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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일의 일기: 조깅Vᵉ arrondissement de Paris/Février 2022. 2. 5. 21:57
# 오늘 대부분의 시간은 카페와 도서관에서 보냈다. 오늘은 파리에 도착한 이후로 가장 맑은 날씨다. 가을이 지나면 대체로 하늘이 쳥명한 한국과 달리, 이곳은 겨울 내내 날씨가 흐리다. 그러다가 오늘처럼 드물게 맑게 개인 하늘이 나타나면,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든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닌지, 학교에 학생들도 정원의 볕이 드는 쪽에 앉아 모처럼만의 햇빛을 반기며 와글와글 떠든다. 이런 날씨에 실내에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지만, 오늘은 선뜻 외출을 하고 싶지 않아서 오전 오후 내내 책을 읽거나 논문을 읽었다.
# 오후 네 시가 조금 안 되어 도서관을 나와 기숙사에서 가벼운 옷차림—반바지에 검정색 긴 상의—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이어서 뤽상부르 공원으로 향했다. 조깅을 하기 위해서였다. 파리의 공원은 어디를 가도 조깅하는 사람이 많다. 해가 떨어지고 나면 추울 것 같아서 해가 지기 전에 뤽상부르 공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주말에 뤽상부르 공원을 와보기는 처음이어서 많은 인파에 깜짝 놀랐다. 그래도 인파를 뚫고 조깅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달리는 사람들을 따라 뤽상부르 공원의 가장자리로 달리기 시작했다.
파리에 도착한 뒤로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더니, 그저께부터는 몸이 배기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한 게 조깅이다. 하지만 뤽상부르 공원을 두 바퀴 돌자 벌써 힘이 들었다. 3.8km를 뛰는 데 20분이 걸렸다. 오랜만에 운동했다고 허벅지 앞쪽이 벌써부터 당긴다. 오늘 날씨가 10도까지 올라갔다고 해도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나서기에는 추운 날씨였지만, 그래도 운동을 하고 나니 개운하다. 가급적 평일에 가서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나가야 할 것 같다.
# 샤워를 한 다음 다시 도서관으로 가, 문을 닫는 7시경까지 있다가 나왔다. 그리고 무프타흐 시장에서 몇 가지 장을 봤다. 빵가게에서 바게트도 사고 슈퍼마켓에서 크림치즈와 누텔라, 우유도 좀 샀다. 바게트가 하나에 1.15 유로고, 조금 가격이 나가는 과자 하나를 산 것을 빼면 장바구니 가격이 만 원 선에서 끝난다. 대충 파스타는 몇 번 요리해서 먹었는데, 재료를 사서 한국 요리를 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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