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 3 / 동구(이바구길)여행/2016 늦가을 부산 2016. 11. 26. 14:05
<부산역 맞은 편 차이나타운과 홍등(紅燈)>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와 부산역에서 내렸다. 파업 때문인지 열차편도 많지가 않고, 그나마도 다 매진인 상태라서 입석이라도 미리 구해놔야 할 것 같았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깡그리 매진돼 버려서 입석표조차 구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내리막길이 아닙니다..>
부산역에 도착하니, 열차시간표를 알리는 전광판에 이번에 새로 운행하는 SRT의 열차시각이 떠 있었다. 가능한 열차편인지 물어봤더니 시운전 탑승을 신청한 사람들만 탈 수 있단다. 부산에서 대구 구간까지는 빈자리가 있다고 했는데, 그냥 부산에서 서울까지 입석으로 끊었다. 4호차 카페칸에서 자리잡는 게 얼마나 치열한지 잘 알고 있는 고로... 대구역에서부터 입석 자리 찾으려면 아마 계속 열차 안을 헤매야 할 거다.
<김민부 전망대 / 부산역과 부산항대교>
얼추 일처리도 끝냈겠다, 오늘 미션으로 정해둔 송정, 다대포 방문도 끝이 났으니, 부산역 앞 카페에 앉아 잠시 커피로 목을 축였다. 저녁이 아쉬운데 뭐 할 게 없나 하면서. 어제 서면과 전포역 사이 일대를 둘러보니 맛집이 꽤 많아 보여서, 다시 한 번 서면을 갈 생각이 있었다. 게다가 원래는 서울에 되돌아올 때쯤 다 읽을 줄 알았던 추리소설을 거의 다 읽은 상태라서, 다시 한 번 책을 사러 교보문고에 들를 생각도 있었다.
<김민부 전망대 / 부산항대교의 색이 시시각각 변한다>
<김민부 전망대 / 광안대교와는 다른 멋이 있다>
이런저런 계획을 머릿속으로 굴리면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데, 차이나타운 근처에 김민부전망대라는 지명에 눈에 들어왔다. 원래는 서면에 들르기 앞서 부산항의 야경을 구경할 겸 다시 한 번 산복도로를 걸어볼까 생각했는데, 어제 오전에 걸어보고 이게 만만한 코스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 터라 곧장 서면에 갈까 생각하고 있었다.
<좀 더 올라가 또 다른 전망대 / 이번에는 빨갛게 물든 다리>
<여기로도 모노레일이 오르내린다>
그런데 김민부전망대라는 곳이 지도상으로 부산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보여서, 일단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 그리고선 엄청난 시간을 쏟았다. 정말 갈 때는 잠깐 들렀다 곧장 서면으로 빠질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야경이 너무 멋진 것이었다.
<168계단 / 골목이 참 아기자기하기도 하다>
어제 이바구공작소를 들르면서 근방에 168계단이 있는 줄은 몰랐었는데, 김민부 전망대가 위치한 168계단 골목이 바로 어제 걸었던 길목과 겹치는 장소였다. 물론 어제는 민주공원에다 중앙공원까지 들르고 오느라, 지나치면서도 관심있게 보진 않았었다. 어찌 됐든 물만난 물고기처럼 이 모드 저 모드로 바꿔가면서 연신 야경을 찍었다. 처음에는 김민부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다가, 이제는 서면을 가야겠다 생각하고 골목을 오르다 보니 또 다른 전망대가 보여서 다시 야경을 찍고, 또 찍고 하다보니, 아차 하고 시계를 확인했을 때는 이미 저녁 여덟 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168계단을 거의 다 올라왔다>
이러다가는 저녁 먹을 가게들도 문을 닫겠다 싶었다. 골목을 끝까지 올라와 마법의 86번 버스를 탔다. 망양로를 달리는 86번 버스가 마법 버스인 이유는 두들리의 집에서 나온 해리포터가 올라탄 버스와 똑같기 때문이다;;; 구불구불한 길을 이리 꺾었다 저리 꺾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겠고, 멈췄다 섰다 씽씽 달리는 게 그야말로 마법버스다. 오른편으로 보이는 부산항의 야경은 덤. 야경을 보기에 좋은 버스 코스가 있다고 해서 처음으로 이 버스에 탔을 때는 정말 문화충격이었다. 이런 운전이 가능하다니, 버스기사님이 정말 대단하다.
<서면 방면으로 찰칵>
어찌 됐든 이제는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여행 > 2016 늦가을 부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4 / 서구(송도) (0) 2016.11.30 식도락!!(食道樂) in 부산 (2) 2016.11.28 DAY 3 / 사하구(아미산 낙조전망대) (0) 2016.11.26 DAY 3 / 해운대구(달맞이길) (0) 2016.11.25 DAY 3 / 해운대구(송정) (0) 2016.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