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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캐피톨 힐(Capitol Hill, Seattle)여행/2015 미국 북서부 2016. 7. 6. 00:17
09:00 AM Pike Place Market
12:00 PM Capitol Hill
03:00 PM Washington University
05:30 PM Seattle Center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의 어느 테라스에서, 싱그러운 아침의 엘리엇 만, 고가도로를 가로지르는 트레일러>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의 어느 테라스에서, 워터프론트의 대관람차와 멀리 컨테이너 크레인의 대열>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의 어느 테라스에서, 간판 너머로 오래된 건물과 새로 지어진 건물의 조화>
<프로슈키 프로슈키, 스타벅스 1호점과 불과 몇 점포 거리를 두고 있는데 스타벅스 1호점과 마찬가지로 시간을 불문하고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09:00 AM Pike Place Market
원래는 오전 일정으로 곧장 Capitol Hill에 갈 생각이었지만, 어차피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Pike Place Market에 들렀다. 어제는 일요일이라 장이 늦은 시간에 섰지만, 오늘은 월요일이었기 때문에 이른 시간인데도 상가 안에 있는 매장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점포들이 문을 열었다. 시장의 사이사이를 가로지르는 통로를 빠져나오니 엘리엇 만이 보이는 야외 테라스로 연결되었다. 멀리 대관람차와 빌딩숲, 그 너머로 야구장까지 한눈에 시원하게 들어왔다.
다시 시장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 오고 나니 나와 동생 모두 허기를 느꼈다. 바깥에서 보기만 했던 Piroshky Piroshky에 들어가 햄과 치즈, 시금치가 들어간 빵을 하나씩 사들고 나왔다. 햄이 문제인 건지 아침식사로 산 빵 치고는 너무 느끼해서, Pine Street으로 돌아나오는 길에 청과물 가게에서 오렌지를 샀다. 미국 음식은 느끼한 데다 사이즈까지 크다보니 금방 질린다.
<다시 시내로, 캐피톨 힐로 가는 데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시내에서, 겨울 시애틀은 '비'가 기본이다, 늘 어느 정도 젖어 있는 거리와 착 가라앉은 도시의 분위기는 가끔 시간감각에 무뎌지게 한다>
10:30 AM Volunteer Park
Capitol Hill은 시애틀에 오기 전부터 꼭 한 번 들르고 싶은 곳이었다. 지명 그대로 시애틀의 '언덕'에 자리한 주택지구이자 힙한 젊은이들의 거리인데, 처음에는 걸어다니며 구경할 생각만 했지, 공원을 산책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여행지에 오기 전 책을 읽으면서 갈만한 곳을 체크하기는 했지만, 현지인이 알려주는 정보는 또 다를 것 같아서, 여행 둘째날 로비에서 카운터를 지키는 직원에게 여행지 추천을 받았다. 스페이스 니들과 시애틀의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좋은 곳, 보잉 박물관 등을 추천해줬는데, Capitol Hill에 대해 묻자 할 말이 많은듯 여러 레스토랑과 펍을 추천해주었다. 그러면서 Volunteer Park를 꼭 들르라고 얘기하길래, Capitol Hill에 가면 들러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발런티어 파크에서, 인조잔디도 아닌데 이곳 잔디는 유달리 푸른 것 같다, 심지어 나뭇가지도 앙상한데..>
<수탑에 다다르기 직전, 오른편으로 작은 저수지가 보였는데 저 언덕 밑으로 스페이스 니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버스는 생각보다 언덕을 따라 시애틀 안으로 꽤 들어가더니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직선 도로를 다시 한참 달렸다. 거의 종점에 다다랐겠다 싶을 즈음 왼편으로 녹지가 보였는데, GPS로 우리가 찾던 공원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한적한 공원 곳곳에 몸에 딱 붙는 체육복 차림으로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개를 끌고 함께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Asian Art Museum과 저수지 사이를 가로질러 직원이 말했던 원통형의 Water Tower가 보였다. 예전에는 마을에 물을 대는 수탑으로 사용된 공간이었는데, 지금은 그 기능을 다하고 공원 안의 전망대로 활용되고 있었다. 3층까지 한번에 직결된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360도 전망이 눈에 들어오는 옥상에 이르렀다. 어제보다는 날씨가 맑았지만, 눈비가 안 온다뿐이지 흐린 것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시애틀의 전망이 시원하게 들어오지는 않았다. 한 여성이 아들과 딸에게 여기가 무슨 공간인지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수탑 입구에서, 아예 '수탑' 밑에 '전망대'라고 병기해놨다, 그 밑에 "Olmsted"는 예의 설계자를 말한다>
<수탑을 오르는 나선형의 계단, 생각보다 길어서 뜻하지 않게 아침부터 다리 운동을 했던...>
직원이 설명해주길, Volunteer Park는 뉴욕 맨해튼의 Central Park를 설계한 형제 건축가가 만든 또 다른 공원이라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수탑 앞에 조그만 돌이 있는데, 공원을 설계한 형제의 이름(Olmsted Brothers)이 새겨져 있었다. 집 앞에 이런 공원이 있어서, 가끔 큼직한 나무 사이를 산책도 하고, 책 한 권 끼고 나와서 벤치에 앉아 독서도 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전망대에서, 오늘은 또 다른 전망대에서 스페이스 니들의 외관을 바라보고 있다>
<전망대에서, 스페이스 니들에서 바라봤던 것과 비슷한 풍경이기는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시애틀의 도심>
전망대에서 나오고 나서는 Asian Art Museum 주변을 둘러본 뒤 저수지 가장자리에 나 있는 산책길을 따라 공원을 빠져나왔다. 그 짧은 시간 사이에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빛을 내리쬐기 시작했다. 정말 종잡을 수 없는 날씨였다. 공원 주변은 전형적인 미국 주택가였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학생, 개를 데리고 조깅을 하는 사람들, 차, 차고, 정원, 보기 좋게 깎아 놓은 잔디. 이렇게 한적한 곳에 살면 좋겠다 싶었다.
<아시아 미술관 옆으로 난 산책길을 따라 공원을 빠져나가는 중, 어딜 가든 한적해서 좋은 것 같다>
<공원을 나서는 길에, 이 얼마만의 광명인지...그 동안 코빼기도 안 보였던 태양이 얼굴을 드러내니 반가웠다, 그러고 보면 정말 햇빛이 부족했던 듯>
01:00 PM
시애틀에는 생각보다 아시아인들이 많이 있다. 체감하기로는 흑인보다도 많은 것 같다. 물론 그 중에는 관광객도 많을 것이고 실제 이곳에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간 Roy Street Cafe에는 거의 대부분이 백인이었다. 그러고 보니 공원에서 본 사람들도 대부분 백인 뿐이었다. Capitol Hill 지역에 백인들이 많이 사는 것일까.
카페에서 빈둥빈둥 시간을 떼우다, 카페를 나서서 맞은 편의 옷 가게와 서점을 구경했다. 꼭 눈길을 사로잡는 가게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거리 곳곳이 한적하고 여유 있는 느낌이어서 걸어다니는 것만으로 마음이 느긋해졌다.
<캐피톨 힐에서, 어찌된 일인지 캐피톨 힐에서 찍은 사진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여행진데 대단하게 비범한 구경거리를 찾아서 방문할 만한 곳은 아니고 현지인처럼 관광을 하고 싶다면 들러볼 만한 곳이다>
당시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동성간의 결혼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놓았는데,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LGBT를 나타내는 무지개 깃발을 내건 주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개인주택 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상점과 은행에서도 무지개 깃발을 내걸고 있어서 문화적 차이를 느꼈다.
여기저기 상점을 기웃거리면서 친구들에게 줄 기념품도 보고, 사고 싶은 물건도 둘러봤지만 딱히 뭘 사진 않았다. 정말 잘 꾸며놓은 레코드 코너에서 레코드 플레이어가 한 무더기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만지작거리면서 하나 살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렇지만 잠깐의 지름신에 굴복하지 않고 패쓰~ 그냥 빈손으로 매장을 나섰다.
02:00 PM
뒤늦게 밥을 먹긴 먹어야 할 것 같아서, 가까운 레스토랑 아무 곳에나 들어갔다. 가능하면 미리 알아온 맛집을 찾아다녔는데, 정처없이 걸어다니다 보니 맛집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나이 지긋한 동네 주민들 몇몇이 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습관적으로 한 사람당 하나씩 메뉴를 주문했는데, 역시나 2인분 같은 1인분이 나와서 적당히 조절해서 먹어야만 했다.
식당 바로 맞은 편에 U District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이제는 다리 하나를 건너 워싱턴 대학이 위치한 U District(University District)로 향할 차례. Capitol Hill에서의 오전 일정은 무척 여유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정 중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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