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2/ 벨타운(Belltown, Seattle)여행/2015 미국 북서부 2016. 7. 5. 00:05
<시애틀 시내, 마천루가 밀집되어 있다, 사진상 가장 높은 콜롬비아 센터(정중앙 검은 빌딩)에 시애틀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가 위치해 있다>
<Downtown&Waterfront, 저 뒷편으로 풋볼경기장(Century Link Field)과 바로 뒤에 야구장(Safeco Filed)이 보인다>
<서쪽으로 한 컷, Edward Myrtle Park 방면의 Y자형 도로>
<북쪽으로 한 컷, Union Lake 방면>
12:00 PM
정거장에서 내리니 여행 전부터 익히 봐왔던 스페이스 니들이 눈 앞에 우뚝 서 있었다. 시애틀 센터를 중심으로 하는 이 일대는 흔히 벨타운(Belltown)이라 일컬어진다. 시애틀의 주요 명소를 저렴하게 둘러볼 생각으로 매표소에서 야예 City Pass를 샀다. City Pass에 포함된 액티비티 가운데 Argosy Cruises(Elliott Bay를 유람선으로 둘러보는 코스)는 궂은 날씨로 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번들로 티켓을 사는 게 훨씬 경제적이었다.
스페이스 니들은 시애틀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인데, 날씨 탓인지 오래 기다리지 않고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었다. 다음날 밤에 다시 한 번 스페이스 니들을 들렀을 때에는 날씨가 맑아서인지 대기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그래도 줄은 금방 줄어들었지만.
건물의 꼭대기에 올라 동서남북으로 시애틀을 조망했다. 한눈에 도시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경험이다. 남산타워와 달리 전망대가 야외에 설치돼 있어서 가림창의 방해 없이 도시 전체를 바라볼 수 있었다.
우중충함, 추위, 회색빛, 차분함…시애틀은 그 이면에 매력을 숨겨놓은 도시였다.
처음으로 아시아가 아닌 지역을 여행했던 곳이 스페인이었는데, 스페인과는 정반대 성격을 가진 곳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페인은 어딜 가든 맑고, 덥고, 밝아서 (건물의 색깔이든 문화든) 매력적인 곳이었다. 스페인의 매력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고 별달리 노력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시애틀은 반대였다. 특히나 겨울의 시애틀은 자신의 매력을 은은하게 풍기는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 위에서 바라본 EMP 뮤지엄, 부서진 기타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시애틀 센터의 녹지, 여기저기 조각상들이 설치돼 있다>
<EMP Museum 앞 놀이터, 비도 오고..아무도 없어 휑하다>
<잠시 식당가로 이동~, 안에는 여러 음식점이 위치해 있었는데 우리는 따듯한 음료를 마셨다>
<건물 내부, 어딜 가든 크리스마스 장식이 남아 있어서 연말연시 분위기를 풍긴다>
2:00 PM
그 뒤의 구경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추위에 체력을 소모한 것이 컸다. 게다가 아직 시차에 적응을 못한 탓인지 어제 밤새 잠을 설쳤던 것도 피곤함을 더했다. 스페이스 니들에서 나온 뒤 EMP 뮤지엄을 간단히 둘러보고서는, 건물밖의 푸드코트로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며 피로를 누그러뜨렸다. 안내데스크에서 여행에 도움이 될 만한 팸플릿도 몇 개 챙겼다.
<EMP 뮤지엄 내부, 건물의 외관만큼이나 독특하게 기타(와 다른 현악기들)로 탑을 쌓아놨다>
<EMP 뮤지엄과 스페이스 니들, 비에 젖은 EMP 뮤지엄 표면으로 스페이스 니들이 비친다>
4:00 PM
카페에서 넋놓고 있다가 다시 밖으로 나와 다시 EMP Museum과 치훌리 가든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둘 다 건물과 조경이 멋있었고, 전시된 내용물도 좋았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점이다. EMP Museum은 간이 영화관처럼 입구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해 유명 가수들의 영상물들을 흘려보내고 있었을 뿐 아니라, 3층에는 음향장비를 학습할 수 있는 체험관이 잘 꾸려져 있었다. 음향작업실처럼 드럼을 연주할 수 있는 곳, 기타를 칠 수 있는 곳, 베이스를 칠 수 있는 곳, 작곡을 할 수 있는 곳 등등.
치훌리 가든의 경우 출구에서 가까운 야외부스에 유리공예를 직접 시연하는 공간을 따로 마련하였는데, 유리공예 아티스트들이 내레이션을 해가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유리공예 작업을 펼치고 있었고, 관객들은 '비를 맞으면서' 흥미로운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스승으로 보이는 사람과 조수로 보이는 사람이 유리를 녹였다 굳혔다 하며 점점 그럴듯한 형상을 잡아나갔다.
<치훌리 가든에서, 투명한 유리천장에 수북히 쌓인 유리공예품,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작업했다고 해도 엄청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다>
<치훌리 가든을 배경으로 스페이스 니들, 우중충한 날씨를 배경으로 하니 다홍빛의 유리꽃이 더 돋보인다>
치훌리 가든(Chihuly Garden)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유리공예로 정원처럼 꾸며놓은 공간인데, 식물원처럼 통유리로 된 구조물 안에 작품들을 보기 좋게 전시해 놓았다. 안에는 유리로 만든 수풀, 유리로 만든 생물, 유리로 만든 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기체들로 가득하다. '유리'라는 소재 자체가 지닌 여러 특성들-부서지기 쉬운 연약한 특성, 곡선이 잘 드러나는 특성, 다양한 색깔을 넣을 수 있는 특성-과 '유기체'라는 컨셉이 결합하여 독특한 느낌을 자아냈다.
6:00 PM
시애틀 센터에 머무르는 것만으로 오후 반나절이 금방 흘러갔다. 되돌아오는 길은 시애틀 센터 안에 있는 모노레일을 타고 시내까지 쉽게 이동했다. 10분이 채 안 걸렸던 것 같다. 저녁은 숙소 바로 맞은 편의 베트남 식당에서 해결했다. 그리고 역시나 맛은..분명 칼칼한 국물을 생각하고 매운 쌀국수를 주문했는데, 이렇게 짜고 기름진 베트남 쌀국수는 처음이라 생각했다.
'여행 > 2015 미국 북서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3/ 워싱턴 대학(University District, Seattle) (0) 2016.07.09 DAY3/ 캐피톨 힐(Capitol Hill, Seattle) (0) 2016.07.06 DAY2/ 파이오니어 스퀘어(Pioneer Square, Seattle) (0) 2016.07.03 DAY1 / 다운타운(Downtown, Seattle) (0) 2016.07.02 Prologue (0) 201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