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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s, DELF B2주제 있는 글/Second Tongue 2021. 4. 9. 18:01
지난 3월에 봤던 DELF B2의 결과가 나왔다. 작년 5월에 치른 시험에서 듣기에 eliminé가 뜬 뒤로 여세를 몰아 9월에 한 번 더 시험을 보려고 했지만, 코로나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연기도 아닌 시험 취소 결정이 났다. 11월 시험을 응시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시간을 어영부영 흘려보내고 나니 이대로 프랑스어 시험을 못 보나 보다 싶었다. 그리고 연초에 잠시 생각을 해보다가 단지 공부했던 게 아깝다는 생각에서 1년여 지난 시점에 한 번 더 시험에 응시해보기로 했다.
어쨌든 듣기만 보완하면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듣기에 최대한 집중을 했었고, 합격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 다만 관심이 있었던 건 점수의 내용이었는데, 합격자 평균이 60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평균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점수를 받았을까 궁금했다. 내심 지난 번 시험보다 총점 자체가 오르지 않겠나 하는 기대도 있었다. (DELF 시험의 경우 일단 Admis를 받고 나면 총점을 높이기 위해 같은 레벨을 두 번 응시할 수 없다. 때문에 높은 점수로 어필해야 할 필요가 있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Admis가 나오더라도 더러 시험결과를 무효처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듣기에 집중했다고는 해도 나머지 세 영역에 대한 준비도 나름 했었는데, 총점 면에서는 오히려 저번 시험보다 나쁘니 정말 간당간당하게 시험을 통과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말하기 영역의 점수가 조금 쇼킹했는데 저번 시험과 비교해서 이 정도로 형편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이번 말하기 시험에서 내가 골랐던 주제는 병가(arrêt maladie) 사용 이었는데, 병가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 개인 성과에 영향을 미칠까봐 병가를 아끼는 상황에 대한 토론이었다. 나는 회사에서 병가 사용을 더 보장해줘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당연히도 채점관은 내 입장에 맞서 병가를 악용하는 사례를 들면서 계속 반박을 했다.
뽑았던 두 개의 주제 가운데 다른 하나는 무엇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데(말하기 시험은 두 개의 지문을 무작위로 뽑은 뒤 본인 마음에 드는 주제를 둘 중에 하나 고를 수 있다), 다른 한 주제가 언뜻 더 쉬워보이기는 했지만 이야기할 거리가 병가 쪽이 더 많을 것이라 판단했던 걸로 기억한다. 어쨌든 지난 시험에서 직장내 자유복장을 주제로 했던 것과 비교해도 무난한 주제였다. 다만 지금까지 봤던 네 번의 델프 말하기 시험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또는 교포) 채점관을 만났는데 내 입장을 반박하는 압박의 정도가 더 컸다. 어디까지 짐작이기는 하지만 프랑스인 채점관과 한국인 채점관 사이에 평가기준이 좀 다른 게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나머지 세 영역(듣기, 읽기, 쓰기)에 비해 주관적인 영역이 개입하기 쉬운 영역이기도 하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고 결과는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나~.~ 그나저나 듣기는 꽤 귀가 트였다고 생각했는데도 여전히 형편 없는 점수다. 여튼 B2 성적이 꽤 괜찮으면 C 레벨도 조금씩 공부해볼까 했지만 우선은 이 정도 결과로 만족!!
résultat: [mai 2020 → mars 2021]
청취: 4.5 → 8 (3.5▲ ^-^;;)
독해: 19.5 → 17 (2.5▼)
작문: 13 → 18 (5▲)
구술: 17.5 → 9 (8.5▼ 'a';;)
총점: 54.5 → 52 (2.5▼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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