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델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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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4 / 툰(Thun), 아레 강의 끝과 맞닿는 곳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10. 11. 00:20
선착장은 툰 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우리는 역앞 버스정류소를 가로질러 곧장 툰 구시가지로 향했다. 툰 구시가지는 아레강에 자리잡은 하중도(河中島)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는데,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로 치면 한창 일하고 있어야 할 시간에 와인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구글맵으로 검색했을 때 평점이 좋았던 ‘비노텍 툰(Vinothek Thun)’이라는 레스토랑은 오후 2시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바로 옆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각기 네 가지 메뉴―피자 하나에 리조또 하나, 파스타 둘―를 주문하고, 우리도 테라스에 앉은 사람들처럼 로제 와인과 레드 와인을 글라스로 주문했다. 에 나오는 캐릭터 누군가를 닮은 듯한 주인 아저씨는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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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4 / 툰 호수(Thunersee), 싱그러운 호수 위에서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10. 9. 19:48
툰 호수는 겉보기에도 큰 호수다. 스위스가 내륙국가이고 유럽 전역을 기준으로 봐도 깊숙한 내륙인 만큼 물의 유출입이 활발한 곳은 아닌데, 호수가 이토록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더군다나 호숫가로 크고 작은 마을들이 자리잡고 있으면 생활용수도 많이 들 텐데 나중에는 저 시설들이 어떻게 관리가 될까 궁금하기까지 했다. 당연히 슈피츠를 출발한 배가 툰으로 곧장 가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마치 한 땀 한 땀 손바느질을 하듯이 호수 북면의 마을들을 하나씩 다 거쳐간다. 그리 길지 않은 간격으로 풍경이 조금씩 바뀐 마을들이 나타났다. 조금 전 뒤로 하고 온 슈피츠 방면으로는 슈톡호른(Stockhorn)에서 뻗어나온 편평한 고지대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적적함을 달래주려는 듯 간간이 구름이 그늘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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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 장밋빛 없는 장미공원(Rosengarten)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10. 2. 00:12
점심을 먹은 장소는 베른 대성당과 인접한 지역이었는데, 우리는 미처 성당 안으로 들어가볼 생각은 하지 못하고 곧장 대로변의 아케이드로 나왔다. 이렇게 아케이드가 아레강을 만날 때까지 끊기지 않고 쭈욱 이어져 있다보니, 건물의 하단부가 상당히 육중한 느낌이 있고 그만큼 시내의 풍경도 무게감이 있다. 나는 그런 풍경이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고 느꼈는데, 나중에 부모님 말씀을 들어보니 베른에 대한 인상이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으셨다고 한다. 아마 여기에는 우중충한 날씨와 그린델발트로 돌아가는 길에 있었던 사소한 사건도 한몫 거들었을 것이다. 문구점(Papeterie)과 기념품샵, 초콜릿 가게를 드나들며 아케이드를 구경하는 사이 아레 강 자락에 도착했다. 베른의 구시가지는 안동의 하회마을처럼 아레 강에 의해 완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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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 / 라우터브룬넨(Lauterbrunnen), 요란한 물줄기들 틈에서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9. 29. 23:14
라우터브루넨으로 들를 만한 장소를 두 군데 정도 점찍어 두었다. 슈타우바흐(Staubbach) 폭포와 트뤼멜바흐(Trümmelbach) 폭포가 그것인데, 전자는 역에서 가까운 대신 폭포의 규모는 조금 작고 후자는 역에서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대신 북(Trommel)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규모가 꽤 있다. 욕심이 많은 나는 트뤼멜바흐 폭포가 끌렸지만, 융프라우요흐를 다녀온 뒤인 만큼 느긋하게 여행하자는 동생의 의견으로 기울었고, 역으로부터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슈타우바흐 폭포 정도를 둘러보며 카페라도 들르기로 했다. 라우터브루넨의 시내는 그린델발트의 시내보다 작았지만, 시계의 나라답게 시계점은 어딜 가나 눈에 띈다. (맥가이버 칼 전문점(Vitorinox)도 역시 어딜 가나 눈에 띈다.) 하필 스위스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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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 / 바흐알프 호수까지(Bachalpsee, Grindelwald)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9. 18. 00:51
야트막한 언덕을 오른쪽으로 돌자마자 거짓말처럼 자그마한 호수가 나타난다. 계속 완만한 경사면을 오르기 때문에 호수가 과연 자리잡을 수 있을까 싶었던 지형에 호수는 자리하고 있었다. 바흐알프 호수(Bachalpsee). 이 호수는 마치 욕심꾸러기인 양 '호수, 바다'라는 의미의 말을 두 개(Bach, See)씩이나 이름 속에 담고 있다. 이 호수는 반(半)자연적인 제방에 막혀 봉우리 위 움푹한 지형물을 터삼아 맑은 물을 한 가득 담고 있다. 또한 완전히 자연적인 제방에 의해 아우와 형님처럼 큰 호수와 작은 호수가 나뉘어 한 쌍의 경관을 이룬다.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느긋하게 걷고, 그 중 일부는 파울호른을 향해 능선을 따라 길을 오른다. 유럽 사람들의 일광욕 사랑은 익히 알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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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 / 피르스트로부터(First, Grindelwald)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9. 14. 23:07
우리가 묵은 숙소의 경우 피르스트로의 접근성이 최고였음은 두 말할 게 없다. 리셉션의 직원은 숙소 일대의 트레킹코스를 추천해주면서, 피르스트와 함께 발트슈피츠(Waldspitz)의 숲길을 함께 권해 주었다. 우리는 숙소에 짐을 푼 뒤, 채 20분이 안 되는 시간 안에 피르스트 종착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 하절기 피르스트 정상에서 그린델발트로 내려가는 마지막 곤돌라 시각이 6시 반에 있다는 것부터 확인하고!! 우리가 머물렀던 스위스 대부분의 지역은 완벽히 독일 문화권이었다고 무방할 것 같다. 스위스에 오기 전까지 독일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를 섞어 쓰는 문화란 어떤 문화일까 궁금증이 많았는데, 도가니(meltingpot)처럼 완벽히 혼종적인 문화라기보다 샐러드보울(Saladbowl)처럼 권역에 따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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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 / 프랑크푸르트를 거쳐(From Frankfurt a.M to Grindelwald)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9. 14. 00:36
우리는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취리히로 들어가는 비행편을 구했다. 보통은 유럽여행을 가서 스위스 한 곳에 다 투자하는 경우도 드문 것 같고, 독일을 경유해 스위스로 입국하는 경우도 그리 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우선 길지 않은 일정에 2개 이상의 나라를 둘러보기는 어려울 거라 생각해서 스위스 한 곳만 둘러보기로 했고, 일단 그렇게 결정이 되자 합리적인 가격에 티켓을 찾다보니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는 표를 구하게 되었다. 반면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프랑스를 둘러본 뒤 스위스로 들어오는 경우가 꽤 많은 듯하다. 여하간 프랑크푸르트는 경유지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었고 단지 하루 숙박을 하는 곳이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취리히까지 거리가 멀지 않아 차라리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취리히까지 열차로 이동하는 방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