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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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서 온 여인일상/film 2022. 3. 30. 17:20
Elsa Bannister: I told you, you know nothing about wickedness. Michael O'Hara: A shark, it was. Then there was another, and another shark again... 'till all about, the sea was made of sharks, and more sharks, still, and no water at all. My shark had torn himself from the hook, and the scent, or maybe the stain, it was, and him bleeding his life away drove the rest of them mad. Then the beasts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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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햅번과 마릴린 먼로일상/film 2022. 3. 30. 01:45
최근 필모테크 뒤 캬흐티에 라탕(filmothèque du quartier latin)에서 두 편의 영화를 봤다. 한 편은 코엔 형제의 , 다른 한 편은 폴 토마스 앤더슨의 다. 영화관에는 크게 두 개의 상영관이 있는데 는 오드리 햅번 관에서, 는 마릴린 먼로 관에서 관람했다. 오드리 햅번 관은 파랑으로, 마릴린 먼로 관은 빨강 컨셉으로 꾸며 놓아서 특색 있는 영화관이다. 를 먼저 보았는데,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예정된 시각보다 10분여 늦게 시작했다.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면 필립 시모어 호프만이 출연한다는 점 정도다. 나는 코엔 형제의 작품에 담긴 유머 코드나 그들이 보여주려는 세계를 잘 이해하지는 못하는 편이라서 코엔 형제의 작품을 찾아보지는 않는데, 하루는 가장 늦은 시각에 상영하는 작품 중 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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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6일상/book 2022. 3. 28. 18:24
‘신발이란…… 발에 맞아야 하고…… 사람의 짝도 푼수에 맞아야 하는 법인데…… 훈장어른 말씀이 옳습니다. 옳다마다요. 야합이 아닌 다음에야 그런 일 있을 수 없지요…… 서희 그 아이가 실리에 너무 눈이 어두워서…… 네에. 야합이 아닌 다음에야. 옳은 말씀이오. 옳다마다요.’ 함성 같은 것이 목구멍에서 꾸럭꾸럭 소리를 내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무서운 심연을 본 어제 충격이 가슴 바닥에서 아직 울렁거리고 있다. 두 어깨가 축 처지면서 안도의 숨을 내쉬는 것 같았던 이동진의 얼굴이 크게 커다랗게 눈앞에서 확대되어 간다. 차츰 바닥에서 울렁거리고 있는 것은 실상 충격이기보다 두려움이다. 오싹오싹해지는 공포감이다. 도둑이 칼을 들고 덤비는 것보다 더한 무서움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미움도 사랑도 없는 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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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ノルウェイの森/上)일상/book 2022. 3. 21. 06:21
もっと昔、ぼくがまだ若く、その記憶がずっと鮮明だった頃、ぼくは直子について書いてみようと試みたことが何度かある。でもその時は一行たりとも書くことができなかった。その最初の一行さえ出てくれば、あとは何もかもすらすら書いてしまえるだろうということはよくわっかていたのだけれど、その一行がどうしても出てこなかったのだ。あまりにも克明な地図が、克明にすぎて時として役に立たないのと同じことだ。でも今は分かる。結局のところ—と僕は思う—文章という不完全な容器に盛ることができるのは不完全な記憶や不完全な思い出しかないのだ。 —p. 18 死は生の対極してではなく、その一部として存在している。 —p. 46 「ある種の人々にとって愛というのはすごくささやかな、あるいは下らないところから始まるのよ。そこからじゃないと始まらないよ。」 —p. 141 「わたしが怖いのは、そういうタイプの死なのよ。ゆっくり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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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다나카 키누요(田中絹代)일상/film 2022. 3. 11. 22:33
르 셩포에서 현재 상영중인 작품들은 최근에 개봉된 작품들은 없고 대체로 최소한 몇 십 년 전 쯤에 만들어진 영화들이다. 저녁 시간에 왕가위의 작품들도 상영하고 있지만, 같은 작품은 이미 봤기 때문에, 다나카 키누요(田中絹代)라고 하는 귀에 익지 않은 일본 감독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처음 본 작품이 이고 두 번째로 본 작품이 인데 둘 모두 맞닿아 있는 느낌이 든다. 가장 큰 공통점은 매춘을 하는 여성들이 영화의 중심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배우로도 활동했던 다나카 키누요 감독은 48년 미조구치 켄지(溝口健二) 감독의 작품에서 창부 역할을 맡은 적이 있는데, 이후 그녀가 감독하는 작품 안에 창부라는 모티브를 활용하기 시작한다. 과 모두 외부로부터 갱생을 종용받지만 좀처럼 갱생의 길로 들어서지 못하는 이들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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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일상/music 2022. 3. 10. 05:50
하늘이 어깨 위에 내려 앉은 어느날 모두가 떠나버린 여기 이 거리 그 어제처럼 그저 그런 모습으로 나 혼자 걷고 있네 마음 없는 거리 여기저기 발 밑에 느껴지는 차가운 아스팔트 저기져 지쳐버린 하얀 가로등 그 어제처럼 그저 그런 가슴으로 나 혼자 걷고 있네 마음없는 거리 여기저기 회색빛 저 빌딩너머 푸른 하늘 있을까 바람 따라 흔들리는 잎새 하나 있을까 종이배를 접어 띄울 냇물 하나 있을까 돌아보는 거리에 별은 어디 꿈은 어디 여기는 회색의 거리여 여기는 회색의 도시여 조용필 10집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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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arding the Pain of Others일상/book 2022. 3. 9. 06:17
"우리는 사진을 통해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만을 기억한다.The problem is not that people remember through photographs, but that they remember only the photographs."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이미지 속에 살아가는 나머지, 이미지에 너무 둔감해져서 우리가 어떤 이미지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지, 어떤 이미지를 취사선택하는지조차 모른 채 살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알아야 할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만을 안다는 수전 손택의 말은 틀리지 않다. 우리는 이미지 속 누군가의 고통스런 모습을 보아도 상투적으로 가볍게 반응할 뿐, 그 고통을 헤아리지는 못한다. 사진은 19세기 말엽부터 회화(繪畵)를 대체해 '타인의 고통'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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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5일상/book 2022. 2. 28. 06:31
객줏집을 나선 길상은 아무도 없는 골목을 빠져나와 큰길로 접어든다. 역시 강아지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는 길, 사람도 시가도 모두 피곤한 잠에 빠져 있는 것이다. 불타버린 폐허 옆을 지나간다. 군데군데 쳐놓은 이재민의 막들이 보채다 잠이 든 아기같이 적막 속에 엎드려 있다. 구릉진 곳을 휘청휘청 올라간다. 자작나무 몇 그루를 지나서 바위 옆에까지 간 길상은 바위에 등을 기대고 가물거리는 별들을 오랫동안 올려다본다. 도대체 얼마나 오랜 세월을 별들은 저렇게 가물거리고 있었더란 말인가. 시가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방금 지나온 그 자리가 희미한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무너지고 재가 되고 폐허로 변한 곳, 저 잿더미는 죽음일까? 저 사물의 변화는 과연 죽음일까? 끝이 없는 세월과 가이 없는 하늘은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