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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생각을 좀먹다주제 없는 글/Miscellaneous 2017. 4. 18. 23:22
하루는 모든 인풋을 멈추어 보았다
즐겨듣는 mp3 음악감상,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공부, 운동, 독서, 모두 다 내키지 않는 하루였다
입시, 스펙쌓기, 군복무, 이제는 취업단계다
그간 나름대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왔다
다음으로 내게 인풋될 명령어는 무엇일까
결혼? 승진? 노후대비?
뭐 하나씩 스테이지를 완파해가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그런데 왜 이리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은 느낌일까
발가락이 꽉 껴서 아프다
100km 행군을 하고나서 왼발 넷째 발가락의 발톱이 기이하게 휘어져 버렸는데 되돌아오질 않는다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발톱을 깎을 때마다 일그러진 발톱을 되돌리고 싶은 묘한 기분이 들곤 한다
내게 주어질 다음 명령어는 무엇일까
내 삶이 그 발톱처럼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생각은 한낱 기우일까
이내 자아성찰하는 것마저 귀찮아졌다
생각 자체의 스위치를 잠시 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