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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 / 서울 출발여행/2016 늦가을 부산 2016. 11. 22. 00:05
서울은 겨울이 다가오려나보다 싶은 날씨였는데, 부산은 겨울이 이제 끝나려나보다 싶은 날씨다. 늦은 밤인데도 서울의 낮만큼 푹하다.
부산까지 오는 데 꼬박 5시간이 걸렸다. 부산은 KTX가 아니면 올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무궁화호를 탔다. 책 한 권을 챙겨온 덕분에 생각보다 시간은 잘 흘러갔다. 부산으로 가는 동안 조르주 심농의 단편선을 절반 넘게 읽었다. 오랜만의 추리 소설이라 그런지 재미있게 읽혔다.
서울역에서는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의원과 당원들이 나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었다. 좀 더 가니, 서명 운동과 관련한 시비가 붙어서 한 중년 여성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다투고 있었다. 커피와 빵을 사들고 오니 열차 출발 시각 전까진 딱 10분이 남아 있었다. 해프닝을 뒤로 하고 서둘러 승강장으로 향했다.
서울역에서 열차를 타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다. 25분이 되자 열차가 서서히 미끄러져 갔다. 곧이어 한강철교를 지나 노량진으로 접어들었다.
부산은 이번이 다섯 번째 방문이다. 3년간 대전에 지내면서 매해 부산을 방문했었다. 서울에서 부산에 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전에서 두 배만큼 멀어지면서 여행 갈 엄두가 안 나기도 했지만, 비는 시간이 항상 있는 게 아니니 짬을 이용해 부산에 다녀오기로 했다.
사실 이번 여행에 딱히 목적이라 할 것도 없다. 숙소도 전날 예약하고 교통편도 전날 잠들기 전에 예매했다. 따지고 보면 여행에 목적이라 할 게 무엇이 있겠냐마는, 이번 여행은 어쩐지 내게 사치라는 생각이 들어서 비용도 시간도 아낄 생각으로, 원래는 잘 찾지 않는 게스트하우스에 숙소를 잡았다. (게스트하우스를 쓰면 짐을 보관하는 게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 숙소에 나 한 명뿐이어서 게스트하우스 한 층을 나 혼자 통째로 쓰게 되었다.
내가 잡은 숙소는 중앙동의 40계단 길에 위치한 곳이었다. 예전에 한 번 지나친 적이 있는 곳이지만, 밤에 오니 이렇게 으슥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부산역에 도착한 시각이 8시 10분 전쯤이었고, 숙소에 도착한 시각이 8시 반쯤이었기 때문에 숙소주인을 만나 대충 숙소 이용방법 확인한 뒤에는 곧장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먹는 걸 그리 가리는 편이 아니라서 (더 정확히는 먹는 거에 큰 의미를 안 두는 편이라서) 사람들이 부산에 오면 꼭 먹는다는 요리도 굳이 찾아다니면서 먹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하는 시각에 도착한다는 점을 감안해서, 미리 저녁을 해결할 만한 곳을 대충 검색해두었다. 나는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국제시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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