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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눈 온 뒤 낙산에서주제 없는 글/印 2021. 1. 20. 22:55
동대문~남산~종로 일대, 그 앞으로 한양도성이 이어진 낙산공원 초승달이 아슬아슬하게 기울어진 밤이다. 대한(大寒)을 넘기고 있는 이번 1월, 서울에는 세 번 눈이 내렸다. 낙산에서 찍은 이 사진들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눈이 내린 다음날에 찍은 사진이다. 혜화동이 아닌 창신동에서부터 낙산공원에 올랐는데, 매섭도록 추운 날씨였다. 그날 저녁 뉴스에는 한강에 얼음이 얼어붙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장갑을 끼고 나왔는데도 손이 꽁꽁 얼어서 셔터를 간신히 누를 수 있었고, 배터리 충전을 깜박했는지 카메라가 방전되었을 때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내려오는 길은 동대문에서 끝났다. 아쉬운 대로 낙산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갈무리해본다.
멀리 : 북한산~도봉산~수락산 자락, 가까이 : 성북동~돈암동 일대 # 사진일기: 2021년 1월 20일의 주제; 인생에서 가장 흔한 것 또는 그런 것 중의 하나
실패. 살면서 성공이라 부를 만한 것도 있었지만, 그 사이에는 크고 작은 실패들이 빼곡히 차 있었다. 인생에서 성공은 드물었고, 실패에 낀 작은 점 아니면 실패라는 파편으로 짜여진 모자이크 같은 것이었다. 단지 성공을 갈망하고 성공만을 기억하기에, 쌓여온 실패가 잘 안 보일 뿐이다. 또는 보일 때에조차 외면하겠지만, 실패를 부정하는 것은 성공은 물론 내 안의 큰 일부까지 부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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