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클라베(Conclave)일상/film 2025. 4. 27. 11:49
콘클라베/드라마, 미스터리/에드바르트 베르거/로렌스(레이프 파인즈)/120 오디션 프로그램의 추기경 버전(?)이 있다기에 친구와 함께 보러 간 영화 <콘클라베>. 보러가기로 하고 벌써 몇 주째 두 번을 미룬 영화였다. 출연정보에 레이프 파인즈가 있어 실망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종교라는 주제가 워낙 협소해서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초반부에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깜박 졸기는 했지만, 그 잠깐을 놓쳤어도 전체적으로 재밌게 봤다. 특히 같이 간 친구가 정말 재밌게 본 듯했다. 4월 중순으로 넘어가는 초순 하루 안에 사계절이 다 들어가 있던 이날은, 영화관을 나와 따뜻한 옹심이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개인적으로 콘클라베 개최를 선언하는 로렌스 추기경이 ‘확신의 위험성’에 대해 웅변하는 장면도 좋았지만, 마지막 로렌스 추기경과 베니테스 추기경 둘만 남은 자리에서 베니테스 추기경이 “I am what God made me”라고 말하는 부분 역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우리말 자막으로는 꽤 의역이 된 듯하지만, 의심 없는 확신만 있는 세계에서라면 ‘믿음’이라는 것 역시 있을 수 없다는 인식과, 자신의 존재 자체가 그런 확실성과 불확실성 사이에 놓인 피조물임을 되새기는 베니테스의 말은 요즘 한국사회—또는 전 세계—에 큰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끝]
The Australian The one sin I have come to fear more than any other is certainty. Certainty is the great enemy of unity. Certainty is the deadly enemy of tolerance. Even Christ was not certain at the end. "My God, my God, why have you forsaken me?" he cried out in his agony at the ninth hour on the cross. Our faith is a living thing precisely because it walks hand-in-hand with doubt. If there was only certainty and no doubt, there would be no mystery. And therefore, no need for faith. Let us pray that God will grant us a Pope who doubts. And let him grant us a Pope who sins and asks for forgiveness and who carries on.
Los Angeles Times '일상 >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구의 것도 아닌 살, 삶 (0) 2025.02.24 사랑, 그 무디고 가녀린 (6) 2025.02.05 고통은 차차 시간에 씻겨갈 것이고 (0) 2025.02.02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 like These) (0) 2025.01.11 미망 (0) 2024.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