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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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독일 영화일상/film 2021. 7. 25. 16:28
Du stehst am Strand und schmeckst den salzigen Geruch des Windes der über das Meer kommt, im Bauch das warme Gefühl grenzenloser Freiheit und auf deinen Lippen den bitteren tränendurchtränkten Kuss deiner Geliebten. 해변에선 짜릿한 소금내 바람은 파도에 씻겨지고 뱃속은 무한한 자유의 따사로움으로 가득 차네 입술에는 연인의 눈물 젖은 키스가 쓰게만 느껴지네 Weißt du denn nicht wie das ist, wenn du in den Himmel kommst? Im Himmel da reden die über nix ander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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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소돔과 고모라 II일상/book 2021. 7. 22. 17:19
마르셀 프루스트의 글을 읽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첫째, 만연체가 많다. 이 부분은 다시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되는데, 우선 프랑스어의 운율을 모른 채 번역본을 읽을 때는 만연체가 함축한 리듬을 파악하기 어렵다. 각주에 프랑스어로 어떤 언어유희가 활용되고 있는지 상세하게 다루고 있지만, 아무래도 유머를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데다 만연체로 상황이나 감정에 대한 묘사가 밀도있게 이뤄지지만, 거꾸로 얘기하면 한 권을 다 읽어도 며칠에 걸친 스토리이거나 기껏해야 한 계절에 걸친 스토리에 지나지 않을 때가 많다. 달리 말하면 프루스트는 '시간'을 귀중한 물건에 켜켜이 쌓인 먼지를 조심스럽게 털어내듯 아주 치밀하게 써내려간다. 한참 몰입해서 읽고 있는데 문득 아직 한 장면이 끝나지도 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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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일상/book 2021. 7. 20. 03:04
『인생사용법』도 읽어봐야겠다!! 요컨대 이 작품과 관련해 거의 병적이라 할 만한 매혹을 일으키는 요인은, 화가의 기술적 능력보다 공간적이면서도 시간적인 투시법의 실현에 있었다. 그러나 레스터 노박은 결론에서 결코 이러한 전망의 의미를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작품은 예술의 죽음을 나타내는 이미지이며, 자신의 고유한 표본을 무한히 반복하도록 운명지어진 이 세계에 대한 거울과 같은 반영이기 때문이다. 또한 노박은 관람객을 극도로 격앙시킨 모사화와 모사화 사이의 미세한 차이들이야말로, 예술가의 우울한 운명에 대한 최후의 표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치 다른 사람의 작품에 나타난 이야기에 의해서만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예술가가 이러한 차이를 통해 한순간이나마 예술의 기존 질서를 어지럽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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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것이 왜 고통스러운가요?일상/book 2021. 7. 19. 15:14
어느 책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생태철학과 관련해서 아르네 네스의 이름이 인용된 글귀를 보고 그의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아주 막연하게 알고 있던 생태주의가 무엇인지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국내에 소개된 아르네 네스의 글은 이 책이 거의 유일한 듯하다. 아르네 네스가 저술한 책은 아니고, 데이비드 로텐버그라는 철학자와의 대담을 통해 그의 사상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글이다. 전반부에는 아르네 네스 자신의 생각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여기에는 '거리두기'처럼 어떤 사안을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는 그의 성격이 언급되기도 하고, 젊은 시절 그가 관심을 가졌던 정신분석학이나 논리실증주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면서 아르네 네스 본인은 젊은 시절 비엔나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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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역학일상/book 2021. 7. 17. 16:08
'14년도 한 대학에서 토마 피케티의 초청강연이 있었을 때 그의 강연을 직접 들으러 간 적이 있다. 그의 책 『21세기 자본』이 출간된지 얼마 되지 않아 책을 읽지도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호기심만으로 강연 참석을 신청했다. 그리고 운좋게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프랑스어 발음이 섞인 토마 피케티의 영어를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자막으로 동시통역이 진행되었지만 영화도 아닌 강연에서 강연자와 자막을 함께 봐야 하는 상황은 산만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그의 연구주제에 관한 흥미는 흐지부지되고 구매했던 책은 7년 가까이 책장을 장식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7년이 지나서 『21세기 자본』을 집어든 건 근래 '불평등' 또는 '양극화'라는 주제로 여러 텍스트를 읽으면서 좀 더 깊이 있는 글을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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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 [갈무리]일상/book 2021. 7. 15. 00:36
국민소득을 계산하려면, 먼저 GDP에서 이 생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자본의 소모분을 빼야 한다. 다시 말해 해당 연도에 소모되는 건물, 사회기반시설, 기계, 운송수단, 컴퓨터 및 기타 품목을 빼야 한다. 이 소모분은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서 GDP의 약 10퍼센트에 이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소득과는 관련이 없다. 노동자와 주주에게 각각 임금이나 배당금이 지불되기 전에 그리고 순수하게 새로운 투자가 이뤄지기 전에 소모된 자본은 대체되거나 보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안 될 경우 부는 사라지고, 부의 소유자들은 마이너스 소득을 올리게 된다. GDP에서 자본 소모를 뺀 것이 ‘국내순생산Net Domestic Product’이다. 나는 이것을 좀더 간단히 ‘국내산출’ 또는 ‘국내생산’이라고 부르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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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지중해 영화일상/film 2021. 7. 9. 23:22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을 소재로 한 영화다. 사실 나는 이 영화가 완전한 실화 기반인 줄 알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까지 다 보고 났을 때 이게 실화가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영화를 본 뒤 이게 정말 모두 사실인지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더니, 에두아르드 스포크라는 극중인물이 다니엘 바렌보임이라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다는 점 이외에는 모두 픽션인 것으로 보인다. 이 다니엘 바렌보임이라는 실존 인물은 베를린 슈타츠카펠레(Staatskapelle)의 지휘자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 아랍 청소년들로 구성된 서동시집 관현악단(West-Eastern Divan Orchestra)을 이끌기도 했었다. 다만 에두아르드 스포크는 나치 출신의 부모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다니엘 바렌보임은 정작 아르헨티나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