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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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와 레위기일상/book 2021. 4. 12. 21:26
하나님께서 이 모든 말씀을 하셨다. “나는 너희를 이집트 땅, 종살이에서 이끌어 낸 하나님 너희 하나님이다.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마라. 날아다니는 것이나 걸어 다니는 것이나 헤엄쳐 다니는 것이나, 크기와 모양과 형상이 어떠하든지, 신상들을 새겨 만들지 마라. 그것들에게 절하거나 그것들을 섬기지 마라. 나는 하나님 너희 하나님이며, 몹시도 질투하는 하나님이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그들의 죄를 자녀들에게 넘겨줄 뿐 아니라, 삼사 대 자손에 이르기까지 그 죄를 벌할 것이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내가 천 대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성실로 대한다. 하나님 너희 하나님의 이름을, 저주하거나 실없이 농담을 하는 데 사용하지 마라. 나 하나님은, 그 이름을 경건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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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처음으로 성경 읽기일상/book 2021. 4. 5. 13:17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보이는 모든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창조하셨다. 땅은 아무것도 없는 늪, 끝없이 깊은 공허,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하나님의 영은 물의 심연 위에 새처럼 내려앉으셨다.[1,1-2] 아브라함이 고개를 들어 살펴보니, 덤불에 뿔이 걸린 숫양 한 마리가 보였다. 아브라함은 그 양을 잡아다가 자기 아들 대신 번제물로 바쳤다. 아브라함이 그곳의 이름을 ‘여호와 이레(하나님께서 마련하신다)’라고 했다.[22,13-14] 야곱이 홀로 뒤에 남았는데, 어떤 사람이 그를 붙잡고 동이 틀 때까지 씨름했다. 그 사람은 야곱을 이길 수 없음을 알고는, 일부러 야곱의 엉덩이뼈를 쳐서 탈골시켰다. 그 사람이 말했다. “아니다. 이제 네 이름은 더 이상 야곱이 아니다. 네가 하나님과 씨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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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별짓기: 문화와 취향의 사회학일상/book 2021. 4. 4. 14:06
상품의 소비행위는 상품과 소비자들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항상 소유화 작업(travail d’appropriation)을 전제한다는 점을 말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는 좌표설정(repérage)과 부호해독(déchiffrement) 작업을 통해 자신이 소비하는 상품의 생산에 기여하는데, 예술작품의 경우에는 이러한 작업이 소비와 만족 전체를 구성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것은 시간을 요구하고, 오직 시간을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는 성향을 요구한다. —p. 193 사회계급은 단 하나의 특성에 의해서는 규정되지 않으며, 여러 특성들의 총합에 의해서도 규정되지 않음, 인과관계 즉 조건지우고 조건지어지는 관계를 맺고 있는 기본 속성(생산관계 상의 위치)을 중심으로 짜여진 일련의 속성들에 의해 규정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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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자의 고독일상/book 2021. 3. 28. 21:27
이 책은 ‘죽음’이라는 주제에 민감한 나의 개인적인 관심에서 고른 책으로, ‘죽음’을 역사적 관점에서 그리고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는 책이다. 요새 사회학 텍스트를 꾸준히 읽고 있어서, 죽음에 관한 그의 사회학적 분석은 여러모로 흥미로웠고 공감가는 대목도 있었다. 나에게 ‘죽음’은 멀리 하고 싶은 것이고, 낯설고, 알 수 없어서 무섭고, 슬픈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내재화된 인식과 태도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것이다. 사회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죽음’을 일상의 그림자 뒤로 가려두고, 죽음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산업사회 이후—에 들어서야 나타난 사회적 현상이다. 산업사회에서는 여러 가지 눈에 띄는 사회적 변화가 뒤따랐다. 첫째,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주거환경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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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일상/book 2021. 3. 26. 23:50
짜증나고 열받고 가슴 답답한 날에는 움베르토 에코의 유~머가 필요하다. 물론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별 고민 없지 집어들기도 했지만, 에 실렸던 길고 짧은 글들을 읽다 보면 유쾌하기도 하고 예리한 에코의 통찰력에 놀라기도 한다. 챕터에서는 처세술을 풍자하고, 에서는 미디어의 과잉—또는 테크놀러지의 과잉—이 가져온 새로운 아노미 현상들에 대해 얘기한다. 90년대까지 새로이 등장했던 미디어로 컴퓨터와 팩스를 움베르토 에코는 이야기하지만, 여기에 스마트폰을 끼워넣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우리가 혁신적이라고 일컫는 기술들이 사실은 인간을 또 다른 우매함으로 이끈다는 움베르토 에코의 말에 적극(x1000) 공감한다. 움베르토 에코의 유머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챕터는 부분이었다. 에서는 아이러니에 가득한 세계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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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타버린 하루일상/music 2021. 3. 25. 19:05
커다란 빌딩 사이로 오늘도 어제처럼 어설프게 걸린 하얀 초생달 이맘때 쯤이면 별로 한 일도 없이 내 몸과 마음은 왜 이렇게 지쳐오는 걸까 언젠가 잃어버렸던 내 마음 한 구석 그 자릴 채우려 내가 또 찾아가는 곳 아무 약속 없이 만날 수 있는 사람들 별다른 얘긴 없지만 메마른 시간 적셔주는 술잔을 기울이며 뜻모를 너의 얘기와 버려진 하얀 달빛과 하얗게 타버린 또 하루를 난 위로하면서 술 취한 내 두 다리가 서성거리는 까만 밤 커다란 빌딩 사이로 오늘도 어제처럼 어설프게 걸린 하얀 초생달 —, 어떤날 @ 쩔어있던 한 주 봉천시장 앞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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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원더풀일상/film 2021. 3. 23. 23:39
"돈은 우리를 구해줄 수 있지만, 서로는 우리를 구해줄 수 없다는 거야?" —모니카 얼마전 라는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우연히 들었다. 서점에서 돌아다니다가 얼핏 본 것 같기도 한데, 제목만 봐서는 영 내용이 별로일 것 같아 시선을 두지 않았던 책이다. 책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의 이야기를 조금 뜬금없는 상황에서 꺼냈는데, 다소 자극적인 소설제목과 달리 2세대에 걸친 재일교포를 소재로 한 소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뜸 "오늘날 한국인들에게는 일종의 부채가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영끌'이다 뭐다 해서 부채가 흔한 세상에 무슨 말인고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데, 그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야 하고자 하는 전체적인 이야기가 뭔지 이해가 되었다. 요지는 해외로 건너간 한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사들인 독립공채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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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책일상/book 2021. 3. 22. 20:16
무덤에서 평온하게 쉬기 전까지 낙엽은 얼마나 많이 팔랑거리는가! 그토록 높이 솟아 있다가 얼마나 만족스러워하며 다시 흙으로 돌아와 나무 밑동에 누워 썩어가며 새로운 세대가 자신처럼 높은 곳에서 팔랑거릴 수 있도록 영양을 제공하는가! 낙엽은 우리에게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가르쳐준다. 불멸에 대한 믿음을 자랑하는 우리 인간에게 낙엽처럼 우아하고 원숙하게 눕게 될 날이 과연 올까? 화창하고 고요한 가을날, 평온하게 손톱을 깎고 머리카락을 자르듯 육신을 버릴 수 있을까?—p. 42 사물이 눈에 보이지 않는 건 우리 시선이 닿는 곳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눈이 그쪽으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앞을 볼 수 없는 젤리처럼 눈 자체는 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넓고 멀리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