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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액션,스릴러/니콜라스 윈딩 레픈/드라이버(라이언 고슬링), 아이린(캐리 멀리건)/100>
포스터를 넣고 보니 왼쪽 아래 한글인가??
모처럼 스릴감 넘치는 영화를 봤다!! 시험이 끝나고 건물을 나서니, 오늘 아침까지도 예보에 없던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역시 기상청 예보를 믿는 게 아니었는데..하면서 걸음을 재촉하는 수밖에=_= 원래는 비 예보가 없었으니 비가 점점 가늘어지겠거니 했건만, <드라이브>를 보고 영화관을 나설 때는 빗줄기가 더 굵어져 있었다;; 편의점에서 우산을 살까 고민하다가 그 동안 편의점에서 산 우산들을 떠올리고는 그냥 비를 맞고 다니기로 했다. 아마 이 비가 지나고 나면 한동안 도시를 뒤덮었던 먼지도 씻겨가겠지.
영화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를 찾아보니 이 영화는 벌써 5년 전, 그러니까 2011년에 제작된 영화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처럼 화려한 액션씬보다는 적막한 긴장감으로 주의를 집중시키는 영화였다. 영화의 도입부와 종반부에 비트감 있는 음악이 삽입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영화 내내 음향 효과는 절제된다. 경우에 따라 긴박한 순간에 슬로우모션이 쓰이기도 한다. 게다가 좀처럼 표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라이언 고슬링과 피도 눈물도 없는 갱단들, 그들간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쩔 줄 모르는 한 여인에 이르기까지. 차분함의 이면에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팽팽한 공기가 영화 전반을 지배한다.
영화 내내 라이딩 점퍼에 이쑤시개를 입에 물고 다니는 라이언 고슬링을 보고 있자니, 영웅본색에서 성냥을 물고 트렌치 코트를 휘날리고 다니던 왕년의 주윤발이 연상됐다. 겉멋이라고 하더라도 꽤 폼이 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배우는 배우군 싶었다;; 여튼 배우도 멋있고 내용도 멋있고 만족스러웠다.
한 남자의 순정(純情)을 둘러싼 범죄영화이니 만큼 굳이 선악을 염두에 두고 볼 필요는 없겠지만, 드라이버(라이언 고슬링)와 아이린(캐리 멀리건)의 사랑이 최종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그녀에게 최선(最善)을 다하기 위해 그가 택한 수단은 악(惡)이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위해 무모하게 헌신하는 스토리의 영화가 어디 한둘이랴마는..
나는 영화에서 운전하는 사람의 옆모습을 비추는 장면을 좋아하는데, 영화가 <드라이브>인 만큼 그런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더군다나 장르가 액션/스릴러라 운전석 차창 너머로 갑자기 어떠한 사건이 터지는 것은 아닌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다.
또 한 가지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 공중에서 촬영된 LA의 밤풍경들이다.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춘 건물들 틈으로 존재를 과시하는 오렌지빛 가로등, 그 빛을 받아 표면 위로 떠오른 바둑판꼴의 아스팔트 도로들. 어둠과 밝음의 불명확한 경계는 마치 선악이 공존하는 영화의 스토리와 닮아 있다고 느꼈다.
여튼 한동안 정적인 영화들만 찾아 보다가, 스릴감 있는 영화를 보니 꽤 기분전환이 됐다ㅎㅎ 그나저나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가 퍽 쌀쌀해졌다. 여름비랑 다르게 한기가 스멀스멀~(아직까지도 비가 멈추지 않고 있다ㅠ) 가볍게 겉옷을 챙기긴 했지만, 좀 더 따듯하게 입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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