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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의 일기: 이상한 추격전Vᵉ arrondissement de Paris/Mai 2022. 5. 3. 17:45
# 오늘은 줄곧 학교에서 시간을 보냈고, 저녁에는 잠시 수영을 다녀왔다. 요새 조금씩 몸이 찌뿌둥하고 근육이 뭉치는 느낌이 들던 차라 어깨가 결리기 전에 운동을 다녀왔다. 낮에는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뤽상부르 공원을 한 바퀴 쭉 돌았다. 오늘은 날씨가 무척 따듯해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여전히 학교도 기숙사도 텅빈 느낌이기는 한데, 도서관에 가면 학생들이 빽빽하다. 바캉스이기는 하지만 시험이 코앞이기 때문이다.
# 어제 도서관에서 자리잡기 어려웠어서 오늘 아침은 도서관이 문여는 시간에 딱 맞춰 도서관에 갔었다. 자리잡기 어렵다고는 해도 이곳 학생들이 정말 아둥바둥하게 공부한다는 느낌은 아직까지 받기 어렵다. 우리나라 학생들에 비하면 독기(?) 같은 게 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을 공유하기 위한 모임이나 세미나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는데, 이곳 학생들이 배우고 공부하고 지식욕을 채우는 방식은 내게 여전히 미스터리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다만 생주느비에브 도서관은 좀 예외여서, 이곳은 진짜 우리나라의 정독도서관 같은 느낌이 난다. 무슨 공부들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랑제꼴 입시든 뭐든 수험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
# 요새 부쩍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 든다. 이곳 공부를 따라가기 위해 개인 공부에 시간을 더 할애해야 한다고 느낀지는 좀 되었다. 하지만 학기말이 가까워지면서 여기서 정말 뭘 얻어가고 있는 걸까, 더 얻어가야 할 건 없을까 등등을 생각하며 조금 다른 의미에서 조급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곳에 와서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보자고 했음에도 뭔가 아직 체험해보지 않은 곳이 남아 있다고 느끼기도 하고, 수정해야 할 인생의 목표가 있다고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항상 막연하게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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