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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어떤 퍼즐조각들일상/film 2017. 12. 1. 19:06
<미스테리어스 스킨/드라마/그렉 아라키/닐 맥코믹(조셉 고든 레빗), 브라이언 랙키(브레이디 코벳)/107>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영화관행 감행. 주중에 야근한 피로가 봇물 터지듯 몰려와서, 가까스로 영화를 감상했다. 닐의 성장기와 브라이언의 성장기가 교차하는 스토리인데, 기대했던 바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브라이언의 심리를 꽤 흥미롭게 관찰해 가며 영화를 봤다. 브라이언은 흔적도 없이 말끔하게 사라져버린 과거 어느 시점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순수한 청년이다. 이날의 기억이 사라진 계기에는 하나의 사건이 작용하는데, 닐이 이 사건의 협조자로 밝혀지기 때문에 서로 다른 두 개의 스토리가 하나의 스토리로 완결될 수 있다.
여하간 브라이언의 딱한 처지는 예전에 어디선가 읽었던 글귀를 떠올리게 한다. “인간은 살기 위해서라도 망각해야만 한다.” 뇌의 시냅스들이 모든 기억들을 축적한다면 인간은 버틸 수 없을 것이다. 특히나 그것 중 어느 하나가 말소해버리고 싶은 기억이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누구에게나 대단하든 사소하든 삭제하고픈 기억이 있게 마련이지 않을까. 다행히 브라이언이 잃어버린 기억을 역추적하는 과정은 곧 스스로를 치유하는 과정이다. 상처받은 두 젊은 영혼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면 그 누가 힐난할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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