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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 라쿠츄(洛中) : 테라마치(寺町)에서 니시키시장(錦市場)까지여행/2018 일본 교토 2019. 3. 8. 23:10
카모가와 강을 건너서
이곳은 외국인보다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다는 라쿠츄,
그 안에서도 가모가와 강을 동쪽으로 끼고 있는 지역 일대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교토고쇼 앞마당 일대)
여우 신사를 둘러보고 나서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그만큼 마음의 여유도 있었다. 그래서 아기자기한 상점이 몰려 있는 니시키 시장 북쪽 일대부터 느긋하게 훑어내려오기로 했다. 그래도 나름대로 뚜렷한 목적지가 하나 있었으니 <Petit à petit>라는 기념품 가게였다. 어느 잡지에서 발견한 상점인데 사진으로 본 가게의 풍경이 딱 내가 들러보고 싶은 스타일이었다. 자유여행의 묘미로 <Petit à petit> 외에 매우 근사한 찻집을 발견해서 다도(茶道)를 경험하는 행운도 누렸다.
잇포도 찻집
매우 대장금스러운(?) 느낌이 풍겼던..
진열된 상품
쉬어가는 간이역 삼아 들어선 찻집. 마치 경동시장의 어느 약재상에 방문하기라도 한 것처럼, 사방에 찻잎을 보관하는 항아리, 목재 서랍, 두꺼운 흰 종이가 즐비하고, 이 사이를 직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맡은 바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는 응접실 오른편으로 실제 차를 즐길 수 있는 홀로 들어갔다. 외국인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차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낸 뒤 다시 인근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Petit à petit>에는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문구류가 많았는데, 역시나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친구를 위해 수첩 하나, 엽서 몇 장만 사고 내 몫은 하나도 챙겨오지 못했다ㅠ 조용한 가게에 손님이 적지 않았는데 나처럼 호기심에 가게를 둘러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단골손님도 제법 있는 듯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매우 상냥하셨는데 찾고 있는 상품을 물어보니 친절하게 소개해준다. 덧붙여 내가 찾는 아이템에 잘 어울리는 기막힌 아이템까지 추천해주며..(하지만 계획에 없는 지출은 안 하기로'~'ㅋㅋ그렇지만 돈만 있다면 가게를 통째로 갖고 싶었다)
기념품샵 <Petit à petit>
상호명대로 프랑스 느낌의 이미지와 일본식 패턴을 콜라보한 기념품이 즐비하다
미싱 가게
미싱이 이렇게 진열되어 있는 가게 자체도 처음보는 것 같다
니시키 시장에 약간 빗겨난 이곳 일대는 서울로 치면 인사동 같은 곳 같다
오래된 카페, 골동품 가게도 많이 보인다
이 주변은 인사동과 삼청동의 중간쯤 되는 분위기인데 독특한 가게도 많았다. 아버지와 나는 잠시 수제 가구점에 눈길이 갔는데, 아담한 의자에 달린 가격표를 보고 뜨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리를 걸으며 관심가는 대로 구경을 하다보면, 오래된 물건에서부터 새 물건, 일반적인 물건에서부터 아주 독특한 물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이 유통되고 있는 게 한눈에 보였는데, 일본경기가 버블붕괴 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지만 확실히 내수시장이 크긴 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토 시청
테라마치 쇼핑거리로..
한껏 겨울 분위기를 연출한 스트리트 일대
그런 면에서 온갖 공산품이 넘쳐나는 테라마치 상점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일본의 구매력을 보여주는 곳이다. 상점가 자체는 일본의 여느 소도시에도 종종 있을 법한 상점가이지만, 넘치는 인파와 물자를 보면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일본인은 근검절약이 몸에 베어 있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상 일본인만큼 다양한 분야에 걸쳐 소비욕구를 충족시키는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 여하간 테라마치 상점가에서는 강아지 용품점이 없나 잠시 둘러보다가 곧 니시키 시장으로 빠졌다.
테라마치 상점가 일대는 니시키 시장으로 이어진다
실해보이기는 한데 뭔가 건강해 보이지는 않는..;;
일본식 젓갈인 모양이다
니시키 시장에서의 작은 소득은 면세점이 아닌 재래시장에서 사케를 샀다는 점이다. 인파를 스치며 비좁을 골목에서 발견한 주류점. 여러 주류점을 비교해보는 것도 피곤한 일인지라, 첫 번째로 발견한 가게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술을 꽤 샀는데, 아버지 앞으로 둘, 내 몫으로 한 병을 샀다. 이 중 하나는 아버지의 취향을 고려해 쇼츄(燒酒)를 추천 받았다. 나는 내 나름대로 직장동기들과 마실 술 한 병을 골랐다.
유부도 보이고..
드라마에서 보던 장아찌까지!!
아직 해가 완전히 넘어가지 않은 시각이었지만, 우리는 조금 일찍 귀갓길에 올랐다. 전날 맛집을 찾겠다고 이 골목 저 골목을 비집고 다녔던 경험을 거울 삼아, 오늘만큼은 저녁 먹을 장소를 확정하고 움직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결정한 메뉴는 (일본에 와서 빼놓을 수 없는) 스시였고, 숙소에 들러 옷차림을 좀 더 편하게 한 뒤 다시 한 번 마루타마치 거리로 향했다.
시장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되돌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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