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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여행/2015 미국 북서부 2016. 7. 2. 02:30
사실 미국(그리고 캐나다)은 여행지로써는 제일 마지막으로 떠올린 곳이었다.
막연하게 미국 여행에 대한 동경은 있었지만, 적어도 중국과 미국만큼은 언젠가 전국 일주여행을 하고 마리라는 원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에, 10일 남짓의 짧은 방문으로 미국을 가게 된 것은 순전히 어떻게든 최대한 멀리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 하나에서였다. 올해 봄까지는 최대한 휴식을 취하자는 게 목표였고, 마음 같아서는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막상 개인적인 시간이 나도 이런저런 일을 벌려놔서 여행을 계획하기 어려웠는데, 동생에게 여행을 제안하면서 여행 계획은 급물살을 탔다.
작년까지 모아둔 돈으로 예산을 마련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겨울이라 갈 만한 여행지에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았고, 너무 늦게 여행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한 탓에 저렴한 교통편을 거의 놓친 상태라 다시 한 번 선택지가 좁아졌다. 교통편을 검색하며 고민 고민만 하다 출국 10일 전이 되어서야, <시애틀~포틀랜드~밴쿠버>라는 대강의 윤곽을 잡고 비행편을 예매했다.
여행 몇 달을 앞두고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었는데, 당시에는 내가 시애틀에 가게 될 줄 몰랐다. 정작 시애틀보다도 뉴욕이 더 돋보이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며 시애틀이라는 도시에 호감이 생겼었다. 그런 도시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다는 것,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지역에 방문한다는 것, 기대되는 일이었다. 한편, 개인적으로 미국은 역사가 짧아 뚜렷한 정체성이 없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이번 여행은 그런 선입견을 깨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래서 동생에게 끝까지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앙드레 모루아의 <미국사>라는 두꺼운 책까지 꾸역꾸역 챙겨갔는데...결론은 귀국 후에야 다 읽을 수 있었다...;;
여기에 싣는 글은 그 때의 기억을 지금에 와서 다시 떠올리며 쓰는 글은 아니고, 당시 여행을 하며 틈틈이 남겼던 일기에 살을 붙여 보충한 기록이다. 마지막날의 기록이 부실하기도 하고 꾸준히 다듬어서 완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정리를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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