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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 베이징 동부(金台夕照, Jīntáixīzhào)여행/2018 중국 北京 2018. 7. 23. 06:22
CCTV(중국관영방송) 사옥
개인적으로 여행을 다닐 때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우리 아버지가 그렇다. 덕분에 오전에 자금성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었는데도 반나절이 온전히 남았다. 자금성을 두 번째 방문한 끝에야 관람할 수 있었으니, 만리장성을 보러가려던 애초의 계획은 물건너 가버렸다. (설사 만리장성에 갈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연휴기간 중 베이징 인파를 봤을 때, 만리장성에 가지 않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여하간 점심을 먹으면서 아버지에게 둘러보고 싶은 곳이 있냐고 여쭤보았다.
베이징에 지어지고 있는 최고 높이의 빌딩, 중국존
맞은 편에서 바라본 CCTV 사옥
표준렌즈로 찍는데도 건물이 워낙 커서 한 번에 담기가 힘들다
아버지는 베이징에 대해 잘 모르시니 (물론 나도 첫 베이징 방문이지만) 대략의 선택지를 드렸다. 1) 베이징의 또다른 명승지 이화원을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2) 현대적인 느낌이 나는 지역을 둘러보시겠습니까. 사실 이때 현대적인 지역이라고 한 건 베이징 동부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맨 처음 여행루트를 구상할 때까지만 해도 베이징 동부는 동선에서 과감하게 빼버렸었다. 제한된 일정에 모든 걸 다 못 둘러볼 바에야 세계유산이라도 제대로 둘러보고 가자는 생각이었기 때문. 더군다나 아버지가 쇼핑을 즐기시는 것도 아니고 미술관을 좋아하시는 것도 아닌 이상에야 베이징 동부를 가서 뭐하랴~
나름 선택과 집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유산을 둘러보는 것조차 쉽지는 않았다.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한 답변이 되돌아 왔다. 중국 전통건축을 둘러보는 건 이쯤으로 하자. 이쯤 되면 활동하기를 좋아하시는 아버지도 어느 정도 지치셨던 것 같다. 특히 사람이 바글바글했던 스차하이에서의 일정이 제일 고됐었다.
무역센터 일대
서울로 치면 COEX 같은 곳이다
마천루가 한두 개가 아닌데도 여전히 공사가 활발하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중국의 부동산 거품도 어마어마할 것 같다는 생각이..
중국은 땅덩어리도 크고 사람도 많으니 어딜 가도 시장통이겠구나 생각했지만, 막상 CCTV 사옥을 보기 위해 내렸던 진타이시자오 역 일대는 입주가 시작되지 않은 신도시처럼 한산하다 못해 황량한 느낌마저 들었다. 역을 빠져나와 조금 걸으니 바로 옆으로 CCTV 사옥이 눈에 들어왔다. 워낙 TV를 통해 자주 봤던 건물이라 그런지 큰 감흥이 들지는 않았다. 특히나 우중충한 날씨 탓에 유리를 덮은 건물마저 칙칙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렘 쿨하스가 건축에 참여했다는 걸 생각하면 왠지 모를 후광이 느껴지고, 남다른 것 같아 보인다.
같은 베이징인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오전에 다녀온 베이징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
현대적일 뿐만 아니라 한산하기까지 하다
여기만 봐서는 베이징을 가히 국제적인 도시라 부를 만 한 것 같기도 하다
이 지역의 스타벅스가 꽤 괜찮다. (정확한 지점명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쟈리(嘉里)상가 내에 있던 스타벅스였다) 이미 너무 글로벌화돼서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어보이는 프랜차이즈이지만, 오전 내내 떫은 맛의 커피를 먹지 않았더니 커피 생각이 간절했다. 그러던 차에 때마침 스타벅스가 보여서 곧장 들어갔다. 들어가니 메뉴판보다도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매장에 있는 손님들이 대체로 부유한 사람들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왜냐하면 나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많아봐야 내 또래일 것 같은 사람들이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명품을 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잘 몰라도 평범한 패션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그밖에 말투도 조곤조곤하고 나름 공중도덕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 같았다.
중국여행에서 돌아온 뒤에 아버지와 공유한 중국에 대한 느낌의 많은 부분은 이처럼 극명한 빈부의 격차가 차지한다. 중국은 너무 양극화가 심하다. (여기에 아버지는 운전이 거칠다는 것을 포함해 꼭 두 가지를 언급하시곤 한다) 여하간 나도 분위기에 취해 겉멋(?)으로 프리미엄 라인인 리저브 커피를 주문했다. 우리나라의 리저브 커피보다도 메뉴가 더 다양했던 걸로 기억하고, 맛도 좋았다. 사람들에 치인다는 게 생각보다 여간 진빠지는 일이 아닌지라 나도 상당히 지친 상태였는데, 무조건적으로 목적지를 향해 돌아다니는 건 아닌 것 같아 스타벅스에 간이역 삼아 들른 것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버지와 나는 시끄럽지 않은 환경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베이징 동부로 온 목적은 CCTV 사옥이나 고급진 스타벅스가 아니었으니, 우리의 다음 행선지는 쇼핑몰에 예술을 접목시켜 쇼핑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파크뷰 그린 팡차오디(Parkview Green 芳草地)'였다(!!)
광화로(光华路)를 따라, 멀리 국내기업의 간판도 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떠오르는 베이징의 명물 팡차오디로!'a' h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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