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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안동여행/2023 봄비 안동 2023. 5. 10. 20:44
안동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내내 비가 내렸다. 터널 하나를 통과하면 빗줄기가 약해졌다가, 다른 터널을 통과하면 빗줄기가 굵어지곤 했다. 터널 하나를 지나면서 과연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다가도, 다음 터널을 지나면 아무래도 이번 여행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번갈아 들곤 했다.
국내에서도 아직 가보지 않은 지역이 많기 때문에 한번 간 적이 있는 여행지는 잘 가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안동을 다시 찾게 된 건 그냥 이전의 기억이 좋았기 때문이라고밖에는 달리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20년도 장마철 5일간 머무르면서 들렀던 카페, 보았던 풍경들이 모두 좋았다. 빗길을 운전하면서도 날씨와 상관 없이 안동에 잘 쉬었다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바로 그 때문인지 모르겠다.
최근 경상남도 지역에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부산에서 진주에 이르는 지역을 돌아다니는 일정이었는데, 그 일정이란 것이 너무 짧아서 그마저도 운전을 하고 있다보면 내가 바다에 와 있다는 현실감각이 없었다. 출장을 다니며 운전에 이골이 난 것도 있었지만, 나만의 휴식을 취하기 위해 한 번 더 운전을 해보기로 했다.
지난 번 안동 여행에서 안동의 유명한 관광명소를 얼추 둘러 본 데다, 이번에는 운전을 해서 왔기 때문에 안동을 베이스로 안동에서 조금 벗어난 지역들을 둘러보자고 생각했다. 그 중의 한 곳이 군위의 한 수목원이었는데 이곳은 궂은 날씨 때문에 최종적으로 계획을 접었다. 대신 지난 7번 국도 여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었던 울진의 월송정을 한 번 더 들렀고, 묵었던 숙소에서는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1박이라는 턱없이 짧은 일정이었지만 시간의 밀도는 높았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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