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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 라쿠난(洛南) : 후시미이나리 신사(伏見稲荷神社)여행/2018 일본 교토 2019. 2. 11. 23:23
후시미이나리 신사 초입
여우 신사라는 별칭에 걸맞게 여우를 소재로한 관광상품이 많이 보인다
입장
후시미이나리 신사, 또는 우리말에 좀 더 친숙하게 여우 신사라 불리는 이곳 일대는 꽤나 번잡하다. 신사 초입에 이를 때까지 노점(路店)이 줄지어 들어서 있고 호객행위도 상당하다. 또 명동의 길거리 음식처럼 정체불명(?)의 음식을 파는 상점도 많은데, 이곳을 여행할 때의 애로사항은 정작 맛집이 없다는 점이다. 이래저래 구글맵으로 검색하다가 도무지 마땅한 음식점을 찾을 수 없어, 돈부리 가게에 들어갔다. 식사 중간에 K-pop이 흘러나와서 기억에 남는 곳이지만, 사실 음식은 한국의 돈부리집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맛있다 할 수는 없는 정도였다. 관광지 인근에 오면 오히려 맛집을 찾기 힘든 법이고, 여우 신사처럼 번화가가 매우 한정돼 있는 곳은 사정이 더욱 그러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점심식사 후 <vers million>이라는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맛본 것은 작은 소득이었다.
아마도 이번 여행기간 중 가장 붐빈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후시미이나리(伏見稲荷)라는 이름에 걸맞게 황금빛 곡물을 입에 문 여우가 보인다
이건 곡물은 아니고 두루마리인 듯...?!
요새는 한국 여우를 복원하기 위해 사업을 벌인다는데 사실 비유적으로 '여우 같다' 같은 말을 접했을 뿐이지, 실제 여우의 생김새를 보고서는 아무런 연관성을 찾을 수 없어서 아리송했던 기억이 있다. 요지는 동양권에서 여우는 그리 친숙한 동물은 아니다. 12간지에 들어가는 동물도 아니고 말이다. 그런데 이곳에는 이렇게나 여우가 많다. 일본문화권에서는 고양이가 매우 친숙하게 다뤄지고, 때로 너구리도 가까운 동물로 다뤄지는 걸 보면 같은 한자문화권에 있으면서도 참 이렇게도 다르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이곳 신사에는 기원을 올리는 공간에서부터 종(鐘)을 울리는 공간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신토(神道)적 특색이 넘쳐난다
사방에 신이 모셔져 있는 듯..
현지인들도 외국인들도 많다. 쟁그랑쟁그랑 둔탁하게 울려퍼지는 방울소리가 어디서 들려오나 했더니 다홍빛이 낭자한 처마 바로 밑에서 들려온다. 그 아래에서 사람들이 방울에 연결된 길다란 천을 흥에 겨워 흔들고 있다. 우리도 따라서 방울은 원껏 흔들어보았다.
이게 바로 유명한 붉은 토리이 행렬
정말X100 어딜 가도 보였던 여우 여우 여우..
차양을 씌운 채 음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도 있고..
후시미이나리 신사에 따라붙는 수식어 중에 하나는 여우신사 말고도 '게이샤의 추억'이 있다.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토리이를 보니 영화 속에서 어떤 느낌으로 연출이 되었을지 가늠될 듯도 했다. 하지만 가까이서 면밀히 관찰해본 바, 끝없이 이어진 토리이 회랑(回廊)은 결코 화사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스산하다. 한 번은 가다듬은 대리석이 모여 있는 곳을 빗자루로 쓸고 있는 관리인(?)에게 물었다. "여기는 묘지입니까?" 돌아온 답변이 그런 건 아니고 신을 모시는 공간이라며 당황해 하는데, 신이 깃들어 있는 공간이라고 하기에는 대낮부터 공포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토리이를 지어올린 헌납자도 다양하다
특히 ◇◇ 주식회사, ■■ 주식회사 같은 곳이 많이 보임
토리이 행렬을 빠져나오는 길에는 석가당이라는 건물 안에
부처가 있어서 약간 당황스러웠다
후시미이나리 신사 빠져나오는 길
이 토리이길은 신사가 자리잡은 산 꼭대기까지 여러 갈래로 이어져 있다. 시간적 여우가 있었기 때문에 산꼭대기까지 올라가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지만, 우선은 체력을 비축해두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이 여우 신사라는 곳은 지난 번 교토에 왔을 때에는 들르지 않았던 곳이다. 당시에 금각사와 은각사 일대, 도지(東寺)와 도다이지를 들렀을 뿐..생각보다 교토에 머무른 기간은 길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도 교토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좋은데 말이다. 여하간 또 한 번 교토의 새로운 단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향한 곳이 있었으니, 기온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위치한 니시키 시장이었다.
이제 기온 방면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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