근 네이버의 메인 화면이 바뀐 계기로 뉴스를 거의 끊다시피 하고 지냈는데, 오랜만에 르몽드를 통해 접한 뉴스는 중국, 그 중에서도 홍콩에서 일어난 흥미로운 뉴스였다. 그래서 스크랩에 도전해보았는데, 해석이 어려운 장문(長文)도 있다보니 해석이 투박하고 다분히 오류가 있을 수 있다~_~ 전문(全文)은 아니고 주제문이라 생각되는 문장만 발췌!! 기사를 읽고 소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중국은 하드 파워는 성장..
-
Admis, DELF B1주제 있는 글/Second Tongue 2019. 4. 12. 22:27
많은 일이 생각지 않은 순간에 일어난다. 막역(莫逆)한 대학시절 친구에게 결혼식에 와달라는 청첩(請牒)을 받고 일주일 즈음 되었을까, 입사동기의 퇴사 소식을 들은 것이. 최후통첩(最後通牒) 같았던 그 말이 귓전에서 가시기 전까지 마음에도 없는 격려의 말이 쏟아져 나왔다가, 늦은 밤이 되어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해보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면접을 함께하고 합격소식을 나누고 그야말로 동고동락(同苦同樂)했던 손아래 두 살 터울의 동기. 완결(完結)되지 않은 상실감(喪失感)이랄까. 학년이 올라가기를 앞두고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서운한 초등학생처럼, 짝사랑하는 여학생에게 고백하지 못한 채 애틋한 마음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어린 소년처럼, 눈 앞으로 다가온 상실감에 어쩔 줄 몰라 마냥 곤혹스러워하는 내 모습..
-
제6호실(Ward No.6)주제 있는 글/Théâtre。 2018. 11. 20. 01:26
희곡으로 상연되는 작품 중에 러시아 원작이 심심찮게 보이곤 하는데, 내로라 하는 러시아 작가의 작품들을 몇 권―대체로 장편소설―을 찾아읽기는 했었어도 이 이라는 작품이 안톤 체호프의 단편이라는 사실은 연극이 끝난 뒤 배우들과의 대담이 시작되고서야 알았다. 개인적으로는 연극 자체보다도 극단이 루마니아에서 왔다는 사실에 관심을 두고 연극을 고른 상태였다. 얼마전 읽은 로버트 카플란의 에 그려진 낯선 나라 루마니아는 서방국가도 아니고 동구권국가도 아닌 어정쩡한 지정학적 위치에 놓인 나라였기 때문에 어쩐지 우리와 공통분모를 공유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어와 어감이 닮았던 루마니아어 발음에 관한 이야기는 차치하고 연극에 관하여 말하자면, 이 연극은 정신병동 6호실에 수감된 환자와 이들을 감호하는 안..
-
메도우 메도우 메도우(Meadow, Meadow, Meadow)주제 있는 글/Théâtre。 2018. 11. 1. 19:57
이렇게 되고 보니 연극이라는 것에 대해 아무런 인상도 남지 않는다. 때로는 적나라하거나 무의미하고, 때로는 공격적이거나 익살스럽고, 동작은 연속되어 있으나 의미는 분절되어 있는 연극. 내가 유일하게 배우들의 표정을 읽을 여유를 가진 건 커튼콜 타임이 다 되어서였던 것 같다. 기획자로 보이는 사람―왜냐하면 무대에 한 번도 올라오지 않았으니까―은 독일인처럼 키가 크고 짧은 금발을 하고 있었는데, 배우들과 일렬 횡대로 서서 인사를 할 때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수행해야 했던 것을 완벽히 소화해냈다는 듯이. 도대체 왜? 왜냐하면 나는 연극을 보며 일종의 민망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단지 배우들이 반라―가끔은 전라―로 유인원 같은 연극을 펼쳤기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그런 생각이 아주 없지는 않았을 것이..
-
호아킨 소로야(Joaquín Sorolla y Bastida)주제 있는 글/Arte。 2018. 7. 24. 00:01
Sea Idyll 아주 어릴 적부터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훨씬 전부터 선을 그어 형상을 만들어내는 일에 빠져들곤 했다. 그 때에야 물론 그림도 단순하고 낙서에 지나지 않는 것들도 많았다. 정규학교에 들어간 뒤로도 미술 시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이었고,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에는 잠시나마 그림 그리는 일을 꿈꾸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 한 번은 고흐의 을 유화로 따라 그린 적이 있다. 아무런 창작 없이 그저 색감과 질감을 재현(再現)하는 과정이었지만,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가장' 좋아하는 미술가랄 건 지금도 없기는 마찬가지지만, 당시 내가 좋아했던 작가는 고흐였다. 고갱과의 불화로 한쪽 귀를 자른 미치광이라는 스토리도 고흐로부터 남다른 인상을 받은 이유 중 하나였..
-
Admis, DELF A2주제 있는 글/Second Tongue 2018. 6. 23. 23:14
5월말 응시한 DELF A2에 합격했다:) YEAH!!발표가 난 줄도 모르고 있다가 업무중에 슬쩍 확인해봤더니 합격안내가 떠 있었다. 총점 86점.읽기는 만점이 나온 반면 작문은 20점대를 넘기지 못했다*~*작문 연습에 제일 공들였는데 정확히 뭐가 감점요인이었는지 궁금하다.문제의 요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 형식을 잘 지키지 않은 점? 정도가 내가 추론하는 감점요인이다..말하기는 생각보다 높은 점수(24점)를 받아서 놀랐고..솔직히 면접관이 점수를 잘 준 것 같다.다시 복기했을 때 반복적으로 틀린 시제가 있었기 때문. 유럽언어에서 A2까지 공부하는 건 짧은 감이 있어서 B1까지는 공부해보려 한다.아직도 프랑스어는 내가 공부해본 언어 가운데 어려운 편이지만 그만큼 매력이 있으니 틈틈이 열심히 공..
-
중국식 아파르트헤이트주제 있는 글/<Portada> 2018. 6. 3. 17:15
Apartheid with Chinese characteristics : China has turned Xinjiang into a police state like no other summary from the Economist INTRO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만큼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가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는 중국 서북부의 자치구다. 한족과 다른 투르크계 언어를 사용하는 이곳은 2009년 우루무치(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수도)에서 인종간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한 이후로 긴장과 불안정이 되풀이되고 있다. 신장-위구르는 한족의 주된 무대가 아니고 지리적으로는 서부에 치우쳐 있지만, 중국 정부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중요성을 지닌다. 첫째, 중국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