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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몰리션/장 마크 발레/드라마/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 카렌(나오미 왓츠), 필(크리스 쿠퍼)/100>
"우울, 분노, 불안, 솔직, 파괴, 해방..." 그냥 보면서 떠올렸던 단어들이다.
장르를 떠나서 나는 이런 스타일의 이야기가 좋다. 선인과 악인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고, 동정받을 이와 비난받을 이가 뚜렷하지 않고, 별다른 스토리가 없는 듯하면서도 여러 연결고리로 한 장면 한 장면이 촘촘히 연결된 게 좋다. 그런 이야기야말로 현실에 더 가까운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현실은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구분해서 판단하기에는, 경계가 모호한 관념과 사건들로 가득차 있다.
그의 스토리를 들어볼 때, 주인공은 비난받아 마땅한 대상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바로 그 비난가능성 때문에 동정받고 공감받을 만하기도 하다.
장 마크 발레는 다작을 하지도 않는데,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도 그렇고 생각해 볼만한 좋은 작품을 꾸준히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이레셔널 맨/우디 알렌/드라마, 미스터리/에이브 루카스(호아킨 파닉스), 질(엠마 왓슨)/95>
포스터나 영화자막의 타이포그라피에서부터 우디 앨런 특유의 감성적인 느낌이 전달된다.
영화의 안내책자에도 그렇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모티브로 삼았다 했던가, 과연 내용 그대로이다. 합리성과 이성, 도덕이 핵심주제다 보니 이전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유달리 칸트니 키에르 케고르니, 한나 아렌트니 각종 철학자들의 인용이 넘쳐난다. 우디 앨런 영화 특유의 유쾌함을 기대했지만 어쩐지 예전 같은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 대목에서 그렇게 느끼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 러시안 룰렛 장면에서 웃음을 터뜨리긴 했지만...이것도 호아킨 파닉스의 연기가 컸다ㅎㅎ 친구와 함께 보러 갔던 <매직 인 더 문라이트>도 그저 그랬는데-반대로 친구는 정말 재밌다고 두 번째로 보는 거였다-이번 영화도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예전 작품들에 비해서는 단조롭게 느껴졌다. 아마 우디 앨런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있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다만 언급한대로 호아킨 파닉스와 엠마 왓슨의 개성있는 연기는 영화의 몰입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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