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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한한 세상이야(It's a Strange World)일상/film 2022. 4. 9. 18:43
She wore blue velvet
Bluer than velvet was the night
Softer than satin was the light
From the stars
She wore blue velvet
Bluer than velvet were her eyes
Warmer than May her tender sighs
Love was ours
Ours a love I held tightly
Feeling the rapture grow
Like a flame burning brightly
But when she left, gone was the glow of
Blue velvet
But in my heart there'll always be
Precious and warm, a memory
Through the years
And I still can see blue velvet
Through my tears
She wore blue velvet
But in my heart there'll always be
Precious and warm, a memory
Through the years
And I still can see blue velvet
Through my tears
최근 영화관에서 데이비드 린치의 작품 두 편을 보았다. 하는 <블루 벨벳>, 다른 하나는 <멀홀랜드 드라이브>다. 두 작품 모두 데이비드 린치의 특색이 잘 드러나며, 느와르 영화 또는 그냥 미스터리 영화로 분류된다. 이런 장르상의 구분을 따지지 않더라도, 이 영화가 인간 심리를 색다른 관점에서 조명하고 있다는 걸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단연 가장 압권인 장면은 영화 초반 블루 벨벳을 걸친 도로시가 자신의 집에 몰래 침입한 제프리를 식칼로 제압하는 장면이다. 도로시의 입장에서는 침입자에 대한 극도의 공포감과 자신이 무방비로 관찰당했다는 수치감, 힘의 측면에서 열위에 있다는 불안감 같은 것이 보인다. 반대편 제프리 관점에서는 자신의 존재가 발각된 것에 대한 당황스러움, 흉기 앞에서의 무력감 같은 것이 나타난다. 그리 길지 않은 이 장면에서 매우 다양한 심리가 압축적으로 그리고 폭발적으로 묘사된다.
사실 이 영화를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도로시의 남편과 아이를 유괴하고 도로시를 겁탈하는 프랭크라는 인물은 이미 일반적인 이해 범주를 넘어선 인물이다. 그런 인물을 영화 안에 끌어들이면서 동시에 서로 다른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 상태를 묘사한다는 건, 그만한 세심한 주의가 없고서는 내용이 터무니 없이 흘러가기 쉽다는 점에서 제어하기가 정말 어려운 일일 것 같다.
이 프랭크라는 인물은 마초적인 행세를 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퇴행적인 행동을 보이는 인물이다. 폭력적인 행위를 시작하기 전에 그가 되뇌는 “이제 어두워졌다(Now it’s dark)”라는 말 자체가 그의 히스테리적인 성격을 잘 보여준다. 도로시를 만날 때마다 촛불을 켜고 인공호흡기를 난폭하게 들이키는 그는 그야말로 정신병적 상태의 아이콘이다. 여기에 도로시의 마조히즘적 성향이 맞물리면서 영화의 기괴함은 더 벼랑 끝에 몰린 듯하다.
이 기괴한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는 제프리의 호기심과 모험심도 다소 병적인 측면이 있다. 침입한 집에서 샌디와 주고받기로 한 신호까지 개의치 않으면서 화장실에서 오랜 시간을 머무르는 제프리에게는 정의감이나 용기라고는 부르기 어려운, 도를 넘어선 집요함이 있다. 그가 탄식하듯 내뱉는 ‘It’s a strange world’라는 말은 이 영화의 속성을 그대로 묘사한다. 원래도 기묘하고 이상한 세상이라 생각이야 했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더욱 터무니 없이 흘러가는 세상.
<멀홀랜드 드라이브>도 그렇지만, 영화 안에서 음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대 위에 선 여가수의 노래는 때로 관능적이기도 (블루 벨벳), 애수(哀愁) 가득하기도 (멀홀랜드 드라이브) 하다. (음악은 <블루 벨벳>과 <멀홀랜드 드라이브> 모두 안젤로 바달라멘티(Angelo Badalamenti)가 맡았다.) 푸른 조명 아래에서 양 어깨를 감싸안던 손을 풀고 정면을 향해 허공을 바라보며 도로시가 부르는 ‘블루 벨벳’은 메마르고 어두운 영화 속 이야기 안에서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원래 바비 빈튼(Bobby Vinton)이 불렀던 곡을 블루스 풍으로 바꿔 부르는 영화 속 이사벨라 로셀리니 또한 고혹적이다.
한편 로이 오비슨의 ‘In Dreams’은 상당히 험상궂게 흘러가는 영화 후반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하면서도, 팽팽하게 계속 이어지던 긴장감 속에서 작은 경쾌함을 불어넣는다. 바비 빈튼의 ‘블루 벨벳’과 로이 오비슨의 ‘인 드림스’는 지금 원곡을 다시 찾아 들어보아도 좋다(…+_+)
A candy-colored clown they call the sandman
Tiptoes to my room every night
Just to sprinkle stardust and to whisper
Go to sleep, everything is alright
I close my eyes then I drift away
Into the magic night, I softly say
A silent prayer like dreamers do
Then I fall asleep to dream my dreams of you
In dreams I walk with you
In dreams I talk to you
In dreams you're mine all of the time
We're together in dreams, in dreams
But just before the dawn
I awake and find you gone
I can't help it
I can't help it
If I cry
I remember that you said goodbye
It's too bad that all these things
Can only happen in my dreams
Only in dreams
In beautiful dreams
<블루 벨벳>에 이어서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더 다른 차원의 난해함이 느껴진다. <블루 벨벳> 속 로이 오빈슨의 곡이 말했던 ‘꿈’과 그 꿈의 정돈되지 않은 형상들을 옮겨놓은 게 <멀홀랜드 드라이브>라고 하면 될까. 일단 춤곡에 맞춰 경쾌하게 스텝을 밟는 남녀의 실루엣이 정신 없이 겹치는 오프닝 장면부터가 이 영화의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플롯을 예고하는 것 같다. 사실 플롯이 복잡하다고 할 것도 없다. 그냥 매우 많은 플롯들이 제각각 가고 싶은 길을 갈 뿐이다.
다만 영화 속에서 분명히 보이는 패턴 가운데 하나는 데칼코마니처럼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가 어느 정도 대칭을 이룬다는 점이다. 오페라 장면을 기점으로 베티와 리타라는 인물의 입장이 서로 뒤바뀌게 된다. 전반부에는 리타가 베티에게 의존적인 모습이었다면, 후반부에는 다이앤(베티)이 카밀라(리타)에게 의존적인 모습이다. 파란색 열쇠를 매개로 하는 다이앤-카밀라의 이야기(현실 세계)가 베티-리타의 이야기(꿈)에 투영된다고 해석되지만, 사실 리타-베티의 이야기와 다이앤-카밀라의 이야기는 서로 잘 구분이 되지도 않고, 감독 자신도 그런 구분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데칼코마니의 가장 가운데 부분, 물감이 뭉쳐서 가장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운 지점을 그려내는 것 같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꿈의 한 장면이다. 그 꿈은 선잠을 잘 때 어렴풋이 꾸는 자각몽(自覺夢)이기도 하고, 꿈 안에서 또 다른 꿈을 꾸는 이를 발견하는 몽중몽(夢中夢)이기도 하다. 다이앤 자신의 원래 모습이 아슬아슬하게 수면 위로 올라왔다가 이내 가라앉고, 꿈 안에서 악몽을 꾼 젊은이는 그 끔찍함을 견디지 못하고 졸도한다. 리타가 헐리우드 촬영장에서 짧게 오디션을 수행하는 장면에는 카밀라를 향한 강렬한 열정이 노년 남성에게 투영되는가 하면, 살인청부업자를 찾아간 리타에게서는 강렬한 증오감이 느껴진다. 그 모든 것이 뒤범벅되어 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 바라다 보이는 LA의 시내는 매우 미국적인 풍경이다. 분지 한가운데 시원하게 올라간 마천루, 개량된 양식의 벽돌 건물들, 거꾸로 잡아당긴 듯 위로 뻗은 야자수. 도로 어디에서나 쉽게 발견할 법한 형태의 식당, 윙키스(Winkies).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지는 중년의 카우보이 남성. 미국에서 느와르는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한 것 같다.
Yo estaba bien por un tiempo
Volviendo a sonreír
Luego anoche te vi
Tu mano me tocó
Y el saludo de tu voz
Y hablé muy bien de tu
Sin saber que he estado
Llorando por tu amor
Luego de tu adiós sentí todo mi dolor
Sola y llorando
Llorando
No es fácil de entender
Que al verte otra vez
Yo seguiré llorando
Yo que pensé que te olvidé
Pero es verdad es la verdad
Que te quiero aún más
Mucho más que ayer
Dime tú qué puedo hacer
No me quieres ya
Y siempre estaré
Llorando por tu amor
Tu amor se llevó
Todo mi corazon
Y quedo llorando
Llorando
Por tu am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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