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 9 / 바라 이맘바라(Bara Imambara)여행/2017 북인도 2017. 4. 1. 01:43
델리와 바라나시를 제외하고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역의 북서방면으로 모든 볼거리가 밀집해 있어서 하루면 충분히 다 둘러볼 수 있다
왼편으로 보이는 것이 아시피 마스지드(Asifi Masjid)라고 하는 이슬람 사원이다
바라 이맘바라, 쵸타 이맘바라 일대를 둘러보는데는 500루피가 든다. 현지인이 비싸야 50루피에 경내를 둘러본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싼 금액이다. 어찌 됐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우리는 입장료를 지불하고 바라 이맘바라에 들어갔다. 기대했던 것보다 아름다운 곳이었다.
아시피 마스지드의 미나렛
바라 이맘바라(Bara Imambara)에서 BARA는 '크다', IMAMBARA는 '시아파 이슬람사원'을 의미한다고 한다
바라 이맘바라의 입구
1785년부터 축조되기 시작한 이 건물은 러크나우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건물이다
당시 대기근이 닥쳐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시작한 축조 프로젝트라는데, 오늘날로 보면 뉴딜 정책과 비슷한 셈이다
아시피 마스지드
그곳에서 나는 라훌이라는 인도인과 만났다. 경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어야 했는데, 신발을 보관하는 장소에서 젊은 인도 청년이 대뜸 나한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동양인이 인도에 왔다는 게 신기한 모양이었다. 먼저 자기 이름을 소개한다. 나도 내 소개를 했고 자연스레 함께 사원을 걸어다니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라훌은 원래 인도 남부 지역에 사는데 시험을 치기 위해 러크나우로 왔다고 했다. 전공이 경영학인 점은 나와 똑같았다. 상당히 예의바르고 착해보이는 친구였다. 나는 라훌과의 짧은 대화를 마치고 일행에게 돌아갔다.
러크나우는 방문을 권할 만한 도시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관광지로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아서인지 외국인의 발길이 거의 없었다. 쵸타 이맘바라를 제외하고는 외국인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때문에 사람들이 우리 일행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 어느 때보다 따가웠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다가오는 사람들 또한 어느 도시들보다 많았다. 조금 걸을라치면 어디서 불쑥 튀어나와 같이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것이다.
바라 이맘바라의 내부
경내의 1층은 라훌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구경했는데, 내부에 놓여진 여러가지 물건들이 무슨 용도에 쓰이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바깥 날씨는 엄청 더운데 신발을 벗고 내부에 들어서니 과장을 보태서 발이 시릴 정도로 차가웠다
유리등이 참 많았다
지우펀에서 봤던 홍등과 비슷하게 생겼다
색색의 유리조명들
우리는 바라 이맘바라의 2층 이상으로 올라가고 싶었는데, 그러자면 가이드가 필요했다. 우리 일행은 러크나우까지 온김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속는 셈 치고 가이드를 대동하기로 했다. 마침 200루피를 제안하며 다가온 가이드 아저씨가 있었다. 문제는 우리 일행 모두 현금이 거의 바닥난 상태였다는 것이다. 지갑을 탈탈 털고 나니 나만이 유일하게 150루피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흥정을 해서 150루피에 가이드를 고용하기로 했다. 바라 이맘바라의 윗층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이드를 대동해야 한다니.. 뻔한 상술이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가서는 왜 가이드를 대동해야 하는지 수긍이 되었다. 그만큼 복도가 복잡해서 길을 잃기가 쉽다.
아마 이것이 킹 조지 의과대학의 부속 건물일 거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쵸타 이맘바라
뒤이어 방문할 곳이다
그나저나 인도도 미세먼지가 심하다
윗층으로 올라가는 초입인 45계단을 지나면, 여기 표현으로 "미로"가 나타난다. 길이 복잡해서 관광객들이 원하는 위치를 찾아가기가 어렵다. 가이드가 중간에 우리를 어느 복도에 세워두더니 한참 길다란 복도의 끝에서 사라진다. 그런데 어디선가 헬로, 헬로하는 소리가 들렸다. 비밀의 방에서 바실리스크가 해리포터에게 속삭이는 듯한 울림이었다. 나와 X, Y는 어안이 벙벙해서 무슨 소리인지 듣고 있다가, 가이드가 사라진 곳까지 걸어갔다. 그러자 몸을 숨겼던 가이드가 짜잔 나타난다. 알고보니 작은 울림도 멀리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복도가 설계되었다. 적이 침입했을 때 먼 거리에서도 아군끼리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엄청 신기했다.
한편 가이드는 델리와 아그라 바라나시로 이어지는 지하통로라면서 어느 입구를 가리켰는데, 그것이 진짜인지 꾸며낸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다. 정말 지하통로가 있다고 하면 어마어마한 거리이다;;
입구 너머로 보이는 흰색 석조 건물은 틸레이 왈리 마스지드(Teelay Wali Masjid)라 불리우는 또 다른 이슬람 사원이다
이슬람 사원은 이미 많이 둘러보았기 때문에 방문은 생략했다
바라 이맘바라의 내부
저 멀리 보이는 시계탑은 러크나우의 또 다른 상징물이다
내가 아는 바로 런던의 빅벤 시계탑 다음으로 큰 시계탑이라 한다
이맘바라의 옥상으로 올라가자 러크나우의 전경이 들어왔다. 가이드는 메디컬 센터, 쵸타 이맘바라 등 러크나우의 주요 명소들을 동서남북 방면으로 설명해주었다. 전망이 생각보다 멋있었던지라, 한참 여기저기서 카메라 렌즈를 들이댔다.
가이드 입장에서도 우리만 손님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낸 후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가이드는 내려가면서 세 개의 보기를 내며 어디가 옳은 길인지 우리에게 맞춰보라고 했다. 맞춘 경우도 있고 틀린 경우도 있었는데, 꽤 헷갈렸다. 말 그대로 미로 같은 곳이었다;; 바라 이맘바라 관광을 이 정도로 마치고 우리는 마실 것을 마시기 위해 시계탑 방면으로 향했다.
아시피 마스지드 너머로 오른편에 보이는 건물은 루미 다르자와(Rumi Darzawa)라고 하는 게이트다
우리나라로 치면 숭례문이나 흥인지문 쯤 되려나
이 방면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건물의 뒷면이 마치 이빨달린 상어의 입처럼 거대한 대문 형상을 하고 있다
'여행 > 2017 북인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9 / 러크나우의 번화가(Mahatma Gandhi Marg., Luck! Now!) (0) 2017.04.12 DAY 9 / 쵸타 이맘바라(Chota Imambara) (2) 2017.04.05 DAY 9 / 세포이 항쟁의 도시 러크나우(Lucknow, Capital City of Uttar Pradesh) (0) 2017.03.29 DAY 8 / 만찬(The Last Dinner) (0) 2017.03.26 DAY 8 / 황금사원과 강가(Kashi Vishwanath Temple & Ganges River) (0) 2017.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