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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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노동(Pseudowork)일상/book 2024. 7. 15. 11:37
전혀 힘들지는 않더라도 잔뜩 스트레스 주는 업무,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업무, 누가 설명해도 이해할 수 없는 업무를 포괄하 ‘텅 빈 노동’이라는 개념의 대안이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가짜 노동pseudowork’이라는 적당한 용어를 찾아냈다. ―p. 94 지난 세기 무대 뒤 노동의 폭발적 증가, 특히 지난 50년간의 가속도가 가짜 노동의 완벽한 양육 환경을 조성했다. 그리고 이렇게 된 원인의 일부는, 무대 앞 노동을 먼 곳에서 들여온 값싼 인력과 자동화 기계에 위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선진국에 남은 것은 사무직 일자리뿐이다. 그렇다면 사무직 노동 대신 더 많아진 자유 시간을 즐길 수도 있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선택되지 않았다. ―p. 101 “오래된 낡은 문화가 아주 광범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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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모레비(木漏れ日)일상/film 2024. 7. 10. 17:40
「この世界は、 ほんとはたくさんの世界がある。 つながっているように見えても、 つながっていない世界がある」 영화가 당기던 하루는 저녁도 거르고 영화관을 찾았다. 그야말로 즉흥적인 결정이었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영화관으로 가더라도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를 정도였다. 내가 고른 영화는 빔 벤더스의 . 하루하루 자신의 몫을 다하며 살아가는 히라야마의 이야기는 어쩐지 영화 의 이야기와 닮아 있다. 히라야마가 어떤 경위로 지금의 화장실 청소 일을 하게 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그는 아무나 쉽게 하지 못할 일을 최선을 다해 수행한다. 잠을 깨우는 동네의 빗질 소리, 문을 나서면 눈에 들어오는 하늘, 출근 전 들이키는 자판기 커피 한 잔, 운전할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는 스카이트리, 각양각색의 공중화장실과 청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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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해방(Animal Liberation)일상/book 2024. 6. 10. 21:25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평등이라는 기본 원리를 한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 확장시켜야 한다고 해서 그것이 양 집단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함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며, 양 집단이 동일한 권리를 가져야 함을 뜻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게 해야 하는지의 여부는 양 집단 구성원이 어떤 본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평등이라는 기본 원리는 평등한 또는 동일한 처우(treatment)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한 원리는 단지 평등하게 배려하길 요구할 따름이다. 그리고 서로 다른 존재들을 평등하게 배려한다는 것은 그들을 서로 다르게 처우하며, 그들이 서로 다른 권리를 갖는다는 사실을 의미할 것이다. ―p.29 좋든 싫든, 우리는 인간들이 서로 다른 체형과 몸집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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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니타스일상/book 2024. 6. 4. 07:50
베유가 전제하는 것은 ‘주체’와 ‘권리’ 사이에 성립되는 무분별한 관계의 단절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어느 누구도 권리의 직접적인 주체가 아니며 스스로 권리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 반대로 인간은 의무의 주체다. 그리고 이 의무는 오로지 간접적인 방식으로만 객관적인 차원의 권리로 변한다. —p.45 일찍이 니체가 주목했던 것처럼, 법적 면역화는 두 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가 충족될 때에만 본연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첫째, 공통적인 것의 분배가 ‘권력의 실질적인 균형’을 토대로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둘째, 다른 모두에게 불평등한 교환을 강요할 수 있을 만큼 현격한 우위를 점하는 권력이 실재할 때 가능해진다. —p.49 1) 시작 단계에서는 법적인 차원에서 판단할 수 없는 폭력적인 행위가 항상 법적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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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아 비바(Água viva)일상/book 2024. 5. 30. 17:31
나는 갑작스러운 순간들을 눌러 고정시킨다. 스스로의 죽음을 품고 있는 순간들, 탄생을 품고 있는 다른 순간들―나는 변태(變態)하는 순간들을 고정시킨다. 그것들이 죽는 동시에 탄생하며 이어지는 모습 속에는 끔찍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p.18 당신이 나에 대해 알게 될 것은 그림자, 과녁에 명중한 화살의 그림자다. 화살은 내게 거의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 나는 아무런 공간도 차지하지 않는 그림자를 헛되이 움켜쥘 것이다. 나는 나 자신과 당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무언가를 만들 것이다―이것은 죽음에 이르는 나의 자유다.—p.23 영원: 시작된 적이 없는 모든 것을 위한 말이다. 나의 이 작은, 너무도 한정된 머리는 시작되지도 않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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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일상/book 2024. 4. 20. 11:24
아주 오랜만에 읽은 책이다. 연초 회사 동기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인데 이렇게까지 독서를 길게 끌게 될 줄은 몰랐다. 아직 읽어야 할 페이지가 많이 남아 있지만, 마음을 따뜻하게 한 문장 몇 구를 갈무리해본다. 도시 사람들은 자연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자연보다 더 두려워 하는 것도 없다. 도시민들은 늘 '자연산'을 구하지만 벌레 먹은 소채에 손을 내밀지는 않는다. 자연에는 삶과 함께 죽음이 깃들어 있다. 도시민들은 그 죽음을 견디지 못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거처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철저하게 막아내려 한다. 그러나 죽음을 끌어안지 않는 삶은 없기에, 죽음을 막다보면 결과적으로 삶까지도 막아버린다. (p.21)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늘 성장통이란 말을 끄집어내게 된다. 그런데 합당한 말인가. 그 말이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