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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6/ 피톡 맨션(Pittock Mansion, Portland)여행/2015 미국 북서부 2016. 7. 15. 00:05
<Pioneer Courthouse Square에서, 오리건 코스트를 대체할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광장에 위치한 인포 센터에 들렀다>
10:00 AM
포틀랜드 여행은 처음 계획 때부터 모 아니면 도가 될 거라 예상했었다. 더군다나 다운타운 일대에는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어서 다운타운 외곽에 B&B를 잡았는데, 집 전체로 숙소를 잡다보니 예산에 부담이 갈 정도로 숙박비가 다른 도시에 비해 훨씬 많이 들었다. 시애틀이나 밴쿠버에 비해 관광도시가 아니고 다운타운의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다보니 여타 옵션이 다양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포틀랜드 여행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어질지 우려가 되기도 했다.
포틀랜드를 여행루트의 한 간이역으로 정한 것은 순전히 막연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Kinfolk의 고장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어쩐지 포틀랜드에 대한 동경이 생겼다. 결정적으로 포틀랜드 행에 쐐기를 박은 것은 오리건 코스트(Oregon Coast)였다. 아무래도 10박 11일 일정에 도시 세 군데를 다니다 보니, 시내를 구경하는 일정은 넘쳤지만, 자연을 둘러볼 기회가 없었다. 처음에는 시애틀 근교의 Olympic National Park를 일정에 포함시키려 했지만, 대중교통으로 접근하는 것이 너무 어려운 데다 겨울철이라 폐쇄된 구간도 많아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포틀랜드에서 1시간 반이 채 안 되는 거리에 오리건 코스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포틀랜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여정이 된 것이었다.
<Pioneer Courthouse Square에서, 저기요!!>
결론적으로 오리건 코스트는 가지 못했고, 포틀랜드는 ‘도’까지는 아니어도 ‘개 or 걸’인 셈이 되었다. 애당초 Cannon Beach, Astoria 등 오리건 코스트로 향하는 유일한 대중교통인 직행 버스(그레이하운드)가 상하행 각각 하루 1회밖에 운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여행을 하다보니 아침 일찍 오리건 코스트에 가서 늦은 저녁까지 차도 없이 해변에 머무르는 건 상당히 무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북으로는 Astoria에서부터 남으로 Lincoln City에 이르는 오리건 코스트는 해안을 끼고 있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자체가 여행코스인데, 대중교통으로 드라이브를 한다? 너무 안이한 생각이었다. 날씨는 강추위에다 과연 근교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고, 결국 계획을 취소하기로 했다. 다운다운의 안내센터의 직원도 겨울에 오리건 코스트를 가는 건 무리가 있을 것이라 얘기했다. 미국은 왜 이렇게 대중교통이 많지 않은 것인지, 그리고 (특히나) 나는 왜 여태 운전면허가 없는 것인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됐든 오리건 코스트를 대신할 일정을 생각하기 위해 다운타운의 스타벅스로 이동했다. 이때 동생이 대안으로 제안한 것이 피톡 맨션(Pittock Mansion). 포틀랜드라는 도시를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운 언론인인 Henry Pittock의 주택을 공원화한 곳으로 포틀랜드의 북서부 외곽에 위치해 있었다. 역시 대중교통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라 고민 없이 택시를 탔다. 미국에 사는 친구가 미국에 오면 Uber를 유용하게 활용하라 했었는데, Uber는 아니었지만 어찌 됐든 처음으로 택시에 탑승했다.
<피톡 맨션 도착!, 포틀랜드는 장미 축제가 유명한데 시기를 맞춰 가면 인근 공원에서 진행되는 장미축제를 구경할 수 있다>
<피톡 맨션의 앞마당(?)에서, 여기서도 먼 경치가 보인다>
생각보다 산중턱까지 차가 꽤 진입하고 나서야 입구가 보였다. 대체로 나이 많은 그 고장의 시민들이 찾는 관광지인 것 같았다. 포틀랜드는 시애틀에 비하면 그렇지 않아도 유색인종이 보이지 않았는데(어제의 북동지역은 제외하고..), 이곳은 90% 이상이 백인들이었고, 맨션이라는 관광지의 특성상 여성들이 많이 보였다. 역시 산중턱이라 바람이 거셌고, 추운 날씨가 더욱 매섭게 느껴졌다.
시민공원의 울타리 너머로 포틀랜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Aerial Tram으로 OSHU Hospital 전망대에 올라가서 바라본 전망보다는 좀 더 북동쪽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정면으로 두 개의 큰 봉우리가 보였는데 아직도 어느 것이 후드 산이고 어느 것이 헬렌 산인지 헷갈렸다.
<피톡 맨션의 내부,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피톡 맨션 내부에서, 복도를 돌고 새로운 방에 들어갈 때마다 이런 장식이 끝없이 이어진다>
바깥 구경을 금방 마치고 실내로 들어왔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다보니 실내 장식이 어찌나 화려했던지, 별의별 크리스마스 트리를 다 본 것 같다. 심지어 트리 전체에 모양을 달리한 오렌지와 레몬 장식이 주렁주렁 달린 트리도 있었다. 맨션에 대한 안내를 보니 Pittock 일가가 오랫동안 살아왔던 이곳은, 가세가 기울면서 일반인에게 경매로 넘어갔는데, 그 뒤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이곳을 시민들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고 한다.
<다시 시내로 진입하기 위해 내려온 도로, 정말 추웠던 기억과 의외로 많이 보였던 일본차의 기억>
다시 시내로 돌아갈 때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내리막길에서 왼편으로 보이는 일본정원은 폐쇄돼 있었다. 북서부 도시를 다니다 보면 중국식 정원이나 일본식 정원이 심심치 않게 보였는데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글맵으로 버스 배차간격을 확인하고 내려왔어야 했는데, 다 내려와서 확인을 하고 보니 다음 버스가 오기까지 20분은 걸렸다. 어쩔 수 없이 추운 날씨에 바깥에서 벌벌 떨어야 했다. 정류장에는 또 다른 일가족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딸은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 지루한지 추운 날씨인데도 바닥에 주저앉아 책을 골똘히 읽고 있었다.
<North West District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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