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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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 / 세상 바깥이라면 어디든(N'importe où, hors du monde)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9. 21. 01:27
전날 피르스트로 향하기 위해 그린델발트 역을 거쳐갈 때에 역 매표소에서 융프라우 VIP 패스를 미리 사두었다. 그린델발트에서 4일간 머무르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3일권을 사야 할지 4일권을 사야할지 고민하다 동생과 얘기를 해보고 아무래도 3일권을 사기로 했다. 3일권과 4일권의 가격차가 엄청 컸기 때문. 문제는 티켓의 유효기간이 일단 개시되면 연속해서 3일을 써야 한다는 점이었는데, 일기예보(Meteo)에 따르면 해당기간에 하루이틀 비가 온다고 했기 때문에 3일권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지 좀 의문이었다. 비가 와서 꼼짝달싹 못하고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굳이 VIP 패스를 사는 효용이 없으니 말이다. 이 3일 중 여행 둘째날은 이른 새벽녘까지 비가 온 뒤 아침이 되면 개인다고 되어 있어서, 일단은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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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 / 바흐알프 호수까지(Bachalpsee, Grindelwald)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9. 18. 00:51
야트막한 언덕을 오른쪽으로 돌자마자 거짓말처럼 자그마한 호수가 나타난다. 계속 완만한 경사면을 오르기 때문에 호수가 과연 자리잡을 수 있을까 싶었던 지형에 호수는 자리하고 있었다. 바흐알프 호수(Bachalpsee). 이 호수는 마치 욕심꾸러기인 양 '호수, 바다'라는 의미의 말을 두 개(Bach, See)씩이나 이름 속에 담고 있다. 이 호수는 반(半)자연적인 제방에 막혀 봉우리 위 움푹한 지형물을 터삼아 맑은 물을 한 가득 담고 있다. 또한 완전히 자연적인 제방에 의해 아우와 형님처럼 큰 호수와 작은 호수가 나뉘어 한 쌍의 경관을 이룬다. 적지 않은 관광객들이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느긋하게 걷고, 그 중 일부는 파울호른을 향해 능선을 따라 길을 오른다. 유럽 사람들의 일광욕 사랑은 익히 알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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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 / 피르스트로부터(First, Grindelwald)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9. 14. 23:07
우리가 묵은 숙소의 경우 피르스트로의 접근성이 최고였음은 두 말할 게 없다. 리셉션의 직원은 숙소 일대의 트레킹코스를 추천해주면서, 피르스트와 함께 발트슈피츠(Waldspitz)의 숲길을 함께 권해 주었다. 우리는 숙소에 짐을 푼 뒤, 채 20분이 안 되는 시간 안에 피르스트 종착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 하절기 피르스트 정상에서 그린델발트로 내려가는 마지막 곤돌라 시각이 6시 반에 있다는 것부터 확인하고!! 우리가 머물렀던 스위스 대부분의 지역은 완벽히 독일 문화권이었다고 무방할 것 같다. 스위스에 오기 전까지 독일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를 섞어 쓰는 문화란 어떤 문화일까 궁금증이 많았는데, 도가니(meltingpot)처럼 완벽히 혼종적인 문화라기보다 샐러드보울(Saladbowl)처럼 권역에 따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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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 / 프랑크푸르트를 거쳐(From Frankfurt a.M to Grindelwald)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9. 14. 00:36
우리는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취리히로 들어가는 비행편을 구했다. 보통은 유럽여행을 가서 스위스 한 곳에 다 투자하는 경우도 드문 것 같고, 독일을 경유해 스위스로 입국하는 경우도 그리 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우선 길지 않은 일정에 2개 이상의 나라를 둘러보기는 어려울 거라 생각해서 스위스 한 곳만 둘러보기로 했고, 일단 그렇게 결정이 되자 합리적인 가격에 티켓을 찾다보니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는 표를 구하게 되었다. 반면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프랑스를 둘러본 뒤 스위스로 들어오는 경우가 꽤 많은 듯하다. 여하간 프랑크푸르트는 경유지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었고 단지 하루 숙박을 하는 곳이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취리히까지 거리가 멀지 않아 차라리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취리히까지 열차로 이동하는 방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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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추구한 것과 잃은 것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9. 12. 00:01
먼저 잃어버린 것부터 : 프랑크푸트르 암마인 공항에서 커피를 마시겠다고 네스프레소 머신에 넣은 뒤 새까맣게 잊어버린 신용카드 한 장, 똑같이 프랑크푸르트 암마인 공항에서 다음날 먹을 빵을 계산하면서 무의식 중 진열대 위에 올려놓은 생수병 2개,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취리히 공항에서 점심 먹던 테이블에 놓고 온 10년된 DSLR 카메라, 그리고 공항버스에 두고 내릴 뻔한 갈색 가방까지. (이중에 카메라는 다행스럽게 분실물 접수가 되어서 비싼 국제우편료를 지불하고 찾아냈다.. 이걸 찾아내겠다고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스위스 사방팔방에 국제전화하느라 난리도 아니었음) 그리고 추구한 것은..(또는 얻은 것!!) : 정신적인 대부분의 것들(?); 심신의 안정, 좋은 경치 감상, 좋은 추억 등등, 일부 다문화적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