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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qui nous lie주제 없는 글/Miscellaneous 2024. 9. 16. 10:58
늘 그렇듯 요즘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라캉의 정신분석학 강의를 하나 듣고 있고, 저작권법 수업을 듣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선형대수 수업을 듣고 있으니, 굉장한 지적 자극이 되면서도 내가 이걸 다 소화할 수 있을까 싶을만큼 벅차다. 사실 이 세 분과는 서로 접점이랄 게 없지만, 나라는 인물을 중심으로는 하나씩 연결고리가 있는 것들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요즘 그렇게 생각을 한다. 때로는 내가 내 삶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기분도 든다. 나이가 들면서 포기할 것은 포기한 데서 오는 만족감인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20대의 그 어두운 터널을 어떻게 통과했는지, 아득하다 못해 너무 까마득한 옛일처럼 여겨져 지금의 삶을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내가 추구했던 많은 것들은 힘겹게 힘겹게 한곳으로 수렴했다. 그런 기분이 든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상상하기를 좋아하던 꼬마, 내면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끊임없이 괴로워하던 청년, 이 세상의 원리원칙을 간파하고 싶었던 한 사회인은 결국 모두 내 안에 들어 있었다.
여전히 때로 내 일상이 따분할 때가 있다. 염증과 회의감을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보통 그러한 것들로 점철되어 있다. 하나의 연결고리, 하나의 매듭을 짓기 위해서는 실로 보이지 않는 지루한 작업이 반복되고 반복되어야 함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나는 그 권태의 의미를 깨닫기까지 참 오랜 시간을 보내고, 참 많은 힘을 소진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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