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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의 일기: 파사주(passage)Vᵉ arrondissement de Paris/Février 2022. 2. 9. 21:24
# 어제는 밤 아홉 시도 되기 전에 잠이 들어서 다음날이 되어 눈이 떴다. 노곤노곤하게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아침에는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오후에 있을 수업을 위해 지난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했다. 그 동안 카페 아니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처음 카페테리아에서 공부를 하는데 좋은 것 같다. 자판기 커피도 가까워 음료를 마시기도 좋고 화장실도 가까워 편리하다.
# 3주 전쯤 신청한 은행계좌가 도착할 때가 된 것 같은데 도무지 도착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메일을 보냈다. 곧바로 회신이 와서 놀랐는데 열어보니 자동회신이었다. 담당자가 다음주까지 부재중이라는 안내 메일이었던 것. 속으로 부글부글하는 게 느껴졌다. 계좌 개설은 은행 이용의 첫 단춘데 왜 이렇게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보면 어떻게 ‘방카슈랑스’처럼 다른 나라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금융업무를 어떻게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 오후에는 게임 이론 수업이 있었다. 더 정확히는 의사결정에 관한 모든 이론을 다루는 수업이다. 수요일 수업은 모두 파리대학에서 열리기 때문에 생제르망으로 이동해야 한다. 오늘 수업은 이전 학기에 들어서 익숙하기도 한 전망 이론에 관한 수업이 이루어졌다. 일부 생소한 개념들이 추가적으로 다뤄졌다. 다만 언어 적응이 걱정인데, 유럽이다보니 기본적으로 영국식 영어가 많이 쓰이는 건 물론이거니와 프랑스, 인도 억양의 영어까지 접해야 해서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어쩌다 미국식 영어를 접해도 잠깐일 뿐이어서 요새는 바벨탑 안에서 사는 기분마저 든다.
# 수업이 끝난 후에는 잠시 도핀 골목을 둘러보았다가, 96번 버스를 타고 휭하니 헤퓌블리크 광장(Place de la République)인근까지 나갔다가, 91번 버스를 타고 아우슈터리츠 다리를 건너 팡테옹으로 되돌아 왔다. 원래는 백팩(sac-à-dos)을 하나 사려고 마레지구 근처로 나간 건데, 시간도 부족하고 예산 안에서 사기도 어려울 것 같아 어물저물 시간을 흘려보내기보다는 기숙사에 돌아와 쉬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덮밥을 하나 사왔다. 이 가게는 두 번째로 들르는데 아마 마그렙 지역에서 오신 듯한 가게 아저씨와 처음으로 말을 텄다. 여기서는 마그렙 이민자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심하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불편함을 겪은 적이 없다. 같은 주변인이어서 그런지 오히려 친절하다.
# 저녁에는 대체로 오후 수업에 주어졌던 과제를 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요새는 맑은 날도 자주 보이고 특히나 날씨가 푹해졌다. 원래는 이보다 추운 날씨가 더 이어져야 한다고 들었는데, 이런 날씨가 계속될지 모르겠다. 온도는 내려가도 좋으니 날씨가 흐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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