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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워싱턴 대학(University District, Seattle)여행/2015 미국 북서부 2016. 7. 9. 00:15
<워싱턴 대학교에서, 마치 오래된 성(城)에 온 것 같았다>
03:00PM
Capitol Hill에서 다시 한 번 느끼한 식사를 마치고 더 늦기 전에 워싱턴 대학으로 걸음을 옮겼다. 식당 바로 건너편에 버스 정류장이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유니온 호수를 건너 U District에 이르렀음 즈음에는 이미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뒤 5분쯤 걸었을까 W 모양의 알파벳 동상이 위치한 워싱턴 대학의 정문이 나타났다. 정문을 통과하여 시원하게 뻗은 가로수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내려갔다. 워낙 캠퍼스가 넓었기 때문에 구글맵을 확인하여 도서관에서 호수를 지나가는 대강의 루트를 짰다.
<아마 Savery Hall에서, 나뭇잎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으니 오히려 건물의 아름다운 외관이 눈에 들어온다>
<왼편이 미대 건물 오른편이 음대 건물, 그렇지만 봄여름에 오면 캠퍼스가 더 멋있을 것 같다!>
<Bagley Hall 앞의 Drumheller Fountain, 포틀랜드에서도 자주 출몰했던 건장(?)한 거위떼>
숙소 직원이 말하길 대학 건물이 매우 멋지다고는 했었지만, 애당초 Capitol Hill을 방문하는 것에 오늘 일정의 방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대학을 구경하는 것에는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다. 그렇지만 생각지도 못한 대학의 스케일과 고풍스러운 풍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외관만의 보고 대학의 학업 수준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원을 달리하는 수준의 학업 환경을 보고 있자니,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저력이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05:30 PM
대학 내에는 버스 노선이 여럿 운영되고 있었다. 우리는 32번 버스를 타고 Fremont와 Discovery Park를 거쳐 다시 한 번 Seattle Center에 들렀다. 전날 구매한 City Pass를 이용해서 이번에는 Space Needle에서 야경을 구경할 생각이었다. 낮에 전망을 보러 왔을 때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다.
야경을 보러 왔을 때는, 전날과는 달리 날씨가 매우 좋았다. 그야말로 밤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한 날씨에서, 매우 먼 곳의 불빛까지 또렷이 보였다. 낮에 본 시애틀의 전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풍경이었다.
<밤에 다시 한 번 방문한 스페이스 니들, 같은 각도 다른 풍경>
<엘리엇 만을 향해 좀 더 오른쪽으로 돌려 한 컷!>
시애틀의 야경이 내뿜는 포근한 오렌지빛 색감에 넋을 놓고, 전망대 둘레를 빙빙 돌며 Fremont, Capitol Hill, Downtown 방면을 차례씩 몇 번이고 바라보았다. 야경이 가장 멋진 구역은 단연 Downtown 지역이었다. 아무래도 어둠이 내려앉고 나니 주택가가 주를 이루고 있는 Fremont, Capitol Hill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대신에 도시의 풍경을 시내구역으로 다 몰아넣은 것 같았다. 이곳에서는 형광등보다 백열등을 많이 써서일까,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따듯한 조명 때문에 위압적인 마천루들조차 부드럽고 따듯하게 느껴졌다.
<먹다 말고 뒤늦게 찍은 굴요리, 음식사진은 거의 동생이 휴대폰으로 남겼다, 왼편에 약간 짤렸는데 주문한 굴 종류 리스트가 적힌 종이가 함께 꽂혀 나온다>
저녁은 워터프론트 지역으로 되돌아와, Elliot's Oyster House라는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시애틀이 굴요리가 유명하다고 해서 한 번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아이스크림을 골라담듯이 굴(생굴)을 하나씩 선택해서 주문하면 얼음이 담긴 접시에 준비돼서 나오는데, 숙성된 와인을 샤베트로 만들어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소스(?)가 함께 나왔다. 메뉴에 소개된 굴 종류만 50여 가지인데, 굴에 전혀 조예가 깊지 않으므로(!) 그냥 이름이 그럴 듯한 것들로 골랐다. 아무래도 생굴만 먹어서는 식사가 안 되니 피쉬 앤 칩스도 같이 주문했는데, 이것도 맛있었다. 역시 여기서는 이렇게 간이 안 된 음식을 먹어야 하는 걸까...다만 결정적인 단점은 단가가 세다는 것이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생굴 하나 가격이 3천원 안팎이었으니 예산을 긴축하라는 동생의 잔소리에 눈치를 살펴야 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뒷편 Post Alley의 난해한 그래피티>
어쨌든, 이렇게라도 기운을 보충하고 내일은 포틀랜드 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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