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ilogue. 削여행/2016 늦가을 부산 2016. 12. 2. 15:53
첫인상이 좋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잊을 만하면 부산여행이 떠오른다. 마치 연례 출장이라도 나가듯, 근래 몇 년간은 해마다 부산을 찾았었다.
프롤로그에서 이번 여행의 주제로 '삭(削)'이라는 단어를 썼었다. 에필로그를 쓰는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여행에서 내가 원한 것은 완전한 DELETE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마음에 쌓인 짐을 덜어내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부산역에서 서울행 열차에 올라탈 때도, 좀 한심한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나 자신에 대해 되돌아보기는커녕 여전히 꽉꽉 일정을 채워 여행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이런저런 구경을 하기는 했지만, 결국 주제에서 벗어난 여행을 한 셈이 되었다.
그렇지만 충분히 기분전환은 되었다. 부산은 서울과는 다른 분주함이 있었다. 서울에서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하철 출입문에 비켜서 있을 때, 사람 많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 분주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부산에서는 항구의 뱃고동 소리를 들으며, 바다 위를 떠다니는 갖가지 모양의 선박들을 보며, 저들이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 걸까, 또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상상을 해보곤 했다.
벌써부터 김칫국이기는 하지만, 다음번에 또 부산에 올 기회가 있다면 (그렇지만 이번 부산행은 정말 큰맘 먹고 갔다;; 너무 멀게만 느껴져서..) 동래구나 금정구 쪽을 더 여행해보고 싶다. 또 기회가 닿는다면 범어사도 가보고..
겨울바람이 들이닥치기 직전에 때맞춰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갔을 때도 시내는 따듯했지만 바닷가는 꽤 쌀쌀했다. 여튼 미뤘던 에필로그는 이로써 마무리하고자 한다.
'여행 > 2016 늦가을 부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4 / 서구(송도) (0) 2016.11.30 식도락!!(食道樂) in 부산 (2) 2016.11.28 DAY 3 / 동구(이바구길) (0) 2016.11.26 DAY 3 / 사하구(아미산 낙조전망대) (0) 2016.11.26 DAY 3 / 해운대구(달맞이길) (0) 2016.11.25