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 4 / 서구(송도)여행/2016 늦가을 부산 2016. 11. 30. 08:57
<송도해수욕장 / 멀리 케이블카가 설치 중이다>
늘 그렇듯 오늘 아침도 느즈막이 시작했다. 벌써 부산에서의 4일차 아침, 그러니까 마지막 날이다.
<송도 바다>
중앙역에서 26번 버스를 타고 송도해수욕장에서 내렸다. 해운대나 송정에 비해 큰 해수욕장은 아니었지만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있었다. 백사장으로 내려가 파도의 가장자리를 따라 걸었다. 저 멀리 나처럼 혼자 온 여행객이 앞서서 나처럼 파도의 가장자리를 따라 걷고 있었다.
<송도 바다 / 선박들의 윤곽이 뚜렷하고 흐림에 따라 원근감이 느껴진다>
이런 걸 흐린 날씨라고 하는 건지 어제부터 영 시야가 흐렸다. 수면 위로 돌고래 동상, 고래의 꼬리, 거북이 조형물이 해수면 위로 올라와 있었다. 멀리 송전탑도 보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케이블카의 지지대가 건설 중이었다. 각 구마다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기는 해도 일찍이 송도 해수욕장 (일제 시대 부산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공설 해수욕장이란다)에 60년대에도 케이블카 비슷한 것이 있었단다.
<송도 구름산책로 / 나중에 오면 바다 위를 다니는 케이블카를 볼 수 있겠다>
백사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바다구름다리가 시작됐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보고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잘 만들어 놨다. 행운의 지점이라는 곳까지 천천히 걸어가며 바다를 둘러보았다. 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노랑 까망의 아담한 등대가 수면 위로 솟아 있었다.
<송도 구름다리 위에서 / 다리 끝에서 만난 자그만 등대>
그리고 왼편으로는 남항대교가 눈에 들어왔다. 서구와 영도구를 이어주는 남항대교. 저 다리를 따라가면 부산항대교를 따라 다시 남구로 이어주겠지. 부산은 지형이 다양해서 그런지 볼거리가 참 다양하다고 생각했다.
<송도 구름다리 위에서 / 어딜 가나 바다낚시 하는 분들 많이 보임>
천천히 걸어다녔는데도 1시간 동안 충분히 둘러봤다. 다시 26번 버스를 타고 국제시장에서 내렸다. 혼자 여행을 왔으니, 선물이라도 좀 사야겠다 싶었다. 나가사키 카스테라가 유명하대서 알아봤더니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서, 대신 근처에서 대왕카스테라를 샀다.
<보수동 책방골목 / 나중에 되돌아오는 길에 보니 몇몇 가게는 사진촬영 금지라고 써붙여 놨던데 죄송합니다...>
이제 2시 10분 열차시각에 맞추려면 점심을 먹어야겠다 싶었는데, 그만 보수동 책방골목으로 빠졌다. 이전에 한 번 왔던 곳이다. 오늘은 평일 오전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았다. 신기했던 것이 2년 전 이맘때, 눈으로 찜해두고 만지작거리기만 했던 일러스트집이 똑같은 가게 똑같은 자리에 그대로 있더라는 것이었다. 일본제 일러스트집이었는데, 보수동 책방골목은 일본서적이 다른 곳보다 일직 수입된다고 한다. 벌써 2년 전에 살까 고민했던 책이었으니, 지금에 와서 사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지만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보수동 책방골목 / 책읽기에 열중한 사람을 보면 뭔가 멋있다, 얼굴이 많이 가려서 찍었는데.. 잠시 실례했습니다ㅠ>
이제는 정말 부산역 앞으로 왔다. 서울역을 떠날 때처럼 5시간 기차여행을 버티기 위해, 가장 큰 사이즈에다 샷까지 추가한 커피를 샀다. 미리 차이나타운의 만둣집에서 공갈빵과 월병도 요깃거리로 준비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뒤 미리 승강장에 내려가 있었다.
<보수동 책방골목 / 헌책 삽니다~>
서울역에서 출발할 때 그랬듯, 열차가 미끄러져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구포와 삼랑진을 차례차례 지나기 시작했다. 어느덧 내 앞으로는 낙동강변에 흐드러지게 핀 억새, 그 맞은편 산을 메운 단풍들이 눈에 들어온다. 또한 서울역에서 출발할 당시 그러했듯, 부산에서 미리 사온 두 권의 단편소설을 천천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부산발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 안에서>
'여행 > 2016 늦가을 부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ilogue. 削 (0) 2016.12.02 식도락!!(食道樂) in 부산 (2) 2016.11.28 DAY 3 / 동구(이바구길) (0) 2016.11.26 DAY 3 / 사하구(아미산 낙조전망대) (0) 2016.11.26 DAY 3 / 해운대구(달맞이길) (0) 2016.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